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위스키의 원천 Spey River
첫날이라 좀 부지런히 다녔던 것 같다. 스케줄상 증류소 투어는 글렌피딕으로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지만, 아쉬운 마음에 타운 쪽으로 운전을 했다. 저녁은 호텔스닷컴에서도 봤었던 'The Mash Tun'이라는 B&B에서 간단하게 먹었다. 호텔이나 증류소 레스토랑보다는 스코틀랜드 현지 음식의 느낌이 강했다. 검색하면 쉽게 나오는 맛집이기도 하지만, 추천을 하는 이유는 바로 앞의 공원과 스페이 강 때문이다. 또한 글렌파클라스 전 빈티지를 모두 소유하고 있는 전 세계 몇 안 되는 바로도 유명하다. (한국에는 볼트 82가 그렇다고 한다) 하나의 찬장이 모두 글렌파클라스로 채워져 있고, 수많은 빈병들이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길에서 걸어 나와 넓은 초원을 한참 걸어가면 Spey 강을 바로 만날 수 있다. 강을 따라서 미끄럼틀, 간단한 운동기구도 소소하게 준비되어있다. 중간에 작은 다리들도 있어서, 한 바퀴 구경하면서 걸어 다니기 좋다.
위스키에 있어서 '물'의 중요성은 증류소 투어를 다니면 더욱 느낄 수 있다. 각 증류소들은 본인들이 선택한 물줄기가 무엇인지, 어디서부터 흘러 왔는지 꼭 설명한다. 물줄기를 사이에 두고 증류소끼리 다투기도 하고, 빼앗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물에 따라서 위스키의 맛과 향이 정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도 한다. 스코틀랜드 싱글몰트 위스키들의 원천인, 위스키 본고장의 강줄기를 바라보는 건 감회가 새로웠다. 평범한 강, 혹은 동네분들의 강아지 산책로일 수도 있지만, 많은 생각을 안고 바라보니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특히 내가 갔을 때는, 파란 하늘과 푸른 잔디가 함께였기 때문에, 술을 많이 마셨다면 술이 모두 깰 것 같이 맑고 정화되는 풍경이었다.
크라이겔라키 호텔에 돌아와서도 집 앞 산책에 나섰다. 스코틀랜드 관광 홈페이지에서 'Craigellachi bridge' 관광명소를 봐 두었는데, 호텔 바로 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Spey 강을 건너는 1800년대에 건설된 아치형 다리이다. 근처를 지나지 않는다면 굳이 들릴 필요까진 없지만, 지나가는 길이라면 차를 대고 돗자리를 펴고 앉아 잠시 쉬어도 될 조용하고 한적한 풍경이다. 바로 강가와 이어지고, 물살이 빠르지 않기 때문에 물수제비를 할 수도 있다. 구글 후기에는 캠핑에 대한 이야기도 있는데, 캠핑하기 아주 좋은 공간은 맞는 것 같다. 손에 한 움큼 떠서 물맛을 보니, 단맛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
The Mashtun (호텔 겸 레스토랑) https://www.mashtun-aberlou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