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45분에 일어났다. 밤에 놀고 싶어 져서 조금씩 늦게 잔다. 시원해서 오랜만에 푹 잤다.
명상을 하고 달리기를 할 준비를 했다. 마지막 달리기는 8월 4일 금요일이었다. 나가기 전에 어제 내려놓은 디카페인 커피를 마셨다. 그냥 컵에 뚜껑을 덮어놓았다. 맛이 없었다. 맛없는데도 그냥 앉아서 먹었다. 달리기 하기 싫어서... 7일 만인데 왜 이리 낯선고...? 내가 언제 뛰었던가? 전생에...?
맛없는 커피를 훌짝이는데 머리에서 떠오르는 관우이야기... 적진에 나가서 한 판 칼싸움을 하기 전 누군가가 술 한 잔을 준다. 그는 '이 잔의 술이 식기 전에 돌아오겠소' 하고 나가서 멋지게 한 판 하고 돌아와서 식지 않은 술을 마셨다는 전설의 그 이야기말이다. 얼마나 가기 싫으면 무협 판타지까지 등장하냐... 아니다. 얼마나 용기를 얻고 싶으면 관우선생님까지 떠올리냐고 해석해 보자...
술이 더 맛있긴 하지만 술 마시고 한 판 할 체력은 안 되니 맛없는 커피를 털어 넣고 자전거를 탄다. 태풍은 끈덕하고 무거운 습기를 자기 몸에 싣고 가버린 걸까. 선선한 바람이 피부에 와닿는다. 나무들은 비를 맞아 늠름하고 푸르르다. 금호강 습지 맨 길에는 사람들이 걷고 있었다. 그 앞에서 매일 체조를 하시는 분도 나와 있었다.
물에 잠기지 않은 곳까지 왕복했다. 0.9km였다.
뇌는 할 말이 많았다.
'너가 미쳤구나... 힘들다고.. 허벅지가 끊어진다... 생각 좀 해봐,,, 니 얼굴 시커멓게 다 탔어,,, 기미 곧 올라온다. 이런다고 안 아플 것 같아... 근거가 없어'
심장은 두근두근해지고 제멋대로 뛰기 시작한다. 호흡은 가쁘고 목은 칼칼하다. 입이 헤 벌어진다. 얼굴 가리개가 있어 천만다행이다.
두 번째 왕복을 했다.
허벅지가 말했다.
'아까보다 좀 덜 힘드네...'
세 번째를 시작했다.
뇌가 조용하다.
강물은 콸콸 흐르고 하얀 두루미가 습지 바닥에서 놀고 있다. 구름은 이리저리 뭉쳐졌다가 다시 흩어졌다가 흘러간다. 나도 이리저리 생각들을 만들었다가 조물조물했다가 흘려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