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봄비 17화

-제17화-

음모의 시작

by 백운


그날 이후 이상하리 만큼 평안한 날들의 연속이었다.

미래 재단에서도, 미래 집안에서도 어떠한 연락도 어떠한 행동도 보이지 않았다.

백광현은 그게 더 불안했지만 티를 내면 미래가 신경 쓸까 봐 최대한 조심조심 또 조심했고, 현우재를 만난 사실도, 현우재가 한말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올해는 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최하는 월드컵이 있는 해였다.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이 지금 조 별 리그에서 폴란드,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서 이탈리아, 8강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무적 함대 스페인마저 침몰 시켜버린 것이 아닌가? 대학가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축구로 흥분의 도가니 그 자체였다.






만나면 모두 축구 이야기였고, 이제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결승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4강에서 만난 독일은 우승 후보이기 했지만, 지금까지 만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다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들을 다 이기고 올라온 대한민국이라 기대를 안 할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올라 온 것만 해도 기적이라 하면서도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결승을 기대하고 있었다. 각 대학가에서는 4강 경기를 생중계를 위해 대형 스크린을 설치했고, 그건 경윤대도 마찬가지였다. 대 운동장에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고 많은 사람들이 붉은 악마 티를 입고,





'대~한~민~국'을 외쳤고, '오~필승 코리아'를 따라 불렀다.




출처 : Again 인기가요 톱 10 유튜브




출처 : Again 인기가요 톱 10 유튜브



"야~ 야~~ 내 심장이 터지 삐겠다~~ 이기 먼일이고?? 오늘 독일만 이기마 결승 아이가?"


손영찬은 대한민국이 세계 강국들을 이기고 4강에 왔다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들떠서, 미리 자리 잡고 앉아 캔 맥주를 들이켰다.

"그러게~ 이런 날이 올 줄이야~ 히딩크가 대단하긴 대단해~~"


박만수도 거들었다.

"야~명보 오빠 엘라스틴 머릿결은 어떻고? 너무 멋있어~!"

지희영이도 가만히 있지 못했다.

"야! 희영아~ 미래랑 광현이는 와 안 오노? 둘이 딴 데로 샌거 아이가?"


"어이그~ 걔들이 너냐~~? 치킨 좀 사 온다 했는데~ 날이 날인만큼 밀리는가 보지~ 어~!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 더니, 호, 호, 저기 오네~ 여기 미래야! 광현아!"


저쪽에서, 미래와 광현이가 양손 가득 바리바리 싸 들고 오고 있는 모습을 보고 지희영이 손짓하며 불렀다.




"야~ 다 와있었네~~ 우와....씨~ 사람이 터져 나간다~ 터져 나가! 미래가 1인 1닭 해야 된다 해서. 자~~ 얼른 한 마리씩 받아~~"

백광현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표정은 즐겁게 웃고 있었다~


"야~ 왜 이래? 다들 1닭씩 하지 않아? 우린 1닭씩 할 수 있는데~~ 맞지? 희영아~~!"


현미래가 지희영이를 보며 말했다.

"당근이지~~~~"


지희영이 웃으며 대꾸했다.

"야~ 너그는 몸은 여리 여리 한데 거기 다 어디로 들어가노? 나는 물만 묵어도 배가 이리 나오던데....세상 참 불공평한 기라......."

손영찬이 신기하다는 듯 얘기했다.

"야~ 말도 안돼. 니가 물만 먹는다고? 너 거 거 다 술 배야... 크크크... 그리고 우리는 원래 밥 배, 치킨 배, 술 배, 빵 배 다 따로 있거등- 맞지? 미래야- 호! 호! 호!"

지희영이 현미를 보며 웃으며 얘기하자

"맞아! 맞아! 맞아! 고럼~~~호~호~호~호~~~"

현미래가 맞장구를 쳤다. 완전한 축제 분위기였고 사람들은 모두 들떠 있었다~

‘위이이잉~~~~ 위이이이잉~~~~~’

그때 백광현의 전화기가 울렸다.

"어~~ 집에서 전화 왔어! 잠시만~~ 여보세요~~아부지!"


백광현이 한쪽 귀를 막고 큰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어~ 그래~~잘 지내제? 축구 기경 갔나? 마이 시끄럽네~"

백광현의 아버지였다.

"예~~ 친구들이랑예~~ 학교서 대형 스크린 설치해 줘서 예~ 동네에서는 축구경기 모여서 안 봐예?"

백광현은 부모님이랑 고향친구들을 만나거나 통화할 때면 사투리가 자신도 모르게 나왔다.

"그래~ 우리도 마을 회관에 모이가 볼라 카고 있다. 근데 광혀~이 니 우리 동네 윗집 태수 아재 알제?니 한테는 5촌 당숙 이고, 어릴 때 니 똘똘하다고 억수로 이쁘했다 아이가....? 니 경윤대 붙었을 때는 돼지 잡아가 동네잔치도 해주셨고."

"예~~알지 예! 태수아재~지가 모를 리가 있습니꺼~~ 근데, 태수아제는 와예? 뭔 일인데예?"

"그래~~ 뭔 일이 있는 건 아이고 니! 태수행님 아들 광민이도 알제?"


