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17. 월, 흐리다가 이슬비.

by 보리별

5시에 일어났다. 명상을 하고 피아스트레칭을 하고 토마토 주스를 먹고 커피에 올리브유를 넣고 휘리릭 섞어서 마시고 다리밑으로 갔다. 두어 명이 운동하고 있었다. 비오는 날 여기는 운동의 성지.


발목강화운동을 하고 하체운동을 하고 달리기를 한다. 해가 쨍쨍하다가 이슬비가 오다가...


더워 보여서 뛰기 싫다. 싫다. 다.다.다.....


뛴다. 더워 보이는 데 덥지 않다. 친구가 준 팔목 토시는 냉감기능이 있는지 시원하다. 얼굴복면도 하얀색으로 깔맞춤 하고 달려본다. 고글을 안 가지고 나왔다. 눈이 부신다.


덩더꿍 덩더덕...

이상하지만 열심히 뛰어본다. 물이 불어나 개천다리가 잠겨서 강 위로 올라간다. 출근하는 차들이 바쁘게 지나간다.


뛰다 보니 금호강까지 왔다. 금호강은 습지가 형성되어 있는데 정말 아름답다. 처음 그 길을 달렸을 때 전율을 잊을 수 없다. 강이 넘칠 때를 대비해서 둑을 길게 조성해 놓았는데 자동차도 다닌다. 달리기를 할 때나 자전거를 탈 때 조심해야 한다.


15일에 금호강 쪽으로 조금만 더 뛰자 하고 가보니 강 아래에 굵은 마사를 곱게 깔아놓은 길이 만들어져 있었다. 비가 와서 못 들어가게 테이프를 쳐놓았는데 살짝 들어가 보았다.


흙길은 처음 뛰어봤다.


아아아,, 구름 위를 뛰는 것 같은 이 기분은 뭐지...


갑자기 상쾌해지고 발목과 무릎이 아프지 않았다. 역시 흙길이구나, 병은 딱딱한 도로에서 온 거야, 그리고 발가락을 펴지 못하는 작은 신발에서!


오늘은 더 멀리 가보았다.

그날은 길이 물에 잠겨있어서 돌아왔었다.


이런 이런,,, 정말 좋구나.


지치는데 지치지 않았다.

힘드는데 힘들지 않았다.

흙이 주는 탄성은 통증을 줄어주고 몸통의 안정감을 더해주었다.


게다가 길은 비가 많이 온 강이랑 거의 같은 높이였다. 사랑스러운 습지 바로 옆에서 달릴 수 있다니.

행복 뿜뿜 한다.




어제는 공연히 울적했다. 물속에 잠긴 집 사진들은 머리에서 잘 지워지지 않았다. 나에게도 너에게도 도움 되는 않는 우울감이 스르르 일어났다. 분화가 되지 않은 아이 같은 자아는 울고 싶어졌다. 비가 와서 몸도 처지고,,,


몸을 일으켜 자전거를 타고 수영장으로 갔다. 비가 조금 왔다. 비 오는 일요일 수영장에는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물보라를 튀기면서 물을 타고 있었다. 나도 천천히 물속으로 들어갔다. 이제 드디어 드디어 오른 팔로 물을 조금씩 밀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팔로 물을 잡고 잘 밀면 쓔웅하고 몸이 앞으로 밀려나간다.


기분이 좋아졌다.


그러다가 다시 나빠졌다. 운동만 죽자고 하고 커피도 못 먹고 술도 못 먹고,,, 아무 재미가 읎네,,,읎어,,,



에고고, 카페인이랑 알코올 금단 현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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