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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룬 Aug 02. 2023

기다림을 즐길 줄 아는 아이들

아이들의 낚시




낚싯대를 들고 가만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는 일은 물고기보다는 시간을 낚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기다림이 필요한 일. 5살 된 아이를 데리고 낚시 체험을 할 수 있는 카페에 간 적이 있다. 논둑 한가운데 물을 모아두고 작은 낚싯대를 빌려주는 곳이었다. 땡볕에 앉아 한참을 기다리는 아이를 지켜보던 외할아버지가 몰래 낚싯줄 끝에 작은 물고기를 매달아 주고 나서야 끝이 났던 첫 낚시였다. 그때 처음, 아이들이 생각보다 기다림에 강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 같다.


 ©반상규



점심을 먹기 위해 한적한 강가의 피크닉존에 앉았다. 어딜 가나 넓은 테이블과 의자가 준비되어 있으니 이보다 전망 좋은 레스토랑이 또 있을까. 준비해 온 테이블보 한 장을 깔고, 간단한 샌드위치로 점심을 때운다. 후다닥 자기 몫을 먹은 아이들은 신나게 놀다 낚싯대 하나씩을 들고 강가에 자리 잡는다. 그리고 기다리기 시작한다.











#승우

오늘은 낚시를 하러 메디슨 강으로 갔다. 그곳에서 지성이 형 아빠에게 낚시를 배웠다. 낚시를 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흘러갔다. 낚싯줄을 강으로 던지는 게 재미있었다. 하지만 나는 물고기를 한 마리도 못 잡았다. 다음번에 물고기를 꼭 잡겠다고 결심했다.



#연우

우리는 오늘 메디슨 강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우리는 점심으로 엄마가 만든 수제 샌드위치를 먹었다. 거기 앞에 있는 강에서 발을 담그고 놀았다. 물은 아주 시원했다. 나랑 서연이 언니랑 지민이 언니랑 돌로 길을 만들었다. 길을 만들 때 무거운 돌을 들어 옮기느라 옷이 젖었다. 우리는 물에 발을 담그고 놀았다. 그다음에 지민이 언니 아빠가 우리한테 낚시를 해보라고 낚시를 하는 법을 알려줬다. 거기에는 물고기가 없어서 물고기를 못 잡았다. 물고기가 있었으면 낚시가 더 재밌을 것 같다.



#지민

만약 내가 물고기를 잡으면, 나는 잡은 것을 먹고, 뼈를 물감으로 색칠할 것이다. 또 물고기를 많이 잡으면, 팔아서 돈을 많이 벌고 집도 아주 좋은 집으로 살 것이다. 이게 다 내가 물고기를 잡으면 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좋은 하루를 지낼 것이다.


©반상규


#지성

우리는 강가에 갔다. 거기서 낚시를 했다. 하지만, 물고기가 없는 건지 하나도 안 잡혔다! (내가 못한 것일 수도 있고) 컵으로 물을 뿌리는 놀이도 했다. 그다음, 점심으로 샌드위치도 먹었다. 엄청 맛있었다.

P.S. 엄청 추웠음



#연준

오늘은 낚시를 했다. 예전에 지성이 아빠에게 낚시를 배웠었는데, 그걸 몸이 기억해서 꽤 나쁘지 않게 줄을 던질 수 있었다. 하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실망은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거기에는 물고기가 한 마리도 없었던 것 같기 때문이다. 꽤 만족한 하루였다.






브런치 매거진 <Run, Learn>

반서연(만 11세), 조연준(만 10세), 최지성(만 10세), 최지민(만 10세), 조연우(만 9세), 반승우(만 8세), 6명의 어린이들과 함께 여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행일기를 쓰며 아이들의 시선으로, 아이들의 마음으로 세상을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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