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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랑자 Jul 21. 2017

#70

연재소설

5,000미터를 넘어섰다. 공기는 더욱 건조했고 태양은 더 강렬했다. 천천히 움직였지만 자신도 모르게 들숨을 수시로 했다. 그림자는 더욱더 짙어졌다. 해발고도 0미터에 보던 그런 그림자 같지 않았다. 롯지는 두개 있었다. 전기 사용이 좋지 않아 태양열을 모아 주전자에 물을 끓였다.


까마귀일까, 다른 새는 보이지 않았고 온통 검은색으로 덮힌 새들만 보였다. 그 수가 얼마나 많은지 징그러울 정도였다. 사람이 다가가도 놀라는 기색없이 할일을 했다. 12시가 다되어 도착한 고락쉡의 열기는 밑에서 느끼는 거와 비할 바가 되지 않았다. 트레커들은 이곳이 마지막 여정을 알리듯 한껏 들떠 보였다. 칼라파타르로 가든 베이스캠프로 가든 오르는 일정은 끝이라는 생각에 트레커들의 표정은 밝아보였다.


대부분 베이스캠프를 먼저갔다. 이른새벽에 일출을 보러 칼라파타르를 올라 작열하는 태양을 보며 내려가는 추세였다. 베이스캠프까지 가고 오는 길은 험했고 시간은 4시간 이상 소요된다고 했다. 12시전에는 출발해야 해가 지기전에 돌아올 수 있는 거리였다. 타카 말로는 상징적인 곳이고 쓰레기가 많다고 했다. 멀리 보이는 그곳은 빙하만 보였다. 베이스캠프는 고락쉡에서 보이지 않았다. 꼭 쓰레기 매립장 처럼 보이는 곳이 있었다. 베이스캠프 가는 길 오른쪽 절벽과 계곡 다시 절벽으로 이어지는 그곳은 흡사 채석장 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자세히 둘러봐도 쓰레기 매립장이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쓰레기는 많이 보이지 않았지만 모양새가 그랬다.


롯지로 들어갔다. 로부체에서 봤던 일행이 보였고 새로운 인원도 많이 보였다. 오로지 두개뿐인 고락쉡 롯지는 사람으로 미어터졌다. 이곳 롯지 주인은 부자라고 했다. 겨울 비시즌에도 트레커들로 꽉꽉 차고 시즌에는 예약하지 않으면 식당은 커녕 밖에서 텐트를 치고 자야할 판이라고 했다. 돈을 긁어모으기 때문에 헬기를 불러 돈을 싣고 간다고 했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음식값이 비싸지는데 단연 고락쉡 물가는 으뜸이었다. 카트만두에 비하면 5배 이상 차이가 났다. 차량으로 식자재를 운송하는 것이 아닌 사람이 일일이 짊어지고 와야하기 때문에 비싸지는건 이해 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아무리 품삯이 비싸더라도 과하다 싶을 정도였다. 서양식 아침 세트는 거의 1000루피에 육박했다. 카트만두 타멜거리에서 식사를 할 경우 식당마다 다르겠지만 200루피도 되지 않는 것을 생각하면 가히 최고라 할만 했다.


다행히 방에는 햇살이 들어왔다. 해 냄새가 방안에 가득했다. 쾌쾌한 냄새와 섞여 있었지만 이마저도 익숙해져 버렸다. 기주는 콧노래를 부르며 배낭 정리를 했다. 몹시도 기분 좋은 상태다. 잠시나마 침대에 누워 온몸을 비벼댔다.


-내평생 여기 다시 올 날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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