"예~~ 잘 알지예~ 그 행님도 지 억수로 챙겼지예~~ 근데 와 예?"

"가 요즘 뭐하노? 태수 행님 말로는 엄청 큰 회사 들어갔다 카던데.... 무신 주식인가? 뭔가?하는....."


" 예~맞아예~~ 우리나라 젤 큰 삼장 증권 들어가서 엄청 잘 나간다 카던데예~ 돈도 엄청 마이 벌고예~~"

"맞나? 그럼 가 말이 맞네.........?"

"예? 무슨 말예?"

"아이다~~~알았따이~~축구 기경 재밌게 해라이~~~"

"예? 예~~아부지도예~~"

"누구야? 아버님! 왜? 표정이 안 좋아?"

전화를 끊고 나자 현미래가 백광현의 팔짱을 끼며 물었다.

"어.......? 어.......그냥 전화하셨대......"

"피~~ 그럼, 나도 바꿔주지? 아버님께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현미래가 입술을 삐죽 내밀며 뽀루퉁한 표정을 지었다.

"어이구~~울 아부지 너 보시면 바로 며느리 삼으시려고 할걸~~"

"ㅋ진짜? 그럼 나야 좋지 뭐~~~ㅎㅎㅎㅎㅎ"






현미래는 며느리라는 말에 기분이 한층 더 좋아져 함박 웃음을 지었다.

"야! 야! 드디어 시작한다. 야! 우리 누가 첫 골 넣는지? 만원빵하까?"

손영찬이 경기가 시작되려하자 더 흥분해서 얘기했다.

"어이그~~ 하여간...! 좋아! 걸어~~"

현미래도 동조하자 자동으로 다 동의 하는 분위기가 되어버렸다.

"오케이~~~ 다 콜이지?"

손영찬은 현미래의 동조에 한껏 더 기분이 업돼서 만원짜리 한 장을 꺼냈다.

그날 독일과의 경기는 비록 독일의 명 골기퍼 야신 칸의 맹활약에 막혀 1대 0으로 지기는 했지만 축구는 그 해여름 뜨거웠던 대한민국을 더 뜨겁게 달구며 휩쓸고 지나갔다.

.

.

.



똑! 똑!

"회장님. 백광민 펀드매니저 도착했습니다."


김비서가 현우재의 서재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어~ 들어오라고 해~~"

현우재의 말이 떨어지자 김비서가 서재문을 열어주었다.

"들어오시랍니다~"

백광현의 6촌 형인 백광민은 상장증권에 펀드매니저로 일하면서 미래재단 이사장의 손자 현동주, 현동수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었다. 운좋게 수익도 많이 내고 있었다.

백광민은 현우재의 호출을 받고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모른다.

'미래재단 이사장님이 보자고 하다니'

백광민한테는 엄청난 기회였다. 그야말로 천우신조였고 천재일우였다.

미래재단의 자산을 관리하는 선배의 말로는 요 앞전 현동주와 현동수의 투자금으로 수익을 냈든게 이사장의 눈에도 들었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어서 오시게~~백광민군!"


현우재가 쇼파에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네~ 회장님!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백광민은 90도 가까이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다.

"이렇게 오게 해서 미안하네.....내가 그쪽으로 가면 곤란한 일이라....이렇게 은밀히 보자고 했다네...."

"네.. 당연히 제가 와야죠. 회장님.. 신경써시지 마십시오!"

"그래~ 자네 실력은 익히 우리 동주와 동수 통해 들었네~~ 젊은 친구가 실력이 좋으시다고?허~허~허~"

"아닙니다. 믿고 맡겨주신 고객 님의 목숨과도 같은 자산을 불려 드리기 위해 시장 동향을 분석하고 세계 경제정책의 변화에 관심 가지고 투자를 하다 보니 운이 좋았던것같습니다~"

마치 예상 질문에 답변이라도 하듯 백광민은 또박또박 대답을 했다.






"어 허! 허~ 젊은 친구가 겸손하기까지 하군~ 그래서 말인데........"


현우재는 잠시 말끝을 흐렸다.


"네~편하게 말씀하십시오. 회장님!"

"그래서 말이야!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은 물론이고, 나와의 만남 자체까지도, 일체 새어 나가면 안 될 거야! 비밀을 지킬 수 있겠나?“

현우재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정색을 하며 백광민을 바라봤다. 그 눈빛이 서늘해서 백광민은 얼어 붙는 듯했지만 정신을 가다듬으며 현우재의 눈빛을 마주했다.

“네... 회장님. 당연합니다. 항상 고객님과의 소통은 비밀유지가 최우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음... 그럼, 됐군.. 내가 곧 어디 투자를 하려고 하는데........"

조금 더 뜸을 들인뒤 현우재는 말을 이었다. 백광민은 침을 삼키며 듣고 있었다.

‘천하의 미래재단 대표 현우재가 이렇게까지 뜸을 들이아니....’

"그게 삼광건설일쎄!!"

"네에??"



백광민은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그것도 그럴것이 삼광건설이라면 얼마전 아파트 붕괴사고로 지금 업계에서는 부도가 난다는게 기정 사실화 되어있는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소설 : 봄비 -제18화-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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