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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선 May 18. 2024

도전

순서: 1-2-3

1.
얼마 전에 나이가 드니 점점 방어적이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룬 것이 많으니 그것을 잃지 않기 위해 방어적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 살면서 여러 경험들이 많기에 그 데이터를 통한 가능성이 분석되니 확률이 낮으면 굳이 도전하고 싶지 않은 것도 있을 것이다. 혹은 마음에 상처가 날까 지레 겁이 나서 도망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도망치고 난 다음에 우리는 후회를 한다. '도전해 볼걸...',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왜 망설인 거지...' 따위의 생각들을 많이 한다. 그런데 막상 과거로 들어가면 그때 당시의 선택을 변경하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네'라고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싶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나이가 드니 정말 새로 도전하는 것들이 쉽지 않다. 가장 가까운 예로 게임을 들 수 있다. 게임을 배우는 게 정말 어렵고 귀찮다. 지금 게임들이 예전보다 더 복잡해졌기 때문은 아닌 것 같다. 사실 PC보다 핸드폰으로 하는 게임들은 더 간단하다. 그런데 그것조차 익히기가 싫다. 또 온라인 대전으로 하는 게임들은 상대를 이길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잘 들지 않는다. 어렸을 때는 친구한테 게임을 지면 며칠 동안은 컴퓨터에 앉아서 게임에 몰두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그런 도전의식? 열정? 그런 게 없다. 꼭 게임이 아니어도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에 걱정부터 앞선다.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노하우로 일을 해결해 나가지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는 데는 망설여진다.


2.

그런데 극복해야 한다.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요새 나는 이런 방식을 사용해 본다. 질문을 바꾸는 것인데 어떤 프로젝트가 내 앞에 닥쳤을 때 "내가 과연 이것을 할 수 있을까?"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까"로 전환하는 것이다. 별거 아닌데 굉장히 도움이 된다. 일상생활에서도 요긴하게 쓰인다. 내가 활용한 예를 들어 보면, 요새 헬스장에서 달리기를 하기 시작했다. 5km가 목표다. 마라톤 대회에서 최소에 해당하는 거리인데 이게 만만해 보여도 일반인이 막상 뛰면 상당한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그래서 "내가 과연 5km를 달릴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면 하고 싶지도 않고 실제로 포기하게 된다. 내가 그랬다.

그런데 "5km를 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로 질문하자 뭔가 머릿속에 길이 그려졌다. 일단 헬스장에서 하는 것이니만큼 5km에 소요되는 시간만큼의 유튜브 영상을 준비하는 것이다. 넉넉히 50분짜리 영상을 준비한다. 그리고 물을 준비해서 오른손이 닿는 곳에 둔다. 속도는 기본 8km/h로 달리고 물을 마실 때는 위험하니까 4 정도로 속도를 낮춰 걷는다. 물은 1km마다 마신다. 걷는 건 200m 정도까지만 걷고 다시 달린다. 이렇게 정해놓고 뛰어보았다. 40분대로 달릴 수 있었다. 힘들긴 했는데 막연하게 힘든 게 아니라 언제 물을 마실 수 있고, 걸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좀 더 참을 수 있었다. 당연히 계속되는 유튜브 영상은 내가 하기 싫다는 잡생각을 덜어주었다.  


3.

생각의 전환. 너무나 간단한 이치이고 누구나 아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질문의 작은 변화인데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들고 실제로 가능하게 됐다. 내가 볼 때 회사 업무도 그렇고, 사람과의 관계도 모두 적용되는 방법이다. 엄마랑 싸워서 사이가 안 좋을 때 "사이가 좋아질 수 있을까."라고만 생각하면 그냥 나도 자존심이 있고 싫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사이가 좋아질까."라고 하면 행동을 찾게 된다. 문자를 먼저 넣어보든지, 전화를 해보든지 등의 구체적 방법이 떠오른다는 것이다. 그 생각이 도전으로 이어진다. 의심하는 분들에게 말하자면 이게 내가 생각한 방법이 아니다. 나도 어디선가 배운 것을 적어놓고 활용하고 있는 것이며, 꽤 괜찮아 보여 그것을 구독자분들과 공유하는 것이다. 좋은 건 많이 알수록 더 좋은 게 아니겠나.ㅎㅎㅎ 도전이 두렵지 않은 그날까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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