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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마녀 Jan 16. 2021

Day 2-3. 스페이사이드의 강

스코틀랜드 위스키의 원천 Spey River

매쉬툰의 모양 같기도 한 레스토랑.

첫날이라 좀 부지런히 다녔던 것 같다. 스케줄상 증류소 투어는 글렌피딕으로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지만, 아쉬운 마음에 타운 쪽으로 운전을 했다. 저녁은 호텔스닷컴에서도 봤었던 'The Mash Tun'이라는 B&B에서 간단하게 먹었다. 호텔이나 증류소 레스토랑보다는 스코틀랜드 현지 음식의 느낌이 강했다. 검색하면 쉽게 나오는 맛집이기도 하지만, 추천을 하는 이유는 바로 앞의 공원과 스페이 강 때문이다. 또한 글렌파클라스 전 빈티지를 모두 소유하고 있는 전 세계 몇 안 되는 바로도 유명하다. (한국에는 볼트 82가 그렇다고 한다) 하나의 찬장이 모두 글렌파클라스로 채워져 있고, 수많은 빈병들이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음식이 이거구나 싶었다.

길에서 걸어 나와 넓은 초원을 한참 걸어가면 Spey 강을 바로 만날 수 있다. 강을 따라서 미끄럼틀, 간단한 운동기구도 소소하게 준비되어있다. 중간에 작은 다리들도 있어서, 한 바퀴 구경하면서 걸어 다니기 좋다.


위스키에 있어서 '물'의 중요성은 증류소 투어를 다니면 더욱 느낄 수 있다. 각 증류소들은 본인들이 선택한 물줄기가 무엇인지, 어디서부터 흘러 왔는지 꼭 설명한다. 물줄기를 사이에 두고 증류소끼리 다투기도 하고, 빼앗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물에 따라서 위스키의 맛과 향이 정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도 한다. 스코틀랜드 싱글몰트 위스키들의 원천인, 위스키 본고장의 강줄기를 바라보는 건 감회가 새로웠다. 평범한 강, 혹은 동네분들의 강아지 산책로일 수도 있지만, 많은 생각을 안고 바라보니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특히 내가 갔을 때는, 파란 하늘과 푸른 잔디가 함께였기 때문에, 술을 많이 마셨다면 술이 모두 깰 것 같이 맑고 정화되는 풍경이었다.

초원을 걸어가면 거센 물살의 스페이 강을 바로 만날 수 있다.
잠시 물과 바람 소리를 들어보아도 좋다.


평탄하고 한적한 공간. 맑은 물을 가까이서 만져볼 수 있다.

크라이겔라키 호텔에 돌아와서도 집 앞 산책에 나섰다. 스코틀랜드 관광 홈페이지에서 'Craigellachi bridge' 관광명소를 봐 두었는데, 호텔 바로 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Spey 강을 건너는 1800년대에 건설된 아치형 다리이다. 근처를 지나지 않는다면 굳이 들릴 필요까진 없지만, 지나가는 길이라면 차를 대고 돗자리를 펴고 앉아 잠시 쉬어도 될 조용하고 한적한 풍경이다. 바로 강가와 이어지고, 물살이 빠르지 않기 때문에 물수제비를 할 수도 있다. 구글 후기에는 캠핑에 대한 이야기도 있는데, 캠핑하기 아주 좋은 공간은 맞는 것 같다. 손에 한 움큼 떠서 물맛을 보니, 단맛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














The Mashtun (호텔 겸 레스토랑) https://www.mashtun-aberlou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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