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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랑자 Jul 22. 2017

#71

연재소설

-출발해 볼까?


칼라파타르로 가는 길은 롯지 좌측편에 있었다. 오르는 길은 눈에 잘 보였다. 말로만 전해들어 어떤 모습일지 상상속에 나래를 펼쳤는데 실상은 뒷산같은 모습에 마음을 비워버렸다. 콜린 아저씨는 그래고 오르고 나면 마음이 바뀔꺼라고 했다. 일몰이 가히 최고라고 했다. 이곳에 오면 꼭 들렸다 간다고 했다. 에베레스트도 보이고 빙하도 보이고 장관이라고 했다. 타카도 말했다. 베이스캠프에서는 쓰레기만 볼 수 있다고 했다. 물론 빙하와 설산도 눈앞에 보이긴 하지만 베이스캠프는 상징적인 곳이라 했다.


-왜이러지, 어지러운데.

무진은 혼잣말을 했다. 갑자기 어지러움을 느꼈다. 나아지겠지 생각했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쉬다 걷다 쉬다 걷다 반복했다.

-어지러워. 안되겠는데, 내려가야 될것 같아. 타카.

걷지 못하겠어.

-5분만 가면 되는데. 거기까지만 가보고 그래도 안되겠으면 내려가자. 그곳만 가도 거의다 볼 수 있어.

-미치겠네. 왜이러지.

콜린과 기주는 앞장서서 가고 있었고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거리에 있었다. 다시 쉬었다. 조금만 가라앉기를 기다렸다. 어지러움이 사라지면 다시 걸었다. 이제 그만하고 내려갈까 하다가도 다시 올랐다. 기주와 콜린이 서 있었다. 그곳이 뷰 포인트였다. 무진은 주저 앉을 뻔 했다. 타카가 부축해주고 아주 천천히 걸었다.


-미치겠다. 진짜. 너무 어지러워.

-왜그래? 갑자기?

-몰라. 갑자기 그러네.  머리가 아프더니 이제는 어지럽끼 까지하네. 가지가지한다 진짜.

-다 왔어. 더 이상 올라가지 않을꺼야. 끝이야. 더 올라가면 룽타 있는 곳이 있는데 거기나 여기나 다를게 없어. 여기도 충분해.

타카는 아쉬워 하는 무진에게 말했다.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가만히 서 있기에도 몸이 휘청거렸다. 바위를 꼭 붙잡았다. 콜린은 패딩을 꺼내 입었다. 기주도 패딩을 입었다. 무진은 힘이 빠져 패딩 입을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낭가르타샹에서 봤던 풍경이 조금 앞당겨 졌다. 그뿐이었다. 무진은 안되겠다 싶어 알렸다.


-나는 안되겠어. 내려갈께. 좀더 보고 와.

-일몰까지 한 시간 남았지?

기주가 타카에게 물었다.

-어. 한 시간. 해 떨어지면 엄청 추울꺼야. 그리고 여기는 바람이 심해. 조심해야되.

-나도 내려갈래. 이제 충분해. 이곳은.

-왜 좀더 있다 내려오지?

-됐어. 충분히 봤어. 비슷한데 뭘. 그 풍경이 어딜 가니 똑같지. 그리고 식당 창가에서 보는 것도 엄청 좋더라. 거기서 또 보면 되. 내려가면 일몰시간이랑 알추 비슷할텐데.

-그래도..,

-됐네요. 이사람아.

-어제부터 사람 잡는구나. 고산병이. 장난 아닌데.


콜린은 일몰 보고 내려간다고 했다. 콜린만 남겨두고 셋은 내려갔다. 고도는 고락쉡에서 300미터 차이였다. 불과 30분 내려갔을 때 어지러움은 사라졌다. 그리고 식욕이 생겼다. 배가 고팠다. 얼른 가서 뭐라도 먹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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