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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리별 Feb 16. 2024

#66 우리들의 영웅의 여정

데이비드 리코의 <<나는 왜 이 사랑을 하는가>>

 p57

자기실현은 갑작스러운 해프닝이 아니며, 오랜 노력 끝에 얻는 영속적인 결과물도 아닙니다. 11세기 티베트의 승려이자 시인이었던 성인 밀라레파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완전한 깨달음을 기대하지 마라. 인생을 살아가면서 그저 매일매일 수행하라." 건강한 사람은 완전한 게 아니라 완전해질 수 있는 존재이며, 계속 형성되어 가는 존재입니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련, 노력, 인내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우리의 인생이 하나의 여행이며 필연적으로 영웅의 여정인 이유입니다.


p85

최초의 욕구가 충족되지 못한 채 남겨졌을 때, 우리는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학대를 용인하게 되곤 합니다. 우리는 부족함이 있는 곳으로, 부족함이 있기 때문에 더욱더 그곳으로 돌아갑니다.


p122


나는 왜 사랑하려 하는가


어린 시절에 부모와 정서적 교류를 충분히 가졌다면 우리의 마음이 평온한 상태로 유지됩니다. 반면에, 충족되지 못한 욕구와 불안정한 정서적 교류는 좌절된 꿈과 소망처럼 평생토록 우리가 맺는 관계들을 맴돌면서 완결 지어달라고 소란스럽게 요구합니다. 따라서 동반자가 나를 위해 또는 나와 함께 그것을 완결시켜주지 않을 때는 해묵은 감정적 문제를 혼자 힘으로 끝마치는 방법을 배워야만 합니다.


p135

오로지 섹스 그 자체에 치중한 관계는 얼마 못 가 깨질 우려가 있습니다. 물론 그런 상태로 30년 동안 부부로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관계는 애정 어린 돌봄과 배려를 찾아볼 수 없고 오로지 후회의 곰팡이를 풍기게 될 것입니다. 성숙한 사람은 욕정에 이끌리기보다는 스스로 선택하는 것에 매력을 느낍니다. 그는 욕정을 억누르기보단 욕정 때문에 멜로드라마에 빠지지 않습니다. 관계에서 정신생활이 따분해질수록 스릴을 추구하는 강도는 더욱 세지고 점점 더 교묘하게 흥분과 전율을 찾게 됩니다.



p154

 관계가 이런 단계를 거친다는 것을 알면 위안이 됩니다. 만약 관계가 항상 똑같은 상태에 머물러 있다면 우리는 서로를 지겹게 하지 않을까요? 인간관계의 단계는 출발점, 변화, 상실, 고뇌와 슬픔, 재기의 과정이 따릅니다. 그 단계는 직선을 이루면서 차례로 이어지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그 단계를 오르락내리락하며 헤맵니다. 관계의 목적은 지속하는 것이 아닙니다(라틴어로 '지속하다 endure'는 '굳다'입니다). 관계를 계속 붙들고 지속시켜도록 애쓸 때, 그 관계는 변화하면서 우리를 뒤에 남겨두고 가버립니다. 하지만 변화를 받아들이고 변화를 통해 노력해 나갈 때, 우리는 그 관계와 함께 발전하게 됩니다. 변화를 즐기고 그것을 통해 성장하고 그 변화를 개인적인 변화를 위한 용광로로 이용하는 것입니다. 변화를 함께 거쳐 나오지 않을 경우 그 관계는 용광로가 아닌 가마솥이 되어버립니다.


 영웅적 여정 역시 이와 동일한 단계, 즉 떠남, 분투, 귀환이라는 단계를 바탕으로 합니다. 영웅은 자신이 속해 있던 곳을 떠납니다. 즉, 속박에서 벗어납니다. 그렇게 떨어져 나온 그는 분투의 과정을 겪은 후 더욱 성숙한 수준에서 재결합을 추구합니다. 그 과정을 일부러 거스르지 않는 한, 우리 마음속의 청사진입니다. 누락되는 단계가 있으면, 우리의 내면에 빈틈이 생깁니다. 그리고 후일 이 빈틈은 채워지기를 요구하는 공백, 즉 구멍이 됩니다.  


 p234

여러 차례 버림받은 느낌을 경험한 아이는 감정적인 것을 포기하고 그 대신 물질적인 것에 집착하게 됩니다. 장난감은 자신을 실망시키지 않기 때문입니다. --- 부모가 우리를 위로하거나 따뜻하게 안아주는 대신 물건을 사주거나 뭔가를 해주는 것으로 사랑을 표현하려 했을 수도 있습니다.


p236

자아도취적 자아는 외형적으로 자신의 지위를 드러내는 것을 즐깁니다. --- 패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최신 유행을 따르는 것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부와 계층을 드러냅니다. 그러나 이런 효과를 낳는 물건들은 늘 그 의미나 중요성이 과장됩니다. 진정한 의미는 영혼, 즉 '영적인 나'의 자아를 초월하는 힘에서 비롯됩니다. 그렇다고 깨어 있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물질적인 풍요나 화려함을 거부해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물질 이면의 게임에 희생물이 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그 반짝이 장식물을 꿰뚫어 인생에서 정말로 중요한 신분 표지들을 간파합니다. 그 표지들은 바로 선, 진실성, 관대함, 무조건적인 사랑입니다. 우리 모두로 하여금 반짝이는 기쁨을 소유하게 만드는 특징이며 관대함을 위한 매개물입니다.



p243

진정한 자기 Self는 우리의 전일성과 결부되고, 자아 ego는 우리의 유일성과 결부됩니다.

무의식으로 남아 있는 것들을 의식의 세계로 끌어올리는 것이 우리의 사명입니다. 융이 "미욱한 존재의 암흑에 빛을 밝히기 위해서"라고 했듯이 말입니다. 우리는 심리적인 노력을 통해 그곳에 다다릅니다.





 지난 겨울은 포근한 편이었는데 강추위가 한두 번 있었다. 영하 10도 정도 되는 날이었는데 꼭 빌리고 싶은 책이 있어서 자전거를 타고 도서관으로 갔다. 빌리려던 책은 <<유리멘탈을 위한 심리책>>이었는데 그 책이 있던 서고의 제일 끝에 <<나는 왜 이 사랑을 하는가>>가 꽂혀 있었다. 저절로 손이 쓱 뻗어졌다. 책이 나를 기다린 게 분명했다. 아니면 왜 그렇게 가고 싶었겠는가?


 책 안의 이야기는 좋은 선생님이 '이리 와 봐... 앉아봐, 이제 다 이야기해 줄게... '같은 목소리로 나를 끌었다. 두려움 많은 자아를 다독이면서 괜찮다고 말해 주었다.  '이러지 마라... 네가 속고 있는 거다. 그건 아니지!'라는 목소리는 나를 보호하려는 목소리라고 알려주었다. 언제나 나를 지켜주고 보호하는 소중한 존재가 있다는 걸 확인했고 그 목소리가 틀린 것은 아니었지만 사랑의 자리는 그 소리를 넘어서야 갈 수 있는 곳이었다.


  당신의 영웅의 여정이 궁금합니다.

  당신은 오늘 당신의 과제를 잘 수행하고 있나요?

  저는 오늘도 천천히 걸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함께 조금씩 나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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