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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니븐 Oct 28. 2024

호주 커피 문화가 유명한 이유 5가지

맛있는 커피를 위해서라면!

호주 커피 문화의 특별함

세계 각국에서 커피 애호가들은 호주 커피 문화를 경험하기 위해 호주를 찾는다. 처음 에스프레소가 만들어진 것도 아닌데 호주 커피 문화가 가진 매력은 무엇이길래 세계적으로 유명한 걸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역사적 배경을 살펴봐야 한다.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면 호주에는 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를 보기 힘든지 알게 될 것이다. 또한 호주에서는 드립 형식보다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내린 커피 메뉴가 발달한 문화를 갖게 된 이유도 역사적인 배경과 연결되어 있다. 


1. 에스프레소 머신 상업화

커피가 전국으로 보급화 되기 전까지 호주 사람들에게 홍차는 매일 마실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그 이유는 홍차의 나라인 영국에서 건너온 정착민들로 이루어진 국가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홍차의 인기는 영국에서 넘어와서 계속 유지가 되었다. 하지만 호주 최초의 에스프레소 머신이 수입되면서 사람들의 인기 음료에 큰 변화가 시작되었다.

1928년 멜버른 Bourke Street에 있던 Cafe Florentino에 호주 최초로 상업용 에스프레소 머신이 설치된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상업용 에스프레소 머신은 시드니에도 설치되게 된다. 이렇게 에스프레소 머신이 등장하며 영국 홍차와 에스프레소 사이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에스프레소 머신이 호주에 들어온 직후에 바로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홍차만 마시던 사람들에게는 낯선 음료였고 에스프레소 머신이 쉽게 보급화되지 않았었다. 그렇기 때문에 최초 에스프레소 머신이 커피의 인기를 끌어낸 것은 아니다. 


2. 이탈리아의 영향

호주에서 커피 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한 시기는 세계 2차 대전이 끝난 후였다. 세계 2차 대전이 일어나기 전에는 호주 사람들은 커피를 지금의 형태로 마시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마시지 않고 끓여서 걸러 먹었다고 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마시는 방법이 비슷했다. 하지만 세계 2차 대전 이후 일어난 2가지 사건으로 인해 미국 커피 문화와 다른 방향으로 문화가 생겨나게 되었다. 이런 문화가 생겨난 이유에는 2가지는 커피 수입량의 증가와 이탈리아 이민자들의 유입이었다.

증가한 커피 수입량

2가지 사건 중 첫 번째는 호주 정부가 커피 수입량을 늘린 것이다. 수입량이 늘어나기 전에는 비싼 고급 음료로 통했다. 상류층이 마시는 고급 이미지가 있었고 서민들에게는 홍차는 매일 마시는 친숙한 음료였다. 그렇기 때문에 어딜 가나 홍차를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커피는 아니었다. 이런 환경에서 커피 수입량이 증가하였던 것이다. 그렇게 서민들에게도 익숙하게 접할 수 있는 음료가 되었다. 그렇게 홍차의 인기를 넘어설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탈리아 이민자들의 에스프레소 문화

두 번째로는 호주 정부의 이례적인 이민 정책 발표였다. 정부가 처음으로 영국인이 아닌 유럽의 다른 국가 사람들의 이민을 받겠다고 발표를 한 것이다. 이 정책이 시행되자 수십만 명의 유럽인들이 호주로 향했다. 이때 건너온 이민자들 중에서 이탈리아인과 그리스인의 비율이 높았다. 그리고 그들의 일상은 커피를 빼고 논할 수 없을 정도로 커피를 좋아했던 국가들이었다.

당시 이탈리아나 그리스에서는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문화가 이미 자리 잡혀 있었고 이주하면서 자연스럽게 에스프레소 문화도 가지고 오게 된 것이다. 지금 호주 커피 문화의 시초가 된 것은 이탈리아와 그리스 이민자들이 포기하지 않고 가져온 에스프레소 문화였다. 유럽 이민자들은 현지에서 사귄 친구들에게 자신들의 문화를 소개하면서 호주인들도 에스프레소를 좋아하기 시작했다.

이탈리안 에스프레소 스타일의 카페들이 곳곳에 생기기 시작했다. 또한 유럽에서 넘어온 문화가 현지화되며 독특한 커피 문화를 형성하게 되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유럽에서 건너온 에스프레소 문화와 현지인의 취향이 모두 섞이면서 지금의 호주 커피 문화로 발전하게 되었던 것 같다. 


