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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랑자 Sep 03. 2017

#99

연재소설


-인도는 여행하기 어때요?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질문이 좀 이상하네요.

-생각을 너무 많이 하면 인도여행하기 힘들어요. 땅덩어리는 크지 이동하면 보통 12시간 이상 걸리지. 사람들이 많이찾는 도시를 가니까 아무래도 이동하는 시간도 오래걸리구요.

생각이 적어지면 인도여행하기 편해요. 그냥 그러려니 하니까. 더럽기도 하지 숙소도 좋은 호텔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다 고만 고만 하니까요. 나름 매력 있어요. 그 매력을 찾는 건 본인이 알아서 찾아야 하지만.


-맞아요. 생각이 많으면 여행 하기 힘들죠. 네팔도 그렇게 왔으니까요.

-힘든 부분도 있어요. 남자보다는. 아무래도. 여러가지 있잖아요. 그 부분이 여행하며 힘든 부분이라고 할 수 있죠.

-그렇죠. 생각나면 가야겠어요. 많이 생각하면 안되겠다. abc 언제가요?

-삼일 후에요. 걱정이에요. 고산병도 걱정되고 산에 진짜 오랜만에 가는건데 안나푸르나 보겠다고 포카라까지 왔는데 그냥 갈수도 없고, 이래저래 걱정이 많네요. 아프지는 말아야 할텐데.

-걱정하지 마요. 다 잘될거에요. 몸에서 이상 신호가 오면 무리해서 올라가지 말고 쉬었다 가면 되요. 자주 쉬고, 차도 자주 마셔요. 블랙티나 진저티 좋아요. 호흡일정하게 하는것도 중요하구요. 고지대에선 조금만 무리해도 숨 찰수 있으니까 천천히만 걸으면 되요.

사람들 말로는 abc 가이드 없어도 괜찮다고 하는데 그래도 있는게 좋긴 한데요. 가이드는 구했어요?

-가이드겸 포토 구했어요. 여기 사모님께서 알아봐 주셨거든요.

-다행이다. 그리고 올라가면 사람들 많이 보여요. 한국사람도 많구요. 같이 일정 맞으면 같이 올라갈 수도 있으니까.

-하긴, 워낙에 유명한 곳이니까.

-네팔 다음은 어디로 가요?

-한국으로 가야죠. 인도 네팔 여행이었으니까, 두달 여행했어요. 인도 40일 네팔 20일 정도에요. 언니는요?

-네팔에서 3-4개월 그 후에 인도를 갈지 다른나라로 갈지 생각하고 있어요. 인도 가려면 여기서 비자도 받아야 하고, 아직 정해진건 없어요.

가까운 동남아로 갈지 아니면 두바이? 몰라요. 아직 가고 싶은 곳 생기면 바로 가야죠.

-좋겠다. 같이 여행하시고, 진짜 부럽더라구요. 이번 여행하면서 부부끼리 다니는 분들 엄청 봤어요. 인도에서도 그렇고 여기서도 그렇고.

-네팔만 같이 다니는거구 이 친구는 한국으로 돌아가요. 나는 세계여행?

-부부 아니었어요? 죄송해요. 너무 많이 만나다보니까,,,.


-괜찮아요.

옆자리에 듣고 있던 무진이 거들었다.

-거의 만날때마다 들으니까 무덤덤해요. 여기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종종 듣곤하죠. 같이 붙어 있었던 시간이 많았으니까.

-그래요? 아,,,. 사연이 있으시구나.  더이상 물어보지 않을께요.

-네,.


뻘쭘했다. 기주도 무진도. 화제를 급 전환하기에도 어렵고 그렇다고 무슨 이야기가 떠오르지도 않았다. 말없이 얼굴을 쳐다보다가 애꿎은 빈 맥주병만

만지작거렸다. 10초의 긴 정적이 흘렀다. 맥주를 더 마시기에는 시간이 늦었다.


-그럼 정리할까요? .

-네. 그래요.

-네.

 

치울 쓰레기라곤 빈 맥주캔이 전부였다. 테이블에 묻은 몇 방울의 물기만 닦아냈다.  1층의 모든 불을 끄고 각자 방으로 올라갔다.

아직 꺼지지 않은 불빛들이 레이크사이드 주변에 번졌다. 짙은 주황빛, 카페에서 번져나온 하얀 빛도 있었다. 빛이 보이지 않는곳은 조용했다.

깜깜한 밤거리를 개들만 어슬렁거렸다. 영역싸움을 하는지 개들이 짖어댔고 포카라는 개들 소리로 가득했다.

다음날 새벽이 되어서도 짖어대는 소리에 깊은 잠에 들수 없었다. 포카라의 아침은 새벽과 아침사이 그 어중간한 시간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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