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원고 마감일이다. 이렇게 쓰고 보니 좀 거창해 보인다. 절에서 모범이 되는 도반을 인터뷰하고 기사를 작성하는 일이다. 기사를 편집자에게 보내면 화장한 얼굴처럼 수준이 다른 글로 만들어준다. 그런데 이게 참 부담스럽다. 기사를 맡은 순간부터 가슴이 무거워지고 마감일이 되면 화가 구름처럼 일어난다. 다른 사람한테는 말을 못 하고(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아침에 남편한테 불평을 털어놓았다.
구시렁거리면서도 알고 있다. '내 글이 별로야'라는 말의 다른 표현이라는 걸. 인정하기 싫은 마음이 짜증을 불러오고 먹구름 같은 화를 만들고 그 쓰레기를 어딘가에 보내야 되는데... 누구에게 보내야 되나 찾고 있는 중 그 대상이 나에게 떠오른 것뿐이었다.
글 잘 쓰고 싶다....
그런데 쓰기 싫다.
읽기도 싫다.
놀고 싶다.
누워서 유튜브만 보고 싶다.
'내가 글을 못 쓴 건 00 때문이야'를 무한 반복하고 싶다.
아아... 내 꼴을 보는 일은 언제나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