3. 전통과는 반대 정신이 만든 특별함

이탈리아와 커피 문화가 비슷할 텐데, 굳이 더 늦게 생긴 호주가 특별해진 이유를 알아보자. 이 둘을 비교하는 자료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이탈리아는 정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고 호주는 역동적인 특징을 가진 나라로 유명하다.

이탈리아는 에스프레소 문화의 시초가 된 나라이며 우리가 현재 마시는 많은 커피들이 이탈리아로부터 시작되었다. 이렇게 에스프레소의 나라로 불리는 이탈리아는 옛날 전통 방식 그대로 멈춰 있다고 평가된다. 옛날에 멈춰 있는 것을 부정적으로 평가되지 않고 전통을 유지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에 호주는 지속적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발전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이탈리아와 반대의 특징을 갖는다.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키려고 지속적으로 노력하면서 특별함을 갖게 되었다. 


4. 미국 커피와는 정반대

호주 사람들은 자신들의 커피 문화에 자부심을 느끼는 편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는 미국과 상반되며 두 나라 모두 특징이 뚜렷하다. 맛과 만드는 방법을 중점적으로 비교하며 두 나라가 가진 커피의 특징을 잘 이해할 수 있다.  1940년대 이후 대부분의 호주인들은 에스프레소 스타일로 마시기 시작했다. 당시 드립 스타일로 마셨던 미국인들과는 상반되는 모습이었다. 드립 스타일은 이미 머신에 내려져 있는 걸 바로 부어 마시면 된다. 기계에서 많은 양을 한 번에 내리기 때문에 보온 기능으로 온도를 유지하며 하루 종일 마실 수도 있다.

반대로, 에스프레소 스타일은 자신이 원할 때 바리스타에 주문해서 만들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양도 딱 한 번 마실 만큼 주문한다. 호주 사람들은 커피를 주문하고 바리스타가 자신의 커피를 정성스럽게 만드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았다. 그들에겐 즐거운 하루를 만들어 주는 시간 중 하나였다. 이러한 배경에서 현재의 문화가 만들어진 것이다. 에스프레소 스타일에 익숙한 호주 사람들에게는 만드는 속도보다는 맛을 중요시했다.

이런 문화와는 상반되는 미국 스타일은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양도 많고 매번 기다릴 필요가 없다. 하지만 커피를 미리 만들어 놓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향미들이 날아가고 맛을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미국인들에게 맛보다는 빠르게 언제든지 마실 수 있고 양도 많은 방법이 더 중요했던 것이다. 즉, 효율적인 생산력, 양과 속도가 중요한 요소였던 것이다.


카페에서 손님이 기대하는 것

이와 관련해 내가 멜버른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면서 겪은 일화가 있다. 처음 호주 바리스타로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한국처럼 만드는 속도가 무조건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다. 손님이 몰려올수록 더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랬기 때문에 카페가 바빠지면 마음속으로 패닉이 오곤 했었다.

그때 같이 일하던 홍콩 바리스타는 바쁘면 당황하는 나를 보면서 호주의 커피 문화의 특징 한 가지를 알려 주었다. 홍콩 바리스타는 나에게 한국에서는 뭐든지 빠른 속도가 중요했겠지만 이곳은 다르다고 했다. 대부분의 손님들이 맛없는 커피를 먹느니 10분 기다려서 맛있는 커피를 먹길 원한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속도보다는 좋은 맛을 가지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호주에 있는 바쁜 카페라면 10분 정도는 기다려도 손님들이 이해하는 분위기이다. 물론 카페마다 또는 지역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커피를 전문으로 하는 카페에 오는 손님이라면 맛에 기대하는 기대치가 존재하므로 속도보다 맛과 품질을 우선시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문화는 특히 멜버른에 강하게 남아 있으며 대도시로 뽑히는 시드니에서는 이런 문화가 변화하는 모습도 보이는 게 현실이다.

 

5. 맛있는 이유

호주 커피가 유명해진 이유 중 하나는 맛이다. 맛을 중시했던 문화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세계에 있는 현대인들에게 커피를 마시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세계인 모두에게 생활에서 뺄 수 없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호주 사람들의 일상에서 조금 더 특별한 존재이다. 밥을 먹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커피를 마시는 일 또는 카페를 가는 일이다.

