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만의 비밀여행
야심한 밤에 백광현에게 걸려온 발신자 표시 제한 전화 한 통!
'누굴까?'
백광현은 받을까? 말까?를 망설이다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야! 백광혀이! 니 와이리 전화를 늦게 받노??"
"야! 누구? 손영찬? 깜짝 놀랐잖아!"
"놀래기는 와 놀라노? 죄진 거 인나? 그나 저나 뭐라고 뜨노? 폰에? 발신자 표시 제한이라 뜨나?"
"어이~~ 휴~~ 뜬다 떠! 그거 확인하려고 전화했냐?"
"그렇지~ 안 그라마 내가 이 야심한 밤에 니한테 와 전화했겠노? 인마~ 그나저나 니 미래한테 얘기했제?“
"뭘? 얘기해? 밑도 끝도 없이 그렇게 말하면 내가 어떻게 알아들어?“
뭘 이야기 하는 지 알면서도 백광현은 손영찬이 발신자제한으로 전화해서 놀래킨 게 괘심해서 일부러 모른 척했다.
"야! 척하면 척이지~ 그걸 못 알아 들으마 우짜노? 우리 여행 가는 거? 인마~~"
"얘기했지. 같이 가기로했어. 걱정말고 자라~~"
"오냐~~ 니도 잘자. 내 꿈꾸고~~~"
"우~~~웩~~~~ 끊어라."
전화를 끊고 난 백광현은 오늘 있었던 일들에 대해 생각하면서 잠을 청했다. 중간고사 후에
있을 여행을 기대하며.......마치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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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사 마지막 전공시험이 끝나고 강의실을 나오데, 백광현을 현미래가 급히 불렀다.
"야! 백광현~~! 백광현~~~!"
"어.... 미래야~“
“뭔 생각한다고 몇 번을 불렀는데도 못 들어? 시험 잘 쳤어?”
“미얀. 나야....당연히......너랑 밤새 통화한다고 시험공부를 제대로 못 해서....... 그냥 대충 봤어~ㅎ너는?"
"나야... 뭐. 너 1등 하라고 대충 적었지? 이 누나가 제대로 하면 너 장학금 못 받을까 봐~ㅋ"
"어이그~~~ 고맙다. 근데 1등은 만수가 하지 않을까? 갠 차원이 다르던데.........ㅋ 교수님이 벌써 이번 논문에 참여시킨다는 말도 있어... 수학천재야~~"
"ㅋ 그래서 쫄았어~~이 현미래의 남자가?ㅋ"
"어이그~ 쫄긴? 그냥 그렇다는 거지?"
"그래! 영찬이는?"
"영찬이? ㅋ 시험 시작하고 바로 나가기 그렇다고 10분인가? 엎드려있다.... 나갔어. 아마 교수님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이렇게 적고 나갔을걸~ㅋ"
"그래~ 잘 됐다~ 너 나랑 지금 여행 가자~!"
갑작스럽게 지금 여행 가자는 얘기에 백광현은 얼떨떨해하며 현미래를 쳐다봤다.
"우리 여행은 내일 가기로 했잖아?"
"그니까! 그게 말이 되냐고? 너랑 둘이 여행 가기도 전에 다른 애들이랑 같이 간다는 게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돼~~"
"그래도.... 내일 애들이랑 약속은??"
"나한테 다 생각이 있어~ 우리가 하루 일찍 가있는 거지? 내일 장 봐서 우리가 먼저 출발한 거로하고~ 민박집에도 알아봤어~ 하루 일찍 와도 된대~~^^"
"그래도..될까? 그리고, 너 부모님께 허락은 받았어?"
말은 걱정스럽게 하면서도 둘이 여행을 간다는 생각에 백광현의 심장은 쿵쾅 쿵쾅 소리를 내
며 뛰고 있었다.
