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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윤희 Jun 21. 2021

당신의 인생이 골인 없는 마라톤이 되지 않길, OKRs

성장하는 기업의 팀원 관리 프레임워크


*첨언: 인생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어서 들어오셨다면 앞 파트는 생략하시고, 나의 OKR 부터 읽기 시작하셔도 좋아요. 아주 작은 불씨라도 얻어갈 수 있길 희망합니다.




실리콘밸리 사람들은 어떻게 그렇게
혁신적이고, 빠르고,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걸까?


이번 화에서는 실리콘밸리의 많은 기업들이 어떻게 인적자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알아보고, 나에게도 그 방식을 적용시켜보려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 방법은 본인에게도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공동체/팀에서 더욱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PM이나 팀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꼭! 가져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 구글러가 일하는 방식


실리콘밸리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회사, 다양한 분야의 천재들이 모여있는, '뭐든 걸치기면 된다'는 파격적인 복장 규정과 자유로운 근무환경을 인정하는 이상한 회사. CEO를 포함한 인사팀 모두가 채용에 큰 공을 들인다는 것도 널리 알려진 만큼, 구글은 인적자원을 관리하는 것에 지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구글은 도대체 어떻게 그 많은 직원들을 자유롭게 풀어놓으면서도 회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있을까? 그 비결은 바로 OKR 제도이다. 이 방식은 1970년대 인텔에서 처음 개발되어 쓰였고, 훗날 John Doerr에 의해 구글에 투입되었다. 이후 구글이 성공적으로 성장하였고, 이 방식은 실리콘밸리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 (LinkedIn, Zynga, GoPro, Box, etc.)






| OKR


Objective Key Result의 약어.
Objective(목표) + Key Result(핵심 지표) ( + 단기 주요 활동 (Initiatives))으로 구성.


목표는 왜 필요할까? 

목표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목적을 이루려고 지향하는 실제적 대상으로 삼음, 또는 그 대상'으로, 목표는 목적하는 바를 이루기 위한 대상을 가리킨다. 기업에게 목표는 '프로덕트의 방향성'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 프로덕트에 이 목표가 없거나 목표를 향한 꾸준한 방향 조정이 없다면, 골인 없는 마라톤을 뛰는 것과 같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프로덕트나 서비스에는 목표가 필요하다. 특히, 공동의 목표는 조직원 모두가 목표 달성을 위한 원활한 협업과 실행을 가능하게 한다.


핵심 지표란 무엇일까?

핵심 지표의 세 가지 구성 요소에는 행동지표, 정량 수치, 달성 기간이 있다. 행동 지표는 '사용자가 어떤 행동을 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를, 정량 수치는 '서비스 목표가 어느 지점까지 도달했으며 얼마나 더 나아가야 하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를, 달성 기간은 '목표 달성을 어느 정도의 속도로 실행할 것'인지를 의미한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빠진다면 올바른 목표를 설정했다고 말할 수 없다.


OKR을 만드는 것은 엄청 간단하지만,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지켜야 할 몇 가지 사항이 있다.

다음은 구글에서 13+년동안 근무한 Rick Klau 씨의 OKR 가이드이다.






| OKR을 위한 지침


- Objectives are ambitious, and should feel somewhat uncomfortable

  목표는 '야망'의 수준으로 잡아야 한다

  (이루지 못할 만큼 마음껏 크게 잡아라, 마치 우리가 작성했던 초등학교의 방학 생활계획표처럼!!)


- Key Results are measurable; they should be easy to grade with a number

  (at Google we use a 0–1.0 scale to grade each key result at the end of a quarter)

  핵심 지표는 측정(수치화)이 가능해야 한다.

  참고로 구글에서는 1을 완벽으로 잡고 0에서부터 얼마큼 해냈는지 분기마다 측정한다.


- OKRs are public;

  everyone in the company should be able to see what everyone else is working on

  (and how they did in the past)

 조직원의 OKR은 '전체 공개'이다 (CEO도 미화원도 서로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 누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그들이 어떤 일을 해왔는지 직원 모두가 공유하고 알 수 있도록 한다. 


- The “sweet spot” for an OKR grade is .6 — .7;

  if someone consistently gets 1.0, their OKRs aren’t ambitious enough.

  Low grades shouldn’t be punished;

  see them as data to help refine the next quarter’s OKRs.

  최적의 OKR 지표는 0.6 - 0.7 정도의 수준으로 달성한 것이다.

  만약 OKR이 1의 점수를 받았다면 (완벽하게 해냈다면) 그 목표는 충분히 '야망'적이지 못했다는 반증!

  단, 낮은 점수라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그 점수는 다음 분기의 OKR을 정하는 배경 데이터로 활용할 뿐이다.



