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랑자 Sep 02. 2017

#98

연재소설

-s3, 54 Upper 열차번호 14265 DDN Express 인도에서 기차 타면 보통 이런 식으로 되어 있어요.
앞에 s는 등급인데 sleeper class예요. 누워서 탈 수 있는 거. 대신 에어컨이 없고 선풍기만 있어요. 겨울에는 그나마 탈만 하지만 여름이면 거의 죽음이죠.  등급은 제너럴, 세컨 클래스, 슬리퍼, 3ac 2ac, 1ac 이렇게 나뉘어요. 가격은 슬리퍼에서 3ac 가면 두배 이상 올라요. 3ac부터 에어컨이 있거든요. 장거리 슬리퍼 타다가 3ac 타면 신세계를 경험할걸요. 대신 냉방병 걸릴 수도 있으니까 조심해야 돼요. 자리는 upper가 가장 위 middle 중간 low 아래칸. 경험상 upper 가 편해요. 바로 누울 수도 있으니까요. Low 자리면 잠들기 전까지 다들 앉아 가니까.  그리고 기차 안에서 방송이 없어요. 알아서 내려야 돼요. 기차 연착만 안되면 거의 정시 출발에 정시 도착하니까 시간 확인만 잘하면 돼요. 오프라인 지도 있잖아요. 맵스미 이런 어플 있으면 실시간으로 위치 대충 파악되니까 그거 보고 확인해도 돠구요. 한번 타보시면 감이 오실 거예요. 인기 구간은 사람도 많아서 좀 고생하실 수도 있는데 경험 삼아 좋아요. 기차에서 마시는 짜이도 괜찮고 사모사도 괜찮아요. 사모사는 튀김 빵이라고 해야 되나, 속에 감자랑 향신료 넣은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는데 먹을만합니다.

기주가 인도 여행을 물었고 이미 다녀온 친구가 기차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녀는 인도 여행을 마치고 포카라에서 쉬며 트레킹을 준비하고 있었다. 맥주에 곁들일 여행 얘기가 많아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내가 처음 설악산에 간 게 88년도 인가. 그쯤인 거 같은데, 그때는 캠핑이 가능했으니까 다 싸들고 갔지. 옛날이라 장비도 좋지 않고 무겁고 힘들었지. 그때부터 산에 다니기 시작했어. 네팔에는 97년도에 처음 왔고.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엄청 계발됐지. 에베레스트 트레킹 하려면 지리에서 시작했거든. 지금이야 루클라까지 경비행기 타고 가지만, 지리에서 루클라까지 일주일 걸리지 아마.
-저희도 지리에서 시작할까 했는데 너무 멀다고 살레리에서 시작하라고 하더라고요.
가이드가 별로 볼 것도 없다고, 살레리에서도 3일 걸렸으니까 멀긴 해요.
-3 패스는?
-겨울이고 위험할 수 있다고 해서 가지 않았어요. 대신에 아마다블람 베이스캠프랑 낭가르타샹에 올라갔다 왔어요. 좋던데요 진짜. 아마다블람은 내려오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얘기해 줬어요.

-에베레스트 쪽은 많이 힘들죠?  맥주를 내려놓으며 인도를 다녀온 친구가 물었다.
-안나푸르나를 가보지 않아서 비교하기 힘들긴 하지만 아주 많이 힘든 건 아니에요. 무리하지 않고 가이드가 말하는 대로 하면 크게 문제 될 게 없어요. 그리고 하루에 걷는 거리가 크지 않았거든요. 힘들긴 하지만 할만해요.
-전 걱정이에요. 한국에서도 산에 자주 안 가는데, 네팔에 오니까 언제 다시 올지도 모르고 그래서 ABC라도 가보려고요.
징비도 사모님이 거의 다 빌려주셔서 진짜 중요한 거 몇 개만 샀어요.

매거진의 이전글 #97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