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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 May 24. 2017

브랜드는 리더의 비전만큼 자란다

Campaigning BRAND, LUSH스콜레 기보 컨퍼런스(3)


러쉬의 캠페인은 정말 옳다고 생각하는 일이고, 브랜드 정체성입니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저희는 고래 사냥에 반대합니다.’
‘동물 실험에 반대합니다.’ 만약 소비자들이 저희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억지로 설득하지 않습니다.
소비자가 좋아하면 오고, 싫어하면 오지 않습니다.
캠페인이 중요한 이유가 또 있습니다.
올바른 직원을 채용하는 척도가 된다는 겁니다.
저희 캠페인에 반대하는데 우리 회사에 입사하려는 직원이 있을까요?  

러쉬의 창업자 /  마크 콘스탄틴 



환경(Environment), 동물(Animals), 사람(People)이
조화로운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는게 (러쉬의) 브랜드 이념입니다.
이는 마케팅 전략 차원이 아닙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이고 결코 포기할 수 없습니다.
만약 이윤이나 가치 중 하나를 포기하라면 우리는 이윤을 포기할 것입니다.

러쉬의 공동 창업자 / 로웨나 버즈 



국내 일간지 인터뷰 중에서


1977년. 콘스탄틴은 25세에 ‘콘스탄틴&위어’라는 뷰티 클리닉을 창업했지만 바디샵에 매각된다.
1987년. 35세에 함께 일했던 직원들과‘코스메틱스 투 고(Cosmetics to go)’라는 통신판매 방식의 화장품 회사를 새로 창업했지만 경영악화로 폐업.
1995년. 그는 함께 일했던 직원과 다시 의기투합해 러쉬를 런칭을 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콘스탄틴은 실패하고 다시 회사를 창업했을 때, 

그와 함께 일했던 직원들과 '함께' 했다는 점이다. 







영속 가능 경영을 위한 BrandShip


‘지속 가능 경영’이란 기업이 전통적으로 추구한 매출과 이익뿐만 아니라 환경이나 윤리와 같은 사회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향상 및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개념의 출현은 법인으로서 기업이 어떻게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을까에 관한 자구책과 대안에서 나왔다. ‘지속 가능 경영’은 말 그대로 현재 기업 활동을 어떻게 계속 유지할 것인가에 관한 방법론적 접근, 대안적 선택, 그리고 경영 혁신안이라고 볼 수 있다.


자연인 自然人이라고 불리는 사람도 ‘지속 가능 인생’을 누리고 싶어 한다. 그래서 젊음을 유지하고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먹고, 다른 것으로 교체하는 단순한 방법으로 ‘의약’과 ‘기구’를 사용한다. 반면에 법인 法人으로서 기업은 ‘투약과 교체’보다는 자신의 존속(存續, sustainability) 방법으로 ‘가치’를 ‘추구함’으로써 강력한 생명력을 가질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지속 가능 경영’이다. 법인이 자연인보다 먼저 불로장생 不老長生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




러쉬에게 브랜드 영속가능성이란 자신의 철학을 사람(생산자)과 사람(사용자)의 공유함이다. 



러쉬는 1995년에 런칭한 브랜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쉬 브랜드 영속성을 확신하는 이유는 러쉬 브랜드가 광고와 홍보에 의해서
퍼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에 의해서 전달되기 때문이다.     
마치 고대 영웅의 신화처럼 ... 그들의 철학과 모험은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이야기로 구현된다. 





러쉬는 이제 어떻게 100년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 

지속가능에서 영속가능으로


선진국들이 노령화 사회가 되면서 자본과 관심이 생명 과학으로 쏠리는 것처럼, 근대화와 함께 시작된 기업들이 (평균 연령이) 환갑을 넘으면서 이제야 ‘지속가능’이라는 개념을 인식했다. 앞서 말했듯이 고용 안정과 경제 유지를 위해서 기업은 지속 가능해야만 한다. 그러나 대부분 기업의 평균 수명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10.4년이고 미국도 15년을 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래서 기업들은 생명 연구가들이 장수 마을을 방문해 장수 노인들이 먹고 마시는 것을 파악해서 ‘식단 개선’을 제안하는 것처럼, 기업별로 생명(경영) 연장을 위해 가치 지향적인 일을 하고 그것을 특수 레시피(CSR 리포트)를 만들어서 발표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렇게 하면 지속 가능할 수도 있다’라는 리포트가 많았지만, 그 리포트의 내용이 모든 기업의 불로장생을 가져오는 영험 靈驗 한 비책이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계속 발전하고 있는 중에 있다.)


시장에는 100년 기업은 별로 없지만 100년 브랜드는 많다. 


혹시 지금 이 글을 보는 독자가 뉴발란스 NEW BALANCE 나 컨버스 CONVERSE를 신고 있다면 100년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청혼 성공률 99%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티파니 반지를 선물하려고 한다면 100년 이상 사랑의 가치를 지킨 브랜드를 구매하려는 것이다. 이처럼 브랜드는 자신의 가치로 영속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시장을 리딩하는 대부분의 100년 브랜드들은 수차례 주인(기업)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시장에 존재하고 있다. 브랜드야말로 영속 가능 함을 증명하는 불로불사 不老不死 의 시스템이다.


브랜드를 잘 관리하면 브랜드는 기업이 지속 경영의 영원한 생명력이라고 할 수 있는 고객의 가치(고객의 구매 이유)를 투석받을 수 있다.


