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malyn Apr 08. 2024

이런 사람들은 미국 살면 잘 맞습니다 Part.1

미국vs한국, 어디서 살아야 할까


몇 년 전 한창 성격유형 테스트에 모두가 진심이었던 시절, 나라별 MBTI 테스트라는 것도 존재했었다.

나는 성격별로 잘 맞는 나라가 있다는 의견에 아주 긍정적이다. 아무리 지금이 글로벌 시대라지만 이전부터 형성되어온 각 나라만의 문화, 분위기 등은 여전히 색이 뚜렷하고 때로는 그것이 그 나라를 방문하게 하는 큰 계기가 되기도 한다.


미국과 한국은 아주 다르다. 다르다고 말을 하기에는 입이 아플 정도로 다르다. 물리적으로 먼 곳에 있기도 하지만, 사람들의 성격과 생각 또한 서로 아주 먼 곳에 있는 것 같다. 요즘 속된말로 “탈조선”하고 싶어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다. 결혼을 해도 궁합을 보는데 하물며 이민은 궁합을 두 번은 더 봐야 되지 않겠는가?


미국에 고작 몇 개월 산 좁은 식견으로 쓰는 글이지만 도움이 되고자 몇 가지 키워드를 꼽아 미국과 한국을 비교해 보고 어떤 사람이 어디에 가야 궁합이 맞을 지 알아보고자 한다.




한국 특유의 밤문화를 즐기지 않는 사람


안전은 미국에 살기 가장 꺼려지는 이유 중 하나이다. 아무리 소위 “백인스러운”동네를 가도 여전히 총기라는 잠재적 위험이 있고, 대도시 다운타운이 아닌 이상 해가 지면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없는 것은 같다. 2023년 미국 총기사고 사망자 수는 4만 2920명. 하루 평균 100명 이상이 총기 사고로 죽는다. 이게 막을 수 없는 미국의 Gun Violence 실태다. 최근 한국도 혐오 범죄(여자친구를 190번 찔러 살해한 뉴스는 충격적이었다)가 증가하면서 범죄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미국에 비할 바는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뉴스에 나오는 이미지만큼 위험한 곳인 것은 아니다. 어느 주, 어느 도시를 가던 위험한 구역과 안전한 구역이 나뉘어 있고 안전한 곳에서 너무 늦게까지만 있지 않으면 범죄에 휘말릴 위험이 극도로 낮다. 따라서 한국 특유의 밤문화-새벽에 2차, 3차까지 술을 마시거나 새벽에 피시방, 편의점 등을 가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미국에서 큰 제약을 느낄 것이다. 나는 술도 거의 마시지 않고 웬만하면 집 안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거나 노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라 불편함이 없었지만, 가끔씩 새벽에 보는 심야 영화나 새벽 야식을 사러 가던 편의점은 그립긴 하다.



학업/커리어에 뜻과 열망이 있는 사람


반대로 미국에 가장 살고 싶은 이유가 되는 것들이다. 나는 한국에서 수강했던 강의와 똑같은 강의(화성학)를 미국 대학에서 듣고 있는데, 교과 과정이 놀랄 정도로 흡사하다. 허나 느끼는 것은 천차만별이다. 가르치는 방식 때문이다. 미국은 진도를 빼는 것보다, engagement와 낙오자가 없게 하는 것에 훨씬 주력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자료로 하나의 이론을 학습하게 되고, 질문과 예시가 풍부한 수업이 된다. 또다른 예시로, 나는 사정상(prerequisite이 없는 수업을 고르느라) 기초 피아노 실기 수업을 듣고 있는데, 정말 바이엘3 수준이라 내가 지루해하는 것을 느끼셨는지 교수님께서 수업 후 나를 따로 부르셔서 직접 프린트한 쇼팽과 드뷔시의 피스를 건네주시곤 너는 수업 시간에 이걸 연습하라고 하신 적이 있다.


커리어 측면에서는 셀 수 없는 장점이 있다. 이런 말이 있다. “한국에서 1등은 그뿐이지만, 미국에서 1등은 세계 최고가 된다.” 야심있는 사람이라면 가슴이 뛸 수 밖에 없다. 미국의 채용 과정이란, 차갑고 냉철하게 오로지 실력으로만 사람을 뽑을 것만 같다. 그러나 사실 한국보다 더 빽이 중요하다.(제일 중요한 건 신분이다.) 학연, 지연, 혈연이 대놓고 장려되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들 네트워킹에 목숨을 거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처럼 구구절절하게 만들어내는 자소서가 아닌 정말 뭘 “해냈는지”에 대해 적고 묻는 것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원티드라는 구직사이트의 이력서 양식을 훑어보았는데 레쥬메 형식과 거의 흡사한 것을 보고 변화를 느끼긴 했다.

여튼 커리어에 욕심이 있다면 최대한 빨리 미국으로 떠나는 것을 개인적으로 추천한다. 대학생 기준으로는 아예 미국 대학교를 진학하는 것, 또는 2학년을 마치고 미국 대학으로 편입하는 것이 베스트라고 본다. (미국 대학 학사 졸업장이 없으면 레쥬메에서 거의 걸러지기 때문)



타지에서 제대로 된 직장을 잡을 만큼의 능력이 있는 사람


돈이 없다면 한국이 훨씬 살기 좋다. 이 사실은 명확하다. 미국은 돈을 벌고 배우러 가는 곳이지 사회 제도에 의한 보장을 받을 곳은 아니다. 미국도 SSI(생활보조금), Medicaid(의료보장), Food Stamp등이 있지만 우리나라에 비해 보장 연령과 범위가 훨씬 좁고 복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훨씬 많다. 또한 주거 비용과 택스가 한국과 비교해 세상 말도 안 되게 후덜덜하기 때문에 홈리스가 넘쳐난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몇십년에 걸쳐 주택 대출과 학자금 대출을 갚는다. 평균적으로 상환을 완료하는 나이가 63세. Mortgage term은 점점 길어지고(최장 30년),  Mortgage-free age는 2015년 대비 10살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확실하게 제대로 된 직장을 잡을 만큼의 능력, 또는 그것에 도달하기까지의 체류 및 학업 비용이 있다면 도전해볼 만 하다. 미국의 “제대로 된”직장들은 보통 의료보험비 지원을 해 주는 경우가 많고,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자녀 데이케어/애프터스쿨 비용을 지원해주는 곳도 있다. 육아휴직이나 칼퇴 또한 장려되는 분위기.(물론 유럽 회사들에 비해서는 팍팍한 편이고, 육아휴직 기간이 6~12주 정도로 길지 않음) 테크 기업들은 대부분 주 3일 오피스 출근, 주 2일 리모트 형태이고 금요일은 대부분의 기업이 원격 근무이다. 따라서 직장을 잡을 자신만 있다면 미국의 미약한 사회보장제도라는 단점을 상쇄할 수 있다.




공공기관/서비스, 시민의식에 대해서는 part.2 에서 계속...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