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연재소설

by 방랑자

-8시에 출발이지?

-8시. 10시면 충분히 도착해.

-점심 먹을 때면 숙소에 도착하겠네?

-어. 배낭은 놓고 가고 가도 되. 와서 점심 먹고 갈 꺼니까. 12시전에 도착이야. 점심먹고 딩보체로 가는거야. 거기서 내일 낭가르타샹에 올라가고 하루 더 자고 로부체나 두클라에 잘 계획이지. 무리없이 낭가르타샹에 오르면 칼라파타르까지 아무 이상 없을꺼야.


타카가 향후 일정을 말했다. 캐서린이 이었다.

-욤. 우리도 같지?

-응. 같아. 아마다블람 갔다가 점심먹고 딩보체로 올라 갈거야. 아침에 봤지. 저 아래 계곡 다리를 건넌 다음에 조금 올라가면 그 다음부턴 거의 평지야.

-아침을 든든히 먹어야겠어. 점심 먹기전에 거의 탈진 상태야 매번.

-빵을 두개 먹던지 수프만 먹기엔 힘이 안나. 아니면 삶은 감자를 먹어. 여기 네팔 감자 맛있어. 엄청 달아.

-그래? 감자 엄청 먹는데, 생각해 보니까 네팔와서 먹질 않았네. 달밧에 나오는 거 가끔 먹고. 오늘 아침은 삶은감자 추가다.


8시가 됐다. 가이드 둘, 트레커 셋이모여 아마다블람으로 향했다. 배낭은 식당에 모아놨다. 주인장에게는 점심에 돌아오겠다고 알렸다. 무거웠던 배낭이 사라져 몸은 한결 가벼워졌다. 특히 캐서린은 뛸 수도 있겠다면서 출발하기도 전에 준비운동 한답시고 폴짝폴짝 뛰기까지 했다. 그러다 발목이 접질릴까봐 욤은 걱정스런 눈빛을 발사하고 있었다. 그런 욤을 지켜보는 타카의 눈빛은 웃음이 가득했다. 캐서린은 환하게 웃고 있었고 기주와 무진의 눈빛은 이 모든 상황들이 너무 자연스러운 생각에 살짝 이질감이 들었다. 같이 이불덥고 한침대에서 잔것도 아니요 한달이상을 같이 살아본적도 없는 그들과 이 아침은 낯설지만 자연스럽고 불편하지만 즐거울 것 같은 예감에 이상한 긴장감마저 들었다.


계곡길을 따라 내려갔다 다시 다리를 건넜다. 멀리서 봤던 경사진 길은 실제 눈 앞에 다가오자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였다. 등산 스틱을 가장 낮게 조절했지만 차라리 두손 두발 이용이 훨씬 편하게 느껴졌다. 5분간의 짧은 온몸 운동에 얼굴과 등에선 땀이 흘러 내렸다. 축축한 등짝이 이내 서늘한 기운으로 바뀐것은 평지 아닌 평지 같은 길을 들어설 때 였다. 아마다블람 산은 베이스캠프에 가려진 건지 설산초자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타카는 여기서 1시간은 걸어야 눈 앞에 거대한 산이 보일거라고 했다. 언덕을 지나 다시 평지로 다시 언덕을 반복해서 걸었다. 보일듯 말듯 한 아마다블람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지켜볼지 내심 기대하게 만들었다.


선두로 걷던 무진의 발걸음이 조금씩 빨라진다. 그 뒤를 이어 타카 기주 캐서린 욤도 속도를 높였다. 무진은 처음 소리를 질렀다. 기주와 캐서린도 소리를 질렀다. 타카가 베이스캠프를 가리킨 곳은 크다 못해 광활했고 장대한 풍광에 트레커를 사로 잡았다. 우뚝 솟아 난 아마다블람은 눈으로 뒤덮여 있으며 듬성 듬성마다 거무튀튀한 바위들이 보여 이곳이 눈에 쌓인 곳임을 알게했다. 가로로 넓게 퍼진 이곳은 파노라마 사진을 찍기에 안성마춤이었다. 오른쪽 저 멀리 캠프 1 자리를 타카가 손으로 가리켰다. 캠프 1부터 칼라파타를 높이와 비슷했고 캠프 2는 6,0000m 이상이라고 했다.

베이스캠프 바닥은 바위와 돌과 흙먼지에 둘러쌓여 있었지만 자리자리 마다 원정대의 흔적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메마른 땅에 메마른 공기로 가득찼다. 사람의 감정과 아마다블람은 서로 이곳을 메마르지 않게 지켜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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