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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랑자 Aug 23. 2017

#93

연재소설

카트만두행 첫 비행기는 6시에 출발했다. 새벽 5시에 숙소는 떠나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일찍 히 아침식사를 하는 이도 있었다. 기상상황에 따라 경비행기는 연착과 취소가 반복된다고 했다. 오늘은 다행히 정시에 경비행기는 도착했고 사람을 태우고 다시 떠났다. 비행기가 루클라 공항에 도착했을 때 공항 근처에서 서성이던 네팔인들은 바빠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트레커들이 미처 가이드나 포터를 구하지 못한 이거 있거나 혹은 없이 다닐 트레커들에게 영업하기 위한 가이드 또는 포터였다. 에이젼시 소속인 가이드도 있었고 가이드 넘버가 없는 이도 있었다.


다른 국가에서 온 트레커들보다 히말라야 산 경험이 많은 사람들 이겠지만 가이드 넘버 없이 활동하는 사람과 혹시라도 사고라도 나면 책임은 전적으로 트레커에게 있고 행여나 직접 고용한 가이드나 포터가 사고라도 나게 되면 그 후처리까지 책임이 있다고 했다. 타카는 상세한 내용을 설명했다. 에이젼시 소속, 가이드 넘버가 있을 것, 보험은 필수라고 했다. 사고는 언제나 날 수 있으며, 특히 고산에서는 누구라고 장담할 수 없는 곳이라고 했다. 고지대에서 고산병으로 헬기를 부르게 되면 보험 없이는 3천 달러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했다. 헬기와 병원 입원 치료비까지 가능한 보험이 있으며 비싸지도 않은데 무모한 도전은 안전을 위해 하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비행기에서 15명 안팎의 인원이 내리고 짐을 내렸다. 대기실에서 첫 비행기를 기다린 인원이 문을 통해 밖으로 나왔다. 대기하고 있던 인원들은 곧 비행기에 탔으며 공항 지상직 조원은 승객들의 짐을 비행기에 넣었다.  그사이 두 번째 비행기가 활주로에 도착했다. 고지대에 작은 공항은 아침마다 분주했고 활기차 보였다. 타가의 말로는 시즌엔 하루 600-700명이 오고 가고 한다고 했다. 미리 숙소 예약을 하지 않으면 정말 식당이나 야외에서 텐트 치고 자야 할 일이 생긴다고 했다. 엄청난 인원이었다.


아침식사는 테라스에서 티벳티안 브레드와 블랙티로 간단히 해결했다. 세 번째 비행기인 7시 30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이동했다. 작은 검색대 실제 엑스레이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아닌 명분상 하는 검색을 지나 배낭을 맡겼다. 15kg 이상이 나오면 추가 운임이 있었지만 다행히 넘지 않았다. 대기실에 앉아 비행기가 오기를 기다렸다.


양쪽 두 개의 프로펠러가 있는 15인승 비행기가 도착했다. 대기실에서 들리는 비행기의 소리는 귀가 터질듯한 소음이었다. 카트만두에서 타고 온 손님은 불과 3명이었고 전부 네팔인들 이었다. 세 번째 탑승 승객은 기주, 무진, 타카, 그리고 서양인 한 명 4명이 전부였다. 사람이 없던 탓에 조종석 바로 뒤에 앉을 수 있었다. 기장과 부기장 그리고 스튜어디스가 함께 했다. 확인해야 할 서류가 많은지 기장은 한참 동안 서류를 확인했고 스튜어디스는 사탕과 귀마개를 승객들에게 나눠줬다.


출발이 확정됐는지 천천히 돌던 프로펠러의 속도가 빨라지더니 엔진 소음이 커졌다. 비행기 안은 진동에 몸은 흔들거렸고 소리는 더욱 커졌으며 비행기는 rpm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중이었다. 엔진을 최대로 끌어올렸는지 곧장 활주로를 달리더니 10초도 안돼 사이에 비행기는 활주로를 벗어나 하늘 위로 떠올랐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조종석 바로 뒤에 앉은 덕분에 조종실을 눈여겨봤지만 눈에 들어 오진 않았다. 기장은 여러 개의 버튼을 이륙 직후 여러 번 만졌고 비행기가 정상 궤도에 올랐을 땐 서류 보는 일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였다. 불안하기도 했다. 창을 통해 우리가 다녀온 곳을 지켜봤다. 아마다블람이 아주 잘 보였고 희미했지만 에베레스트도 볼 수 있었다.

간혹 비행기가 좌우로 흔들려 움찔하기도 했다.


풍경 감상은 오래가지 않았다.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상공에 온 것이 실감 났다. 3주의 시간 동안 오르고 내리고 참 많이 걸었던 산속에서 불과 30분 만에 도시가 보였다. 허무했다. 너무 짧은 시간이었을까..,

아니면 산에서 보낸 기억이 좋아 도시를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을까..., 허전하고 허무한 기분에 마치 낯선곳에 갑자기 떨어진 기분이었다. 비행기는 카트만두 공항에 도착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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