"우리 부모님은 오늘 할아버지 모시고 미국 고모 댁 가셨지~~~ 한 일주일은 걸리실걸.... 그니까 빨리 간단히 짐 챙겨서 나와. 얼른! 마트 들렀다 가려면 바빠..... 시간 없어~"
"그........ 래"
그렇게 현미래와 백광현은 대충 장을 봐서 버스를 탔다. 다행히 자취 짐 옮길 때 가져온 큰 배낭이 있어 나머지 필요한 건 가서 또 사기로 하고 대충 챙겨 넣었다.
둘만 떠나는 여행! 생각만 해도 설렌데 지금 버스 옆자리에서 현미래가 앉아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백광현에게 머리를 기댔다. 그렇지 않아도 쿵쾅 되던 백광현의 심장은 터져버릴 것 같았다.
"야~~너 어디 아파?“
“어? 아.... 아닌데.... 왜?”
“이봐! 이봐! 말도 더듬고? 그리고 심장이 왜 이래?”
“아....아니야....아무것도!”
백광현은 자기 심장 뛰는 소리가 현미래에게 들렸다고 생각하니 부끄러워 얼굴까지 빨개 졌다.
“ㅋ 그렇게 좋아? 니 심장 어떻게 하냐?"
"어.... 어~ 나도 모르겠어! 제어가 안되네~"
그런 백광현이 한없이 귀여운지 현미래는 백광현의 볼에다 뽀뽀를 하며 말했다.
"너! 딴 생각 하면 안 된다~!"
"어~~? 뭔 딴 생각???"
백광현의 심장은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고 얼굴은 붉은 태양처럼 더 붉어졌고 뜨거워졌다.
"ㅋㅋㅋㅋㅋ 밤새 셤 공부하느라 잠도 못 잤을 건데 좀 자 둬~~"
현미래는 그런 백광현이 귀여웠지만 더 놀리면 백광현의 심장이 터질 거 같아 그만하기로 하
고 눈을 감았다.
한 시간쯤 지나서 목적지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밖으로 나왔다. 4월의 싱그러운 산 내음이 기분이 상쾌하고 기분이 좋았다. 산새소리, 계곡물소리, 바람 소리도 듣기 좋고 모든 게 좋기만 했다.
"짜잔~~~우리 사진 찍자~~"
현미래가 디지털카메라를 꺼내면서 얘기했다.
"언제 이런 걸 챙겼어~~~?"
현미래의 추진력, 준비성에 감탄하는 백광현이었다.
그렇게 지나가시는 분께 부탁해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몇 번이나 돌려보던 현미래는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앞서 걸었다.
"배고프다. 저녁 먹자. 미래야~~ 곧 어두워질 걸. 내가 맛있는 찌개 끓여줄게~"
"오우~~너 요리도 할 줄 알아?"
"ㅋ 고등학교 3년 내내 자취했다~첫 한달 정도만 빼고~ 먹을 만큼은 할 줄 알아~^^어차피 집에 있는 버너랑 코펠 다 챙겨왔으니~~가자~"
"오케이~~"
백광현은 민박집으로 돌아와서 쌀 씻고 밥 안치고 이것저것 씻고 요리해서 찌개를 끓일 준비를 했다. 버너가 하나밖에 없어서 밥이 다 되면 찌개를 끓여야 했다.
"미래야~~ 밥은 산에서 해야 할 때는 집에서 할 때보다 물을 더 많이 넣고 뚜껑을 무거운 걸
로 잘 눌러주고 강불로 끓이다가 밥 물이 끓으면 중불로 낮춰줘야 해~. 물 조절과 불 조절이 관건이야~~. 그렇지 않으면 밥이 타버리거나, 아래는 타고 중간은 그나마 먹을 만하고 위에는 설익은 삼층밥이 돼버리거든. 잘 알아둬. 혹시나 써먹을 일 있을 수도 있으니....."
백광현이 오랜 자취생활과 고등학교 때 캠핑 실패의 경험으로 얻은 것들이었다.
