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혹적인 우울함을 표현하는 싱어송라이터
아델(Adele)은 영국의 싱어송라이터이다. 고혹적이면서도 소울풀한 목소리로 깊은 내공의 음악을 들려주는데,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한 것은 2011년에 발표한 정규 2집 앨범인 [21]부터였다. 이 앨범의 타이틀곡이었던 'Rolling In The Deep'은 국내에서도 상당히 큰 사랑을 받았는데, 소울 음악에 나름 조예가 있다고 하는 가수들과 일반인들이 꽤나 많이 커버했던 기억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얼터너티브 록 밴드인 뮤즈(Muse)의 곡인 'Time Is Running Out'의 반주에 'Rolling In The Deep'을 맞춰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코드 진행이 상당 부분 유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노래방에 놀러 가면 이런 놀이를 종종 하기도 했었다. 나름대로의 추억이다.
이 앨범의 또 다른 히트곡인 'Someone Like You'가 있는데, 애절한 표현력이 돋보이는 소울 발라드이다. 하지만 나는 이 곡이 좀 지루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곡의 테마가 다양하고 기승전결이 뚜렷한 편을 좀 더 선호하는데, 이 곡은 테마가 너무 단순하고 반복이 많다는 결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인이 사랑하는 곡이 되었는데 그 비결은 아무래도 아델의 넘사벽 가창력 덕분이 아닐까 싶다.
히트 행진은 다음 앨범인 [25]에서도 이어졌다. 이 앨범의 타이틀곡은 'Hello'였는데, 정작 이 앨범에서 내가 좋아했던 곡은 'When We Were Young'과 'All I Ask'였다. 특히 'All I Ask'의 경우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브루노 마스(Bruno Mars)가 작곡했다고 하여 더욱 애착이 갔다. 작곡가마다 스타일이 뚜렷해서 다른 가수가 불러도 그의 향취가 느껴질 때가 있는데, 'All I Ask'를 들을 때마다 브루노 마스 특유의 멜로디라인이 선명하게 그려지는 것 같아 좋았다. 브루노 마스가 이 곡을 실제로 부른다고 상상하며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2021년에 발표한 정규 4집 [30]은 뚜렷한 히트 싱글은 없었던 것 같았지만, 전체적으로 앨범 완성도가 균형감 있게 잘 뽑힌 것 같다. 아델 앨범들 중에서는 그래도 가장 지루하지 않았달까. 그렇다. 글의 뉘앙스에서 느꼈겠지만 나는 아델 음악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루하기 때문이다. 내가 영국 음악을 싫어하지 않는데, 이상하게도 아델 음악은 축축 처지는 게 마치 런던의 비루한 길거리에서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홀로 맞고 서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라디오헤드를 들을 때도 그렇지는 않았는데, 왜 유독 아델은 그럴까. 그만큼 우울의 밀도가 깊어서 그런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