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시간 기록(2)
부모님이 계신 5주가 꽤 긴 여정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면 그 역시도 찰나였다. 매일 등하원해야 하는 아이 루틴에 맞추다 보니, 함께한 건 고작 짧은 근교여행들 뿐이다. 그 소중한 시간들을 조금이나마 오래 붙잡고,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해 본다.
Wildpark Peter and Paul
‘이러한 공원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다니 정말 멋진 생각이야.’라고 연발했던 곳이다. 어린이와 휠체어가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산책로를 닦아놓았고, 동물과 자연이 함께하는 곳 끝에는 알프스가 자리하고 있었다.
(내가 아직 잘 모르는 것일 수도 있으나…) 한국에 비해 스위스는 어린이를 위한 시간제 프로그램(쿠킹클래스, 아트클래스 등)이 많지 않지만 자연을 즐길 수 있는 Wild park, Spielplatz 등 무료로 이용할 만한 곳이 잘 되어 있다. 아이들이 자연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구호처럼 느끼지 않고, 삶에서 깨닫는 것이 바로 이런 부분일 것이다.
Europa Park
유럽 최대규모의 테마파크라고 하여 가족모두가 함께 가보았다. 방문했던 날이 national holiday라 걱정했는데 아무리 붐비는 테마파크여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유럽 국가들을 주제로 공간이 구성되어 있어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충분했다. 남편과 나는 각오하고 갔으나, 오후 4시면 놀이공원에서 나올 줄 알았던 부모님은 폐장시간이 지나서까지도 더 놀아야 한다는 아이를 말리느라 진땀 빼셨다.
Freiburg Münster
집 근처의 작은 교회들은 정해진 시간마다 종을 울리는데 처음에는 ‘음… 낭만적이야…’라고 이야기했지만 지금은 그 종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익숙함이란 바로 이런 것이겠지… 하지만 프라이부르크 대성당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히 아름다웠다. 장난기 많은 아이도 성당에 들어가면 그 분위기를 아는지 하나하나 섬세하게 보고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기록을 통해 스위스에 살면서 독일을 못지않게 다녀왔음을 새삼 깨닫는다. 독일에 갔다가 차 안에 파리가 들어왔는데 집 주차장에 와서야 밖으로 내 보낼 수 있었다. 독일파리가 우리 때문에 스위스파리가 되었다고 했던 우스갯소리가 기억난다.
그 당시 사진, 기억, 냄새, 이야기가 모두 순간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순간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