"야~~너 되게 잘 한다. 멋있어~~ 난 안 배워도 될 것 같아~ 네가 평생 해줄 건데 뭐~~ㅋ"
현미래는 백광현이 밥을 하고 찌개를 끓이고 고기를 굽는 동안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백광현의 솜씨에 연신 감탄하고 있었다.
"자 밥 먹자~~"
"그래~~ 이야~~ 푸짐한 걸~"
"뜨거워. 조심해서 먹어~~!"
"그래~~~ 이야~~~~~~ 너 수학하지 말고 요리해라~~ㅋ 집에서 먹는 거보다 훨~~~신 맛있어~"
현미래가 백광현의 요리 솜씨에 감탄하며 말했다.
"어이그~~~ 원래 밖에서 이렇게 먹으면 더 맛있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면 더......"
"광현아~~~너 평생 해줘야 돼~~~ 자~~~ 짠하자~~~ 근데 우리 이러고 있으니 신혼여행 온 거 같다 ㅋ"
"흠..... 흠...... 자꾸 놀리지 마라..... 아까부터......"
백광현의 심장은 다시 쿵쾅 되기 시작했다.
"알았어. 어차피 방 2개야~ 남자, 여자 자려고 2개 예약해뒀으니....... ㅋ"
현미래가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얼른 먹고 치우자~~"
"설거지는 내가 할게. 벼룩도 낯짝이 있지~~? ㅋ"
현미래가 밥하는 동안 하나도 도와주지 못한 게 미안했던지 팔을 걷으며 일어섰다.
"어이구~~ 선녀님은 그냥 계세요~~ 난 늘상 하던 거라 내가 하는 게 편해요. 제 행복입니
다~"
"우리 진짜 선녀와 나무꾼 같다~ 행복해~ 아~~~평생 오늘만 같아라~~~ㅋㅋㅋ"
행복에 겨워하며 현미래가 기지재를 켰다.
"자~입가심으로 맥주 한 잔~~"
백광현이 설거지까지 다 마치고 맥주와 과일을 깎아서 가져왔다.
"야~~백광현~너 진짜 못 하는 게 뭐니?"
"ㅋ 너 미워하는 거?"
백광현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ㅋ 너 말하는 게 갈수록 날 닮아 가는 거 같다~"
"미래야~~ 여기 조용하지~~? 조용히 듣고 있음 소쩍새 소리가 들린다. 잘 들어봐! 옛날 사람들은 소쩍새 소리를 듣고 그 해 풍년이 들지? 흉년이 들지? 를 알았대"
"응? 그게 무슨 말이야?"
현미래가 궁금하다는 듯 백광현에게 바싹 다가와 앉으며 물었다. 이전 같으면 그렇게 가까이 현미래가 다가오면 당황했을 백광현이지만 술기운이 약간 오른 탓인지 개의치 않고 얘기를 이어갔다.
"자세히 들어보면 소쩍새가 ‘소텅’ 하고 우는 해가 있고 ‘소쩍’ 하고 우는 해가 있대~"
"그래서~?"
현미래가 신기한 듯 더 다가오며 물었다.
"‘소텅’ 하고 울면 솥이 텅 비어서 흉년이 들고, ‘소쩍’ 하고 울면 솥이 적을 정도로 풍년이 드
는 거래. 잘 들어봐~~"
‘소쩍 소소쩍 소쩍~~’
‘소텅 소소텅 소텅~~’
현미래의 귀에는 어떨 때는 소쩍이라 들렸다가 어떨 때는 소텅이라고 들렸다가 했다. 하지만
현미래에게도 백광현에게도 소쩍새가 어떤 울음소리를 내는지가 중요하지는 않았다.
지금 이 순간 둘이 함께 있다는 것만이 중요했다. 그리고, 조용히 현미래의 입술이 백광현의 입술 위에 포개졌다.
그렇게 깊은 계곡 민박집의 밤은 깊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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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봄비 -제16화-로 이어집니다.
※본 소설은 본인의 창작 소설입니다. 아울러 저작권은 본인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무단도용은 하지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