삶의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대부분의 호주 사람들은 어릴 적부터 부모님과 함께 카페에 가기 시작하고 성인이 돼서는 출근 전과 후에 카페를 가는 것이 루틴이다. 그렇기 때문에 커피의 맛에 예민하기도 하다. 많이 먹어보다 보면 맛있는 것을 구별하는 능력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호주 사람들이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맛의 평균이 높기 때문에 카페에서도 평균 이하라면 아무리 싸도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문화적인 특징은 숙련된 바리스타들을 증가시키고 또한 품질이 좋은 원두들의 생산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또한 품질을 중요시하며 호주에서 일찍 발달한 분야가 있었다. 바로 스페셜티 커피이다. 품질을 보증해 주는 표시인 스페셜티 커피가 이곳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것이다. 그 결과 카페에서 쉽게 스페셜티 커피를 접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러한 인기가 호주 전체 커피 시장의 품질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6. 개인 카페들의 경쟁

맛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맞춰서 개인 카페들은 맛을 향상하려는데 관심이 많았다. 특히 2000년대 호주에서 개인 사업자들이 운영하는 카페들의 경쟁이 심해졌던 때가 있었다. 그 경쟁의 결과로 오늘날처럼 발전하게 되었다. 모두가 다른 카페들보다 나은 커피를 만들려고 애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카페는 싱글 오리진 빈만 쓴다고 홍보하였다. 그리고 다른 카페는 자신의 지역에서 생산된 고품질 우유만 쓴다고 홍보하는 등 자신의 커피 품질을 높이려고 노력하며 경쟁을 이어갔다. 이런 경쟁들은 재배부터 한 잔의 커피로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깊게 들여다보는 계기로 작용했다.

또한 이때 생겨난 카페 문화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항상 신선하고 품질이 좋은 원두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고 품질이 나쁜 커피를 접하기 어려운 환경이 된 것이다. 이렇게 맛에 신경 쓰는 문화가 지속될 수 있었던 이유는 카페의 95%가 개인 사업자가 운영하는 개인 카페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호주에 있는 카페들은 대형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 사업자들이 지역 개인 카페들이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시각과 창의적인 방향으로 발전될 수 있었다. 이런 문화를 형성하도록 이끈 주역들은 로컬 카페 사장들과 숙련된 바리스타들이었다. 


7. 변화점

대도시에서는 커피를 그저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로 취급하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현재 호주 커피 문화를 계속 변화하고 있다. 예전만큼 맛을 최우선으로 뽑는 사람의 비율도 줄어들고 바쁜 사회에서 피곤함을 이겨낸 음료로만 취급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아직 약 75%의 호주 사람들은 맛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며 자신들의 커피 문화에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이런 원동력으로 커피 업계에서는 지속 가능한 문화를 만들기 위해 과학적인 접근을 시도하며 커뮤니티를 형성해 활동하고 있다.


호주 카페는 7시 오픈하고 3시에 닫는다.

호주 바리스타로 일하고 싶다면 새벽에 일어날 각오를 해야 한다. 카페 문화 중에서 독특한 문화는 카페의 운영 시간이다. 카페 대부분은 아침 6시 30분~7시 사이에 오픈해서 2시~3시 사이에 닿는다. 한국에서는 저녁에 운영하는 카페를 찾는 게 어렵지 않지만 호주에서는 스타벅스나 맥도널드 빼고 3시 이후까지 열린 카페 찾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카페들은 왜 늦게까지 카페를 운영하지 않는 걸까?

카페의 러시 타임을 보면 알 수 있다. 러시 타임이란 카페가 바빠지는 시간대를 의미한다. 하루 중 첫 러시 타임은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기 전 후 또는 직장인들이 집을 나서는 시간에 발생한다. 7~8시에 해당하는 시간대이다. 그러고 나서는 점심 먹기 전 카페에 러시가 한 번 더 오며 점심시간 그리고 점심 먹은 후 러시 타임이 생긴다. 2시 이후에는 커피 수요가 급격하게 떨어진다. 이곳 사람들에게는 3시 이전에 먹는 게 익숙해졌기 때문에 3시 이후에 카페를 가는 문화가 없는 것이다.

또한 호주의 최저 임금이 2020년 기준 세계 1위였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3시 이후에 카페를 운영해서 수익이 남지 않기 때문에 3시 이후에 열려 있는 카페를 보기 힘든 것이다. 결론적으로 호주 커피 문화와 인건비 문제가 겹쳐서 카페의 운영시간이 결정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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