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마이 라이프
때는 바야흐로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엄청난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을 집어삼킬 듯이 퍼져 나가고 있을 때였다.
큰 아들은 유치원 졸업여행은 다녀왔지만 졸업식은 하지 못 했다. 그리고 곧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바이러스는 큰아들의 초등학교 입학식까지 못 하게 만들었다.ㅜㅜ
활동량이 엄청 많은, 갓 유치원을 졸업한 어린 사내아이에게 이것은 가혹한 형벌과도 같은 것이었을 것이다. 친했던 친구들과의 이별만으로도 슬프고 힘들었을 텐데 새로운 친구들과의 설렌 만남마저 산산조각 나고 말았으니 말이다.ㅠㅠ
그래서였을까? 큰아들은 유난히 힘들어했다.
어느 날 직장을 다녀오니 큰 아들이 대성통곡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정말 서럽게 큰 소리로 울고 있었다. 듣는 사람의 마음이 아플 만큼.........
영문을 알지 못하니 아들에게 물어봤다.
"아들 왜 울어?"
"너무 힘들어..... 엉엉엉. 코로나 싫어..... 엉엉엉. 코로나 미워....... 엉엉엉."
코로나 때문에 유치원 졸업식도, 초등학교 입학식도 못 하고, 친구들도 못 만나니 싫을 만했다. 그런데 요 꼬맹이가 그게 그렇게 대성통곡하면서 울 일인가? 싶어 다시 물어봤다.
"아들! 뭐가 그렇게 힘들어?"
"엉엉엉. 친구들이랑 놀지도 못하고, 티브이도 제대로 못 보고, 게임도 제대로 못 하고 너무 힘들어..... 엉엉엉."
대답을 마치고 아들은 다시 세상스럽게 다시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
그때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생각 하나 가 있었다.
'다~힘들구나! 나이랑 주어진 상황이 다를 뿐이지, 그 나이대에, 그 상황에 맞게 다들 힘들어하는구나!'
내가 볼 때, 세상 편할 거 같고 아무 생각 없을 거 같은 요 꼬맹이도 자기에게 주어진 감당 하지 못할 시련(?)에 세상 무너질 듯이 힘들어하는구나~
난 그 시절 학원에서 학생들 수학을 가르치는 수학강사였다. 난 육아에, 직장생활 스트레스에 힘들어 하고 있었으면서도 고등학생들에게는
"뭐가 힘들다고 그래? 조금만 정신 차리고 집중하면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젠데!"라고 말했고,
그 고등학생들은 또 힘들어하면서 중학생들을 보면서 얘기한다.
" 좋을 때다. 중학교 수학 문제 풀면 아무 걱정이 없을 거 같다."라고......
(거짓말이다. 내가 다 봤다. 중학교때 얼마나 너희들이 힘들어 했는지~하지만 그들은 지금은 그렇게 느낀다.)
또, 그 중학생들도 또, 초등학생들을 보면서 똑같이 얘기한다.
"좋을 때다. 초등학교 수학 문제 풀면 아무 걱정이 없을 거 같다."라고......
(역시 거짓말이다. 내가 다 봤다. 초등학교때 얼마나 힘들어 했는지~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느낀다.)
근데 막상 초등학생들은 행복해하느냐? 그것도 아니다. 그 아이들 그 아이들 나름의 이유들로 힘들어한다.
초등학생 아이들은 또 유치원 때를 그리워한다.
그렇지만 유치원생 아이들도 그 아이들 나름의 삶의 무게와
나름의 이유들로 힘들어한다.
그도 그를 것이 우리도 생각해 보면, 지금 생각하면 생각조차 나지 않을 아무것도 아닌 이유들로, 학창 시절, 유년시절들을 죽을 듯이 힘들어한 경험들이 있지 않은가?
'우리는 다 각자의 상황과 이유가 달라서 그렇지 각자의 삶의 무게로 힘들어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돈이 많은 사람은 돈이 많은 사람대로,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대로, 많이 배운 사람은 많이 배운 사람대로, 배우지 못한 사람은 배우지 못한 사람대로, 건강한 사람은 건강한 사람대로, 아픈 사람은 아픈 사람대로, 자식이 많은 사람은 자식이 많은 사람대로, 자식이 없는 사람은 자식이 없는 사람대로.......... 겉으로 보이는 삶이 아닌 우리들의 삶 깊숙이 들여다보면 다들 힘들어하며 살아가고 있다. 다만, 누구는 그 힘든 상황을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이며 살고 있고, 누구는 왜 나만? 하면서 죽을 듯이 힘들게 받아들이고 있을 뿐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어차피 다들 힘들다~왜 나만 이렇게 힘들지?아님 나만 이렇게 힘든건가?라는 생각하지 말고 힘내보자. 지금 내가 힘든 건 열심히 잘 살고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힘든 상황, 힘든 이유에 집착하지 말고 그냥 원래 그러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서 살아보자~그럼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이 힘든 상황과 이유는, 저렇게 많이 쌓였던 눈이 봄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지고 없듯이, 사라지고 없을 것이다. 물론 또 다른 힘든 상황, 힘든 이유가 찾아오겠지만 그때도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넘겨버리자~그럼, 삶이 좀 더 여유로워지지 않을까?
오늘 하루도 힘내자고 외쳐 본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