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h möchte Hausmann werden.
작년 겨울, 2024년 2월 19일에 퇴사했으니 일을 안 한지 1년 하고 4개월이 지났다. 이곳에 처음 도착하여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한 동안 미처 깨닫지 못했다. 이것은 나의 남편이 본인의 시간을 대신해 나에게 주는 삶의 부분, 그 보다 훨씬 가치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것을… 그 시간 안에서 나름대로 살림을 꾸리고, 가족들이 안정을 찾고, 아이와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다.
남편은 지금까지도 현재하고 있는 일이 쉽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조금 쉬고 싶다고… 때로는 그만하고 싶다고…. 그럴 만도 한 것이 결혼해서 얼마 전까지 우리 부부는 인생이라는 마라톤에서 서로의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해주었다. 내가 커리어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그는 나를 안심시켜 주었고, 그가 슬럼프에 빠지면 내가 용기를 주었다. 1년 4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그는 페이스 메이커 없이 혼자서 마라톤을 뛰고 있으니 불안하고 지칠 만도 하다. 그래서 나 역시도 나태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더욱 독일어 공부에 집중한 것 같다.
요즘 그의 장래희망은 ‘Hausmann’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의 꿈을 한 번쯤은 이뤄주고 싶다. ‘뭐 까짓것 내가 우리 남편 주부 만들어 주지 뭐…’
그렇게 나는 2025년 올해 안에 아래와 같이 계획을 세웠다.
첫 번째, 독일어 B1 자격증 취득하기
두 번째, 내가 잘하는 분야로 취업하기
1년 반이 거의 다 되어가는 이제야 별 부담 없이 관공서, 우체국, 병원 등 일상생활을 해결해 나가는 독일어 수준이 되었다. 예전에는 학교에서도 영어로 소통할 수 있는 부모들과 이야기했다면 이제는 독일어로만 소통할 수 있는 부모들과도 대화를 이어가려 노력한다. 그나마 내가 이야기하는 것을 기다려주고 들어주는 것이 참 감사할 따름이다.
몇 달 전 우리 집에서 머물고 가셨던 부모님도 작년에 비해 내 마음이 한결 안정되어 보인다고 하셨다. 두려움에 사로잡혀 짜증만 한가득 부렸던 작년의 모습에 비해 많이 나아졌나 보다. 이제는 내가 남편을 도울 차례가 된 것 같다.
어느 순간부터 글쓰기가 늘지 않는다고 느낀다. 소재의 참신함이 아쉽고, 성찰에서 발견하는 주제가 매우 내 중심으로만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할 시간이 다가온 것 같다.
블로그 등에 게시된 포스팅을 읽다 보면 ChatGPT를 활용한 글들이 급격히 많아졌다. 프롬프트로 AI가 작성한 글과 나의 글이 달라질 수 있는 요인은 무엇일까. 차별화된 프롬프트는 무엇일까. 과연 나는 성찰을 어떻게 글로서 담아낼 것인가. 생각의 확장은 무엇을 통해 어떻게 이뤄지는 것일까.
강력한 전환이 다시금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