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목요일이었다.
목요일은 편안하고 여유 있는 날이다. 일주일 흐름이 잘 이어졌구나 하는 마음과 조금만 버티면 주말이 오는 설렘이 교차한다. 다른 일정이 없어서 밀린 집안일을 하는 날이기도 하다. 은행을 가거나 필요한 물건을 챙기거나 구석구석 정리도 한다.
어제는 우리 강아지 하루 미용을 했다. 털이 제법 많이 길어서 엉키고 뭉친다. 방바닥에 자그마한 털뭉치가 돌아다닌다. 더 길면 피부를 덮어 아토피에도 별로이고 집먼지를 다 쓸고 다녀 불편하다. 미용샵에 들어가자마자 구석구석 살피더니 사장님과 내가 이야기하는 사이에 그 집 아이들이 먹는 사료를 허겁지겁 삼켰다. 하루는 식탐이 많다. 나를 닮은 것 같다. 털은 1cm 길이로 자르기로 했다. 겨울 찬바람이 불기 전에 잘라야 했는데 조금 늦은 것 같다. 내년에는 신경 써서 날짜를 맞춰야겠다.
저녁에는 요가 수련을 했다. 저녁 수업은 가기가 싫다. 이런 겨울이면 이불에 누워서 유튜브나 보다가 그대로 잠들고 싶다. 하지만 그 대가가 분명한 걸 안다. 몸을 일으켜 집을 나섰다. 1층 공동 현관문을 나서고 아파트 후문을 지나면 강둑과 나무와 주변 상가들이 보인다. 그 풍경으로 걸어 들어가는 순간 몸은 가벼워지고 기분이 산뜻해진다. 바람과 하늘과 거리가 펼쳐지는 즐거운 세상이 보인다. 집안에 있을 때는 내가 만든 평면적인 세상, 납작한 공간에 있는 것 같은데 길 위를 걷는 순간 세상과 만나는 즐거움이 펼쳐진다.
보통 수요일에도 수련을 하는데 이번 주는 휴강이어서 3일 만이다. 오전 수련을 오래 했고 저녁 수련을 한지는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 서먹서먹하다. 그래도 눈에 익은 얼굴들을 보니 반갑다. 서로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고 몸을 단련한다. 함께 수련하는 시간은 따뜻하다. 골반이 풀리고 마음도 풀린다.
돌아오는 겨울밤은 바람이 차다. 얼굴이 시리고 허벅지 사이로 찬 바람이 들어온다. 수련 후에는 몸이 깨어나서 그 느낌이 싫지는 않다. 겨울을 느낀다. 얼마 전까지 더운 기운으로 힘들어하면서 찬 바람이 불기를 기대했는데 겨울을 즐겨야겠다.
연말이라서 모임이 조금 있다. 사람을 만날 때 배려하고 아껴야 되는데 몸이 지치면 그게 힘들다. 시간과 몸을 잘 다듬어 사람들에게도 나에게도 좋은 날을 만들고 싶다. 무탈하게 이어지는 일상이 가슴시리게 감사하다. 세상에 평화가 가득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