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얘기, 그리고 당신의 얘기
나태주
덩치 큰 이야기, 무거운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해요
조그만 이야기, 가벼운 이야기만 하기로 해요
아침에 일어나 낮선 새 한 마리가 날아드는 것을 보았다든지
길을 가다 담장 너머 아이들 떠들며 노는 소리가 들려 잠시 발을 멈췄다든지
매미소리가 하늘 속으로 강물을 만들며 흘러가는 것을 문득 느꼈다든지
그런 이야기들만 하기로 해요
남의 이야기, 세상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해요
우리들의 이야기, 서로의 이야기만 하기로 해요.
지남밤에 쉽게 잠이 들지 않아 많이 애를 먹었다든지
하루종일 보고픈 마음이 떠나지 않아 가슴이 뻐근했다든지
모처럼 개인 밤하늘 사이로 별 하나 찾아내어 숨겨놓은 소원을 빌었다든지
그런 이야기만 하기로 해요
실은 우리들 이야기만 하기에도 시간이 많지 않은걸 우리는 잘 알아요
그래요, 우리 멀리 떨어져 살면서도 오래 떨어져 살면서도 스스로 행복해지기로 해요
그게 오늘의 약속이예요
남의 이야기, 세상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해요. 우리들의 이야기,
서로의 이야기만 하기로 해요
이 말이 두고두고 마음을 울린다.
남의 이야기, 세상 이야기만 수없이 듣는 이 시대.
나는 당신의 이야기가 궁금하고 또 내 이야기가 중요하다.
남 얘기, 세상 얘기는 재미는 있는데 공허하다. 비누방울처럼 이쁘고 화려한데 그 공간, 그 시간만 떠나면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린다. 단지 우리가 함께 있었다는 것, 그것만 의미가 있을 뿐이다.
오늘은 유난히 내 얘기를 하고싶고, 당신의 얘기가 듣고 싶다. 그것조차도 개념적이고 추상적인 게 아닌, 가볍고 즐거운 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