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연재소설

by 방랑자

-아직 한밤중 아니야? 몇신데 벌써 일어났어?

-지금 3시.

-또 잠이 안오는거?

-너는?

-너나 나나 똑같다. 새벽에 일어나고.

-알람시계여. 3시면 눈 떠져. 알람이 필요가 없어.

너무 빨리 일어나는 것 같아. 더 자고 싶은데.

-늦게 자 그럼. 늦게 일어나겠지.

-그게 안되잖아. 9시면 눈이 감기는데.

-6시간은 자는거 아닌가.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충분하지. 그래도 오래 자고 싶은거지. 회사 생활할 때는 진짜 밤 늦게 퇴근하고 새벽같이 일어나고 내 시간이 없었잖아. 그래서 퇴사하면 늦게 일어나고 싶었는데. 더 일찍 일어나네. 물론 잠을 일찍 들지만. 여기 오니까 더 부지런해졌어. 진짜.

-그건 맞어. 부지런해짐. 하루종일 걸어 좋은 공기 마셔 입맛에 맞는 안맞는 삼시세끼 꼬박 챙겨먹어. 일찍 잠자리에 들어. 규칙적인 생활이지. 그렇다고 술을 많이 마셔. 마실 수도 없지만. 몸이 적응하고 있는거지 좋은 곳에서.


-건강해진 느낌은 있어. 몸이 가볍고 또 화장실도 아침마다 가구. 그나저나 샤워도 그렇지만 머리라도 감았으면 소원이 없겠다. 완전 떡져있잖아. 기름 기름이 세상 기름 다 있는 것 같아.

-원래 그런겨. 괜히 찬물 담갔다가 큰일나면 어쩌려구. 일주일만 참으면 되. 남체 내려가면 머리 세 번 감아.

-오늘도 8시 출발이지?

-어. 캐서린도 간다 했지?

-어. 같이 가기로 했어. 타카도 욤도 그러더라 아마다블람 베이스캠프 진짜 좋다구. 거대하대. 아마다블람 산도 멋있고. 근데 계곡 건너고 나서 경사 엄청 심하던데?

-아, 거기 다리 지나고?

-어.

-멀리서 보기에도 꽤 아찔하던데. 짧긴 한데 경사 심하긴 하더라. 거기만 올라가면 그 다음부턴 거의 평지래.

-그럼 다행이구. 오늘 아침은 뭘 먹나?

-아침에 밥이나 먹을까? 계란 넣은 볶음밥 어때? 우리 고추장 있잖아. 한식 좀 하자. 살은 자꾸 빠지지 속은 허하지. 매운게 들어가 줘야할 타이밍 인듯.

-김가루 넣을까?

-완전 땡큐지.


7시가 채 되기도 전에 식당에 내려갔다. 주인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출입문은 나무로 막아놨는데 풀수 있었다. 밖으로 나가 잠시 걸었다. 아침마다 새로운 세상이 반겼다. 어제 보다 더 추워진 공기와 이른 아침부터 빠르게 움직이는 새들이 소리를 내며 아침이 시작됨을 알렸다. 얼굴은 금새 차가워진 공기에 얼얼했다. 해는 보였지만 대지를 데우기엔 시간이 필요했다.


캐서린은 식당에 앉아 오늘 일정에 대해 욤과 대화했다. 식당에 다시 들어왔을 때 타카도 함께 있었다. 아침을 차로 시작하는 타카는 항상 같은 시간에 식당에 나와 있었다. 우리는 함께 앉았고 아마다블람 베이스캠프 얘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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