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구르기 성공 했다.
흐흐흐...
요가원에서 서서 전굴 자세를 하는데 원장님이 툭하고 어딘가를 밀었다. 어이없이 쉽게 앞으로 굴러갔다. 앞 구르기는 아주 무섭다. 목이 부러질 것 같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학교 체육시간에 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53세에 앞 구르기를 절대 하고 싶지 않았다. 절대로!! 그런데 원장님은 친정어머니(연세가 일흔 가까이 되셨다)도 하시게 한다고...
그래? 이유가 있나 봐...
가끔 맨발로 산중턱을 5분 정도 가볍게 걸었다. 어느 날 학교 운동장에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질 무렵 운동장에서 서너 명이 운동을 하고 있었다. 굵은 마사토가 발바닥을 적당히 지압해 주어서 기분이 좋았다. 30분이 후딱 지나갔다. 아이처럼 철봉에도 한 번 매달렸다.
맨발로 흙을 밟고 걸으면 생각이 사라진다. 모든 감각이 발에 저절로 모여서 '번뇌는 저리 가'상태로 들어가게 된다.
지난주에는 산 입구에서부터 맨발로 걷고 싶어졌다.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오르막이 가파르지 않은 길을 찾아서 산을 올랐다. 오월의 햇살을 따뜻하고 다정했다. 오르막 산길을 맨발로 한발 한발 오르는데 기쁨이 흘렀넘쳤다. 지금까지는 눈으로 나무의 색깔을, 귀로 새소리를 들으면서 산을 만났는데 그날은 온몸으로 산을 만났다. 발바닥에서 느껴진 흙의 따뜻함이 손끝 발 끝의 혈관으로 퍼졌다.
호주 사람들은 신발을 신지 않는다고 한다. 아프리카사람들도 신발을 신지 않는다고 하던데... 내 발도 갑갑했나보다.
내 갈비뼈는 앞 쪽으로 튀어나와 있고 옆으로도 벌어져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맨발로 길게 산을 걷고 거의 다 내려올 즈음 갈비뼈가 쑤욱 내려가는 걸 느꼈다.
아아...시원해
며칠 뒤 요가원에서 원장님이 밴드로 허리를 잡아주는 후굴수업을 했다. 드롭백을 하면서 팔을 바닥에 짚었다. 원장님의 핸즈온으로 다시 일어서는 컴업에도 성공했다. 일어설 때 내 갈비뼈가 척추 방향으로 쑤우우웅하고 들어가는 걸 느꼈다. 쑤우웅... 전기 맞은 듯한 강렬한 감각이 일어나고 '드롭백, 또 하고 싶다!'라는 갈망을 일으켰다.
3일 전부터 앞 구르기를 했다. 왠지 해야 할 것 같았다.
눈을 꼭 감고 굴렀다.
허어억...
웃음이 나온다.
아이가 된 것 같다.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다.
자꾸자꾸 구르고 싶어졌다. 그리고 구를 때마다 웃었다. 몸을 사용하는 일은 즐거움을 준다!!
기분이 좋아지니 척추 구르기도 하고 싶어졌다. 척추 구르기는 무릎을 양 팔로 잡아 가슴으로 끌어당기고 등과 척추를 사용해서 바닥에서 굴렀다가 앉았다가를 반복한다.
오늘은 우아하게 앞 구르기를 5번 하고 힘차게 척추 구르기를 100개 했다. 3일 만에 몸이 적응해 준다. 매트 바닥에 닿을 때마다 퍽퍽 소리가 나지만 언젠가는 부드러워지겠지...
척추야, 발아 ,그동안 고생했어...
내가 이제 잘해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