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몬조까지 못 갈 것 같아.
-어디 아파?
-발이 너무 아파.
-신발 벗어봐.
기주의 발은 많이 부어 있었다.
-언제부터 이런 거야? 아침부터 그랬어?
-아니. 모르겠어.
-타카. 팍딩까지 얼마나 남았어?
-거의 다 왔어. 30분만 가면 돼.
-그럼. 팍딩에서 쉬자.
발 밑에 베개 세 개를 덧대어 다리를 높게 올려놨다. 찬물을 병에 담아 냉찜질을 했다. 발목이 접질린 것은 아닌데 부종이 심했다. 기주는 침대에 누워 냉찜질을 계속했다. 호전되지 않으면 하루 더 있기로 했다.
-어때. 괜찮아졌어?
-아직. 몇 번 더 해야 될 거 같아. 발목을 접질린 건 아닌데. 왜 이런지 모르겠네.
-무리하지도 않았는데. 천천히 걸었잖아.
-그러게. 이참에 쉬고 가는 거지 뭐. 근데. 숙소에 하루 종일 있으면 엄청 심심할 텐데.
-그건 그래. 할 게 없긴 하지. 하루 종일 뭐하나.
지금 자면 밤에 잠도 안 올 테고. 마을 구경하러 갔다 와. 조용하고 좋더라. 어릴 때 뛰어놀던 골목길 같아.
집들도 마주 보고 있고 꼬마들도 많고. 작은 마을 같았는데 은근히 사람이 있어.
-맞아. 옛날 생각나더라. 진짜 비슷하긴 했어. 이웃끼리 친할 것 같아.
-이왕 이렇게 된 거 내일도 쉬자. 힘들 것 같아.
-그러자. 편히 쉬고 가지 뭐. 급할 것도 없잖아.
-냉찜질이 효과가 좀 있긴 한가 봐. 잠 온다.
-좀 자둬. 너 오늘 새벽에도 일찍 나갔잖아.
-그래야겠어. 피곤하다.
-그래. 얼른 자.
룽다가 바람에 펄럭인다. 오색 룽다는 거침없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작은 마을답게 한 바퀴 돌아도 오래 걸리지 않았다. 무진은 다시 숙소로 들어갔다. 기주는 잠들어 있었다. 식당으로 나왔다. 간단히 먹기 위해 팬케이크와 우유를 주문했다. 현지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들어와 주인장과 몇 마디 나눈다. 주인장은 컵에 흰색 음료를 내왔고 그 사람은 벌컥 들이키고 10루피를 건넨 뒤 바로 사라졌다. 무진은 궁금했다.
-방금 그건 뭐예요?
-창.
-창? 그겐 뭔데요?
-술이요.
-술? 막걸리인가.
-창. 직접 만들어서 파는데. 집집마다 만들어요. 맛은 다 달라요.
-그래요?. 나도 한 잔 마실 수 있어요?
-그럼요.
주인장은 창을 내왔다. 무진은 냄새를 맡고 쭉 들이켰다. 탄산은 거의 없었고 시큼한 맛이 가미된 막걸리와 비슷했다. 맥주와 비슷한 도수 같았다. 한 잔 더 주문했다. 창은 꽤 괜찮은 술 같았다. 저렴하게 마실 수 있고 어느 곳에서 나 구할 수 있다고 했다. 주인장은 타카에게도 권했다. 타카도 한 잔 마셨다. 주인장은 창을 내오며 말을 이었다.
-창을 냄비에 붙고 계란을 풀고 코코넛 비스킷을 넣어 끓여 마시면 맛있어요. 추운 날 몸 데우기에 이만한 것도 없어요. 보통 럼을 따뜻한 물과 섞여 마시기도 하는데 창보단 못해요.
-타카. 진짜야?
-어. 맞아. 그렇게 마시기도 해. 맛도 괜찮아. 위에서 자주 마시는 건 안되지만 몸 데울 정도로 한 잔은 괜찮아.
대신 머리가 아프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땐 마시면 안 돼.
-알았어.
팬케이크는 땅콩잼에 발라 먹었다. 버펄로 우유는 고소했다. 햇살이 창문을 통해 들어왔다. 약한 술이었지만 두 잔을 원샷했고 점심도 먹은 직후라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고개가 점점 앞 뒤로 흔들리더니 무진은 그 자리에서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