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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르무 Oct 01. 2021

모든 사람에게 친절한 사람이었다

내 사람과 믿는 도끼의 간극

힘든 시절의 기억이  선명한 덕분에 고마웠던 사람들을  기억해낼  있어서 다행이야.

잊지 말고 감사하게 생각하자.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곁에 있었고 지금도 옆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사람을 좋아하고 적을 두길 싫어해서 모두에게 친절했다.

내 사람이라 생각하는 이들에겐 나를 희생하는 것에 대해 전혀 아깝지 않았다.

희생하고 베푸는 것을 통해 자존감을 챙기던 때였다.

앞뒤 안 가리고 퍼주다 보니 믿는 도끼에 찍힌 발등의 상처가 아물 날이 없었다.


믿는 도끼에 찍히고 찢겨 쓰러졌을 
비로소 진짜 ‘ 사람 구분된다.


‘내 사람들’은 쓰러진 나를 걱정해주고 회복하고 일어설 때까지 응원하고 진심으로 격려해주었다.

상처가 깊어지고 회복은 더뎌지자 ‘내 사람’을 가장한 믿었던 도끼들이 드러났다.


믿었던 도끼


물론 그들 중 날 정말 걱정해준 이들도 있었다. 지나고 돌이켜보니 피 철철 흘리고 있는 이를 보고 의레해주는 걱정 정도였다.

그렇게 피를 흘리는 와중에도 곁의 사람들이 떠날까 봐 괜찮은 척 웃어 보였지만 ‘척’이 오래갈 순 없었다. 얕봤던 상처에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채 몇 년을 동굴에 처박혀 지냈다. ‘내 사람’들은 묵묵히 동굴 곁에서 내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주었다.


나의 친절을 당연히 여긴 도끼들은 동굴에 처박혀 허덕이는 내 모습은 보지도 않고 왜 자신에게 베풀던 친절을 거두냐고 서운해하며 돌아섰다.

떠나는 인연을 억지로 붙잡을 힘도 여유도 없었다.

마음의 상처들이 조금 아물고 다시 일어날 힘이 생기고 가장 먼저 한 생각이 멍청하게도 ‘동굴 시절에 잃은 사람들을 되찾자’였다.

그렇게 떠난 도끼들을 붙잡으려 고군분투했지만 그 노력이 되레 오해를 낳기도 했다.

(인생이란 참…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차라리 내게 처음부터 모질고 상처 주던 사람이었다면 미련 없이 ‘나중에라도 니가 한 짓을 되돌아보고 부끄러운 줄 알아라!’ 하며 쳐냈을 텐데,

곁을 내주었던 사람이 칼을 들이밀면 꼼짝없이 찔리고 만다.


어쩔 수 없지


한편으론,

힘든 시절의 기억이  선명한 덕분에 고마웠던 사람들을  기억해낼  있어서 다행이다.

잊지 말고 감사하게 생각하자.


그런사람들이 곁에 있었고,

지금도 옆에 있다는 사실을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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