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의 꽃을 화려하게 피워낸 거장 뮤지션
알 그린(Al Green)은 소울 음악의 최고 전성기였던 1970년대에 커리어 하이를 누린 뮤지션이다. 동시대에 함께 활동한 마빈 게이(Marvin Gaye)나 아이즐리 브라더스(The Isley Brothers) 같은 창법과 음색을 구사하면서도, 선배 격인 레이 찰스(Ray Charles)의 감성을 많이 닮아 있다.
표현 측면을 좀 더 강조해 말하자면, 그의 음색은 마치 고양이가 가르랑거리는 소리 같다. 귀를 간질이는 듯한 독특한 창법을 구사하는데, 음역대에 따라 음량은 물론 음색까지도 변화무쌍하게 조절하는, 말 그대로 노래 고수다. 디엔젤로(D'Angelo), 맥스웰(Maxwell) 같은 후배 소울 가수들이 존경의 의미를 담아 커버곡을 헌사할 만큼, 알 그린의 위상은 소울 씬에서 아주 높다.
1972년, 알 그린은 두 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하는데 이 두 장의 앨범은 마치 그의 베스트 앨범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가 음악적으로 가장 젊고 싱싱할 때이자, 동시에 가장 무르익고 능수능란하던 시절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먼저 발표된 'Let's Get Together'는 그를 대표하는 히트 넘버가 되었고, 이어서 다음 앨범으로 나온 'I'm Still In Love With You'도 역시 히트를 기록했다. 수록곡들도 골고루 사랑받았는데, 개인적으로는 [I'm Still In Love With You] 앨범에 수록된 'I'm Glad You Mine'을 추천하는 바이다. 본토의 소울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멋진 한 방이다.
2008년에는 여러 후배들과 함께 어울려 [Lay It Down]이라는 앨밤을 내는데, 30여 년이라는 세월을 관통해 오면서도 조금도 목소리나 음악적 역량이 손상되지 않고 거의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기 관리 능력이 탁월한 걸까, 아니면 심하게 튼튼한 성대를 타고난 것일까. 둘 중 어느 쪽이든 존경스러운 건 매한가지. 동시에 부럽기도 하다. 여전히 그렇게 멋지게 나이 들어서 젊은 후배들의 존경과 헌사를 받으며 앨범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