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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랑자 Jul 18. 2017

#67

연재소설

-뭐하는거야 왜이래?

-아니 그냥.

-손길이 어디 안갔는데, 똑같은데?

-그럼, 내손이 어디갔을까봐? 똑같지.

-손금이 변했나? 그때랑 느낌이 좀 다른데,

-똑같애. 그때나 지금이나.

-본인 손금을 주기적으로 보는 사람이 어딨어, 그걸 알게.

-삼자가 아는거지. 좀 달라졌어.

-오래되서 기억이 달라진건 아니고?

-그걸 기억못할까봐. 습관이었는데. 밤마다 얼굴 만지작 거리고 잤잖아. 기억하지. 머리카락부터 턱까지.

-하긴, 그랬지. 잘 때마다 그랬지. 그래서 옛 생각이 나는거야?

-내가 할소리를 네가하네. 옛 생각나서 네가 먼저 한건 아니고? 맞잖아.

-음. 그렇긴 하지.  손대고 싶었어. 좀 변했나 하고. 우리 어릴 때 보다 주름도 생기고 깊어지기도 했고. 형태는 그대로인데 달라진 모습이 낯설게도 보이기도 했어. 그 땐 부드러웠는데..,

-지금은 안 부드러워?

-당연하지. 그 때랑 지금이랑 당연히 다르지. 세월이 지났는데. 벌써 몇년이야.

-그런가.

-알고 지낸거 까지 합치면 벌써 10년이 지났어.

-벌써?

-10년이 뭐야. 우리 23살에 만났어. 한 창 파릇파릇할 때.

-그렇구나. 너 처음본날 기억난다. 흰색 신발에 발목 드러나는 청바지에 흰색 민무늬 티셔츠 입고 모자쓰고, 모자도 MLB모자 쓰고. 가방매고 있었잖아.

-난 1도 기억안나는데,

-내가 기억하지. 내가. 진짜 파릇파릇 했는데. 눈빛도 초롱초롱하고. 주름도 없었는데. 이제는 눈가에 주름이 좀 보인다?

-안보이는게 이상한거야. 세월을 거스르려면 안되는거야 그게 이치야. 타고난거 아니면 돈을 바르거나 그것도 아니면 이치대로 사는거야. 노임이 많으면 돈을 바르겠지. 그래도 어디가서 아직 20대 소리 듣는다. 나.

-나도 들어. 누가 들으면 너만 듣는줄.


기주를 처음 만난 곳은 영어모임에서다. 카페활동이 이제 막 활발하던 카페 시절 회화모임에서 만났다.

적극적인 모습에 눈이 갔다. 회화를 하고 싶어 스터디를 하면서도 어떤이 소극적이었고 어떤이는 적극적이었고 또 어떤이는 말이 없었다. 잘하고 못하고는 중요하지 않았고 무진은 기주에게 시선이 갔다. 스터디가 끝나고 다같이 밥을 먹을 때도 시선은 기주에게 있었다. 매주 일요일 기주를 보기위해 스터디에 나갔다는 것이 더 사실이다. 회화도 중요했지만 기주가 더 중요했다. 일상적인 대화를 했고 얼굴을 익혔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났다.


-두통 완전히 없어졌어?

-완전히는 모르겠는데 지금은 없긴 해.

-아까 잘 때 보니까 머리를 자꾸 만지길래. 또 아픈가 했지.

-꿈도 안꿨는데.,

-안아프면 됐어. 그러고 아프지좀 마. 어떻게 아프기만 하면 아주 오지게 아파요. 적당히 좀 하지.

-그게 내 맘대로 되면 신이지. 인간이 아니라.

-암튼, 독특해.

-언제는 그게 좋다며. 남들과 달라서.

-그것도 있지만 내가 가지지 않은걸 갖고 있어서 그런걸지도 몰라.

자 얼른. 오늘은 푹자. 딴 생각 하지 말고.

-예 예.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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