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보통일이 아니야. 하루 트레이닝해서 될 일이 아니야. 내일 강물에 계속 빠지는 거 아니야? 잔잔한 호수에서도 휘청거렸는데, 강에서는 엄청 흔들릴 텐데.
-어쩌면 강이 나을지도 몰라. 급류에서 움직이면 재미나지 않을까?
-그러면 좋겠다만, 말처럼 잘 돼야 말이지.
-레스큐 있잖아, 롤링은 엄청 힘들더라. 샐프나, 티 레스큐는 어떻게 하겠는데..., 롤링은 하루해서 될 일이 아닌데.
-하다 보면 되겠지. 근데 하루 트레이닝으로는 감도 못 잡겠다.
-보통일이 아니야. 괜히 익스트림 스포츠겠어. 노만 젓는 것도 아니고 밸런스도 중요하고 뒤집어지면 다시 일어서야 하는데 그거 못하면 셀프로 나와야 하잖아. 콕핏커버 벗기면 다시 타는 것도 힘들고.
-처음이니까. 급류에서 해보고 나면 알겠지. 그나저나 숙소에 따듯한 물 나와야 하는데, 아까 샌드위치 먹는데 너무 추웠어.
-나도. 입술 덜덜 떨리는데, 저체온증 걸리면 금세 하늘나라로 가겠어. 버틸 재간이 없더라.
기주와 무진은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카약 얘기에 빠졌다.
-어땠어요? 카약.
카약에 궁금해하셨던 분이 1층에서 우리를 보자 물었다. 기주는 씻는다고 목인사 하고 먼저 올라갔다.
-힘들던데요. 호수 반대편으로 가서 계속 레스큐 연습만 했어요.
-레스큐 연습이요?
-네. 카약에 타는 것도 만만치 않아요. 장비도 여러 가지고요. 빨리 마르는 옷 안에 입는 게 좋고요. 웻수트 입고, 위에 드라이 탑이라 방수 재질 옷 하나 더 입어요. 그다음 카약 안에 물 들어가지 않게 하는 콕픽커버를 허리에 걸쳐야 돼요. 사진으로 보여드리는 게 빠를 것 같네요.
무진은 초반에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그분은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콕핏커버를 씌우는 일도 그렇고 호수 반대편으로 가는 일도 만만치 않고 레스큐 연습은 더 힘들고요. 재미있긴 한데 엄청 힘들어요. 레스큐 연습하는 거 동영상 촬영한 거 있어요.
동영상도 보여줬다. 이해가 된다는 듯 말을 이었다.
-보기만 해도 힘들어 보이는데,
-체력소모 엄청나요. 1시간 바짝 연습하고 쉬었는데, 추워서 벌벌 떨었어요. 물속이 아직 많이 차가워요.
-그렇구나. 하고 싶은데, 내일 강으로 바로 가시는 거죠?
-네. 내일 6시까지 오래요. 포카라에서 2시간인가 간대요.
-다녀오시면 꼭 말씀해 주세요.
-네. 그럴게요. 먼저 올라갑니다.
무진도 방으로 갔다. 기주는 샤워를 끝냈다. 따듯한 물이 거의 끝나간다고 얼른 들어가서 씻으라고 했다. 태양렬로 물을 데워 사용하기 때문에 해가 지기 전에 해야 했다.
-산에 다녀온 뒤로 항상 배고프다. 일어나면 배고프고 움직이면 배고프고.
무진이 샤워를 마치고 말했다.
-맞아, 맞아. 항상 배고파. 저녁은 뭐 먹지? 라이프카페 갈까? 음악 들리는 곳 많던데.
-그럴까? 맥주도 한잔 하자.
메인 사거리를 지나 음악이 크게 들리는 카페로 들어갔다. 카페는 실내, 야외에 테이블이 있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야외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얼굴을 일일이 볼 수는 없었지만 훑어본 바에 의하면 표정은 밝아 보였다.
네팔 음악이 흘렀다. 뭔가 신기하고 경쾌했고 가사가 자주 반복됐다. 음계가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음악이었고 하이노트에서 반복됐다.
우리는 탄두리 치킨, 샐러드, 맥주를 시켰다.
-우리 언제지 말레이시아 갔을 때, 거기 야시장.
-참치 스테이크 먹은데?
-어, 거기 값싸고 진짜 맛있었는데, 산에 다녀오고 나서지 아마.
-그렇지. 키나발루 올라갔다오고 내려와서 먹었지 며칠간.
-너 그때 내 말 안 듣고 반바지 입고 올라가서 엄청 떨었잖아. 아까 너 떨고 있는데 그때가 생각나는 거야. 웃음이 터지는 거 겨우 참았네
-그때 엄청 추웠지. 진짜 얼어버리는 줄 알았어. 밑에는 그렇게 덥고 습하더니, 정상 올라가니까 장난 아닌 거야.
완전 남부 아시아잖아. 선선한 가을 날씨 정도 일 줄 알았는데. 거기서 나만 반바지 입고 있었을걸.
-너만 그랬어. 다들 중무장하고 올라갔어. 새벽 2시인가, 그때 출발했지. 잠도 거의 못 자고.
-사람도 많았어. 여행객 거기서 다 본거 같아.
-참치 스테이크 다시 가서 먹고 싶다.
-지금 가면 맛이 또 다를 거야 아마.
-맞아. 기억은 왜곡되니까, 시간이 흐를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