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트럭은 백광현을 향해 그대로 질주해왔다.
백광현의 눈에는 길 건너편에서 소리 지르며 달려오는 현미래의 모습과 자기를 향해 질주해오는 트럭의 모습이 오버랩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순간일 뿐이었다. 트럭은 그대로 백광현을 쳐버렸고 백광현의 몸은 공중으로 붕 떠올랐다! 그 순간 백광현의 눈에는 모든 것이 느리고도 선명하게 보였다. 그 중에서도 저기 울부짖으며 달려오는 현미래의 모습이 가장 선명하게 보였다.
'안돼! 미래야~ 위험해~!!'
소리치고 싶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 순간 백광현의 몸은 바닥에 “쿵” 소리리를 내며 떨여졌고 백광현은 정신을 잃고 말았다.
"안돼! 안돼! 광현아! 안돼!"
한발 늦게 달려온 자신을 원망하며 현미래는 백광현을 안고 오열했다.
"안돼! 여기 119좀 불러주세요!!! 안돼!!!! 광현아!!! 여기 119좀 불러주세요!!"
현미래는 백광현을 끌어안고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 잠시 후 구급차가 도착했고 구급대원들은 서둘러 백광현을 구급차로 옮겼다.
“보호자분! 혹시 보호자분 안계세요!”
구급대원이 급하게 환자의 보호자를 찾았다.
“저요! 제가 보호자에요!”
현미래가 반쯤 정신이 나가 대답하자
“얼른 차에 타세요!”
구급대원이 현미래를 백광현과 같이 태우고 출발했다.
그렇게 백광현과 현미래는 구급차를 타고 경윤 대학병원으로 이동했고 백광현의 수술은 급히
수술실로 바로 옮겨졌다. 현미래는 정신없이 울부짖다 백광현이 수술실로 옮겨지자 거의 기절하기 직전 상태였다. 기다리는 동안 현미래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 지도 몰랐다. 다행히 큰 수술일 거라고 걱정했던 거와는 달리 수술은 5시간을 넘기지 않고 끝났다. 백광현은 수술을 마친 후 중환자 실로 옮겨졌다.
백광현이 수술을 마치고 나오자 겨우 정신을 차린 현매래는 수술을 마치고 나온 의사선생님을 붙들고 백광현의 상태가 어떤지 물어 보자 의사선생님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천만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하셨다.
"큰일 날 뻔하셨는데 천만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아마도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해 박아둔 방지봉이 트럭의 속도를 줄여 줬고, 트럭에 부딪쳐 떨어지면서 아스팔트가 아닌 옆 화단에 떨어진 게 큰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정말 하나님께서 도우셨습니다. 내일은 일반 병실로 이동도 가능하시고 의식만 회복하시면 간단히 거동도 가능하실 겁니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하나님! 흑! 흑! 고마워 광현아!"
현미래는 한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의식을 잃고 누워있는 백광현을 보니 한없이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고마워~ 광현아! 그리고 미안해! 미안해! 내 전부를 걸고서라도 너를 지켜줄게!! 사랑해!"
그렇게 현미래는 중환자실에서 하룻밤, 일반 병실 옮겨서 하룻밤, 이틀 밤을 꼬박 새워 백광
현을 간호했다.
그때 잡고 있던 현미래의 손에 꼼지락대는 게 느껴졌다.
"광현아~!정신이 좀 들어? 백광현!"
놀라고 기뻐서 현미래를 백광현을 조심조심 흔들며 말했다.
"괜찮아? 으흑....... 바보야! 빨간불에.... 그렇게..... 뛰어오면..... 어떡해?"
백광현은 사고 나기 직전 현미래가 뛰어오는 모습이 걱정돼서 얘기했다.
"뭐래? 지금 누가 누구 걱정하는 거야!"
현미래는 또 한없이 눈물이 흘렀다.
"미래야~나.. 괜찮아..... 울지 마!!"
현미래가 얼마나 걱정했을까를 생각하며 현미래를 달래는 백광현이었다.
"그래~그래~~고마워! 금방 의사선생님 불러올게!"
현미래가 의사선생님을 불러오자, 의사선생님은 백광현의 상태를 이리저리 체크해보시더니 현상태로는 안정이 최우선이라고 일단 환자가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 달라고 하고 가셨다.
"야! 광현아! 이기 먼일이고? 어이?"
"광현아~ 괜찮아? 흑! 흑! 미래한테 연락 받았어~"
의사선생님께서 다녀가시고 손영찬이랑 지희영이 병문안을 왔다. 현미래가 연락을 했던 모양이다.
"ㅎㅎ내가 불렀지~ 나 없는 동안 너 지키라고!"
현미래가 장난스럽게 얘기했다. 하지만 순간 눈빛은 빛나고 있었던 게 농담만은 아닌 듯 매서워 보였다.
"병원에 간호사, 의사 선생님 다 계신데......"
백광현이 얘기하려 하자 손영찬이 손을 저으며 말을 끊었다.