+ Rick은 이에 덧붙여서 'OKR을 직원 개인의 발전과 동일시하면 안 되며, 조직원의 OKR은 조직의 미션 혹은 비전과 같은 선상에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나의 OKR 세우기


전도유망한 운동선수였던 시절, 가끔 이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곤 했었다. '나는 지금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했다.' 자리와 위치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이런 마음가짐은 나의 행동에 변화를 가지고 왔다. 결국 나는 별 볼 일 없던 선수에서 국가대표로 세계대회까지 출전할 수 있었다. 물론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 수 있었던 것이 마음가짐 때문만은 아니었겠지만, '내가 꿈꾸는 자리에 내가 존재한다'는 마인드셋이 행동의 원동력이 되어준 것은 사실이다.


은퇴를 하고 나서는 내 안에서 인사이트를 얻어 무언가를 만드는 것에 관심이 생기게 되면서, 순수미술을 공부했다. 예술을 공부하다 보니 다양한 사회문제들을 들춰내는 현대미술이 재밌었고, 그중에서도 실제로 사람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어셈블(Assamble) 같은 프로젝트 그룹이 되고 싶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UXUI 디자인을 배우면서 기술과 서비스 산업에 발을 들이게 되었고, 세상에 기여를 할 수 있는 프로덕트를 만들고 싶다는 아직은 막연한 꿈을 갖게 되었다.


나의 원대한 계획은 이렇다. 먼저 회사에 가서 기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배우고, 함께할 열정 있고 능력 있는 동료들을 물색한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직장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실패도 많이 겪어본다. 이를 위한 가장 최적의 기업은 혁신을 만들어 내는 역할의 기술 기업(Innovator형)이 많은 실리콘밸리의 기업이 아닐까 싶었다. 실리콘밸리를 위한 하나의 단계로서 해외 기업에서 일을 하는 것이 현재의 목표인데, 아직 학교를 다녀야 하므로 남은 학교 생활 동안 파트타임 인턴을 하며 영어로 업무를 하는 것에 익숙해져야겠다. 그리고 이를 위한 단기적인 계획은 이번 분기의 목표가 되는데, 자기 계발(영어와 직무역량)에 집중하는 것이다.



21. 3/4분기 Personal OKRs


Objective 1 : 자기 계발

Key result

[영어] 말해보카 어휘 이해도 93.3% 달성

[글쓰기] 브런치 구독자 20명 달성

Initiative

[영어] 하루에 영어단어 50개 & 듣고 말하기 10문제 씩

[브런치] 주 2회 이상 블로깅 (+ 블로깅마다 개인 SNS 홍보)



Objective 2 : 직무역량

Key result

8월 25일까지 직무 포트폴리오 완성 (PM 2 + 데이터 분석 1 + UX 1)

[PMB] 참고하면 좋을 동기 90% 이상 선발

[DT스쿨] 직무 진단 92% 이상 달성

Initiative

프로젝트 꼼꼼히 기록 남기고 미루지 말기

[PMB] 과제 기한 내 퀄리티 있게 제출

[DT스쿨] 파이썬 + 판다스 주 4회 중급 스케줄 진행


#21년 4/4 - 22년 상반기 _ 학교생활 & 파트타임 인턴 (공부와 실무 병행하기)
#23년 2/4분기 (졸업) _ 해외 기업 취직 (직무역량과 실무 경험 쌓기)
#25년+ 실리콘밸리 입성 + 사이드 프로젝트 꾸준히
#30년+ 크루원들과 외부 프로덕트 만들기






글을 마치며,


행동지표를 목표로 잡으면 안 되는 이유

(전) 직장의 사장님은 나를 꽤나 이뻐하셔서(?) 종종 업무를 뒤로 한 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어느 날 사장님이 이런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뭐든 적극적으로 열심히 하는 나를 보면 자신이 젊었을 때가 생각이 난다고, 그런데 지금은 왜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지 모르겠다고 하셨다.


내 나이 때 무얼 그렇게 열심히 하셨냐고 물었더니, 본인이 직장인이었을 당시 굉장히 부지런하게 살았다고, 매일 새벽에 수영장에 가서 수영을 한 시간씩 하고 출근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남들이 자는 새벽에 자신은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감과 성취감을 얻긴 했지만, 정작 그렇게 부지런하게 산 것이 지금에 와서 무슨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하셨다. 정말로,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한 시간씩 수영을 하고 출근한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런데 사장님은 왜 지금에 와서 ‘다 쓸모없다’라는 이야기를 하신 걸까?


아마도 행동을 하는 목적(목표)이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사장님이 매일 새벽 수영을 하는 이유가 ‘건강과 체력(Objective)’이었거나, 더 구체적으로는 ‘체지방 15% 이내 달성하기(Key Results)’ 였다면, 그 목표를 이뤘든 이루지 못했든 결과물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장님은 그런 지향점이나 객관적인 목표 없이 단순히 남들보다 부지런하다는 만족감과 성취감에 그쳤기 때문에, 이십 년이 지나 그 감정들은 다 사라지고 ‘무엇을 위해 부지런히 살았는가’에 대한 허망함만 남게 되었다.


만약 당신의 목표가 ‘성실하게 살기’나 ‘성취감 얻기’ 같은 자존감 성장이 아니거나 행동 그 자체를 목표로 삼고 있다면, 지금 바로 자신을 돌아보고 제대로 된 목표를 설정하길 바란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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