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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룬 Dec 27. 2023

이상한 영어나라의 영알못 아빠



"아니 이상하네! 왜 카시트를 못알아 듣지?"


캐나다에 도착하자마자 월마트에 카시트(car seat)를 사러간 아빠와 아이들. 한참이 지난 후에야 마트에서 나오더니 자기 말을 못 알아 듣는다고 툴툴거린다. 본인이 몇 번을 카시트 어디있냐고 물어도 못알아 듣던 직원은 또박또박 얘기할 수록 더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다가 딸의 한마디에 바로 물건을 찾아줬다고 한다.


카.시.트.↑vs 칼~싵:


남편은 중학교때 부터 영어를 배운 옛날 어른이다. 성문영어를 들고 정확한 한국어 발음으로 영어를 가르쳐준 선생님들 밑에서 영어를 배웠기 때문에 한국식 억양에 영어를 말할때의 어색함이 더해져 발음은 둘째치고, 언어의 리듬이란것이 전혀 입에 베어있지 않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딸은 어린이집에서부터 파닉스를 배우고, 유치원 방과후 수업에서 원어민 선생님과 매일 수업을 했었다. 어릴때 영어를 배운 아이의 발음과 인토네이션이 훨씬 좋은 것이 사실이다. 둘에게 카시트를 말해보라고 했더니 음절언어인 한국어만 사용해온 원어민답게 딱딱 끊어지게 카시트라고 하는 남편과 칼~싵이라고 하는 딸. 캐네디언이 아닌 나는 두개다 알아듣겠는데, 캐네디언들에겐 카시트가 뭘로 들리는지 나도 궁금하다.


발음보다 내용이 중요한 것은 알고 있지만


영어 발음 좋아야 하는가? 에 대해선 늘 논란이 있다. 발음이 좋아야 영어를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알게모르게 좋은 영어발음을 가진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조금이라도 원어민에 가까운 발음을 하기위해 노력한다. 뜻만 통하면 되지 발음이 뭐 중요하냐 하지만, 자신있게 내뱉은 영어를 외국인들이 못알아 들을때면 발음때문인가 하며 괜히 작아지기 일쑤이다. 사실 밴쿠버에는 다양한 국가 출신들의 영어사용자들이 있기 때문에 발음은 정말 각양각색이다. 중국, 인도,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필리핀, 베트남 등등 각 나라 출신의 부모들은 우리가 한국어 톤으로 영어를 말하듯 그 나라 언어의 발음이 섞인 영어를 말한다. 아이들은 대부분 원어민과 똑같이 말하지만 부모들은 20년 가까이 영어를 쓰며 살아도 이 곳에서 태어나진 않았구나를 알 수 있다. 실제 많은 연구들이 언어습득에 결정적인 시기가 있으며, 특히 발음에 있어서 만큼은 더 어린나이에 제 2외국어를 접한 경우가 유리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 어릴 때 못배운 우리는 어쩌지?


너무나 당연하지만,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다행히도 그동안 많은 시간은 들여왔기에 기본적인 단어와 문법을 알고 있으니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말해보는 수밖에 없다. 발음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좀 더 자연스럽게 말할 순 있으니까! 그래서 아빠는 20살 어린아이들과 ESL수업을 듣는다.




그래서 과연 아빠의 영어는 얼마나 늘었을까?

2022년 1월부터 캐나다에서 영어공부를 시작한 우리 가족. 4명의 영어공부 이야기를 해보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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