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3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직 시차 적응 중이라 새벽 5시면 가족 모두가 눈을 떴다. 해가 뜨기도 전에 맥도널드에 가서 아침을 함께하고, 텅 비어 있는 냉장고를 채우기 위해 시장을 봐왔다.
마트에 직접 가 장을 봐오고, 삼시 세 끼를 모두 요리하는 것이 일상으로 돌아왔다는 증거인 듯하다.
가을의 스위스는 낮이 짧고 그마저도 안개로 자욱하다. 높고 푸른 하늘을 담은 한국의 가을이 그리워지는 순간이다. 그나마 마트에서 사 온 밤을 삶아 까먹으며 가을의 정취를 찾아본다.
짐을 정리하며 마음과 생각도 함께 정리해 본다. 지금까지 어떻게 이 생활을 적응해 왔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삶을 이뤄나갈지 바로 지금이 다시금 나를 점검할 시점임을 변화한 계절이 알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