"아이고! 됐다 마! 니가 이리 다치가 누 있는데 우리가 안 와보마 섭하지! 안 글나? 희영아~"
"그렇지! 당연히 와봐야지. 미래 이틀 밤 꼬박 새웠을 건데 눈 좀 붙이고 와. 그동안 우리가
광현이랑 같이 있을게~"
지희영이 얘기했다.
"그래~그럼 다녀올게~광현이 필요한 것 좀 챙겨서 올게~부탁해~광현아 곧 다녀올게..... 내가 지켜줄게! 나만 믿어!!"
현미래가 백광현의 손을 꼬옥 잡고 단호한 눈빛으로 얘기했다.
"어..... 그래! 나야 믿지. 조심히 다녀와~"
그렇게 백광현과 헤어진 현미래는 현우재와 단판을 지을 생각으로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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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늦네?"
금방 올 것 같았던 현미래가 저녁이 늦어도 오지 않자 지희영이 걱정되는 말투로 얘기했다.
"야! 이틀 밤을 야 간호한다고 꼬박 샜다 아이가? 피곤해서 한숨 자겄지? 걱정하지 마라~"
손영찬이 얘기했다.
"야! 미래가 너냐? 피곤해도 광현이 잘 때 같이 잘 걸!"
지희영이 눈을 흘기며 손영찬에게 핀잔을 줬다.
"야는 가마이 있는 나는 와..........?."
손영찬이 억울하다는 듯이 말을 하려는데 지희영의 핸드폰으로 전화가 울렸다.
‘위이이이잉~~~ 위이이이잉~~~~~’
현미래였다.
"어~~미래야! 어디..........."
지희영이 전화를 받고 말을 하려는데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지희영씨죠? 여기 경윤 대학병원 응급실인데요! 백광현 씨랑 같이 얼른 내려와 보셔야겠습니다. 얼른요!"
"네? 그게 무슨? 미래 전화를 왜?"
어리둥절한 지희영이 영문을 몰라 물었다.
"현미래 씨가 백광현 씨를 찾습니다. 얼른 내려오세요!!"
다급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희영아!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이상한 낌새를 챈 백광현이 물었다..
"몰라! 나도 미래 폰으로 전화 왔는데 다른 사람이 경윤대 응급실이라고 미래가 너 보고 싶어한다고 데리고 얼른 오래!"
꿈이라도 꾸는 듯이 힘없는 목소리로 지희영이 얘기했다
"뭐???"
순간 뭔가가 잘 못 됐다고 생각한 백광현이 침대에서 일어나 비틀거리며 뛰어갔다.
"같이 가! 광현아!"
그 뒤를 급히 지희영과 손영찬이 따라갔다.
한편, 현미래는 할아버지와 한바탕 전쟁을 선포한 후 짐을 챙겨 차를 몰고 나왔었다. 운전을 하는데 눈물이 앞을 가렸다. 자꾸만 눈물이 시야를 가렸다. 잠시 차를 정차하고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눈물을 닦고 보니 교차로 신호가 빨간불이었다. ‘아차!’ 하는 순간, 바로 그때 달려오던 트럭이 현미래가 운전하는 차의 운전석을 치고 말았다. 큰 사고라 바로 경윤대 응급실로 실려왔지만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었다.
그 순간 현미래는 백광현이 보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커윽..........커윽..........."
현미래는 마지막 힘을 다해 얘기했다.
"네! 환자분 말씀하세요~~"
"커윽..........커윽...........내......저.....나.......기..."
"네 전화기? "
"지...... 히.........여....ㅇ........"
"네. 지희영?네 눌렀습니다."
"커.....윽......배......ㄱ........과.....ㅇ......혀......ㄴ.....커....윽......가.....치........."
"여보세요! 지희영씨죠? 여기 경윤대학병원 응급실인데요! 백광현 씨랑 같이 얼른 내려와 보셔야겠습니다. 얼른요!"
현미래는 가쁜 숨을 내쉬며 입구 쪽을 봤다.
잠시 후 백광현이 저쪽에서 비틀거리며 뛰어오는 게 보였다.
'다행이다! 백광현 널 마지막으로 보고 갈 수 있어서......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죽어서라도 널 지켜줄게....... 반드시.......... 사랑해! 광현아!'
삐이이이이이이이...........................
그렇게 현미래는 숨을 거뒀다.
저 멀리서 피투성이가 된 현미래의 모습이 백광현의 눈에 보이자 백광현은 미칠 것만 같았다.
숨이 멎는 것만 같았다. 현미래가 눈을 껌뻑이며 자기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현미래에게 거의 다 도착했을 때 현미래의 눈이 감기고 심장이 멈췄음을 알려주는 신호음이 울렸다.
"미래야! 미래야! 미래야!“
백광현은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
"흑! 흑! 흑! 미래야ㅠㅠ"
"이기다 무슨 일이고? 흑! 흑!"
지희영과 손영찬도 같이 울었다.
"미래야! 현미래! 이렇게 가버리면 나는 어떡해?"
백광현은 미칠 것만 같았다. 숨이 쉬어지지 않고 머리가 핑 돌았다.
"야! 광현아..... 왜 그래? 백광현......."
백광현은 슬픔을 주체하지 못해 의식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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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봄비 -제21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