또한, 그 가치를 순환고리로 만들어 세대와 세대를 뛰어넘는 ‘역사적 가치’를 만들 수 있다. 분명 수많은 브랜드를 통해서 기업이 ‘지속 가능 경영’에서 ‘영속 가능 경영’으로 변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자, 곧 기업의 리더들은 아직 브랜드를 대박(일시적인 성공)의 수단이나 기업이 소유한 여러 자산 중 하나로만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브랜드는 필요에 따라 여러 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브랜드’가 ‘경영’ 그 자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기업인들은 기업을 유지하기 위해 브랜드를 팔면서 경영을 순간적으로 지속하게 한 경험만 했기에, 브랜드를 제대로 관리하면 브랜드가 자신들의 기업을 영속 가능하게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브랜드는 단순히 ‘지속성’과 ‘영속성’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자동차 브랜드 MINI나 아베크롬비 앤드 피치 Abercrombie&Fitch 같은 의류 브랜드는 수십 년 동안 동면하고 있다가 다시 태어나서 버젓이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다. 이들은 언제든지 부활하는 ‘불멸성’까지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기업을 유한한 육체에 비유한다면, 브랜드는 무한한 영혼으로 비유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영속 가능한 브랜드를 운영하기 위한 비법은 무엇일까? 너무나도 당연하고 자명한 이야기겠지만 결국 ‘사람’이다. 특히 리더의 Identity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브랜드 런칭 초기 때와 같은 특정 시점이나, 언론에서 경영자를 다루는 상황에서는 리더가 브랜드를 대표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뿐만 아니라 리더의 모든 의사결정이 리더와 브랜드간 작용 및 반작용을 가져오면서 ‘경영과 전략’이라는 독특한 경영 방식과 존재 형식을 만든다. 그러므로 리더가 어떤 리더십을 가져야 할 것인가가 브랜드 경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 정의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브랜드 경영이란 브랜드의 핵심적인 사명을 이루기 위해서 브랜드의 조직원들이 자신의 가치관, 비전, 목표, 목적, 존경 그리고 일하는 과정을 함께 공유하며 완성하는 것이다. 또한, 이 과정을 고객과 함께 공유하는 것이 브랜딩이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브랜드 경영을 하는 리더들은 어떤 리더십을 가지고 있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일반적인 ‘슈퍼맨급’ 리더십일까?


브랜드 경영을 위한 리더십은 지금까지 알고 있던 그런 리더십이 아니기에 브랜드십 BrandShip이라는 새로운 정의와 의미가 필요하다. 리더십은 리더가 있는 동안 기업을 ‘지속 가능’하 게 만든다면, 브랜드십이란 리더가 없어도 브랜드를 ‘영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고 브랜드십이 리더가 불필요한 리더십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리더가 브랜드와 어떻게 결합하는가’ 하는 리더십 기술에 관한 설명이다.


브랜드는 리더의 비전, 즉 리더가 브랜드의 미래를 보는 능력에 달려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흔히 리더의 비전이라고 하면 크고 원대하며 장엄하고 웅장한 큰 그림이라고 생각하는데 원래 비전은 명사가 아니라 라틴어로서 ‘보다’라는 뜻을 가진 동사다. 그래서 비전의 의미는 시력, 관찰, 환상 등이지만 경영에서는 ‘목표’와 ‘방향’으로 사용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리더의 비전이란 브랜드의 영원한 지점을 볼 수 있는 리더의 시력을 의미한다.


만약 당신이 지금 당신의 브랜드를 위해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돌아간 과거의 시간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 100년 된 브랜드 컨버스의 창립자가 2010년의 거리에서 자신의 브랜드를 본 다음, 다시 자신의 시간으로 돌아가서 제일 먼저 경영혁신을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아마 필자가 컨버스의 창업자라면 100년 후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대명사인 나이키에게 M&A 당할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당시 인기 종목이던 농구에서 벗어나 차세대 스포츠 신발과 과학을 통하여 ‘스포츠 브랜드’의 입지를 더욱 강화했을 것이다. 리더는 미래를 보기 위해서 과거를 보아야만 한다. 경영의 지속과 브랜드의 영 속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으로서 리더가 전혀 경험할 수 없는 100년이라는 시간을 볼 수 있으며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브랜드는 리더의 비전(시간을 이해하는 능력)만큼 영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의 리더’라는 정의는 대기업의 브랜드 매니저, 기업의 오너, 브랜드 창시자, 브랜드 전문 경영인 등 상당히 광범위하다. 일반적으로 브랜드 리더란 ‘브랜드에 관한 최종 의사 결정권자’라고 생각하면 무리 없는 개념 정리다. ‘결정권자’라는 단어에서 음미되는 ‘권한과 책임’의 무한성에서 알 수 있듯이, 브랜드의 리더는 Brand Identity를 구축하는 ‘시작의 주체’이고 브랜드의 전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진행의 주체’다. 그래서 브랜드의 리더 자체가 Brand Identity의 Basic Identity를 이루는 ‘핵’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브랜드의 라이프사이클을 살펴보면 한마디로 브랜드의 시작은 리더에게서 나오고 그 끝도 리더로 인해서 씁쓸하게 마감된다. 그래서 리더십이 중요하고, 그래서 잘못된 리더십은 매우 위험하다.


메이커가 만든 상품과 브랜드가 만든 브랜드를 구별하는 것처럼 보스 Boss와 리더 Leader를 구별하는 방법은 쉽다. 만약 ‘당신의 상관은 리더인가, 아니면 보스인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리더와 보스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묘한 어감에 의해서 우리의 상관이 보스인지 리더인지를 본능적으로(거의 기계적으로) 알아차린다. 대부분 사람은 보스는 골목대장이고 리더는 지도자라는 정의를 수많은 리더십 책을 통해 사상 학습을 받았기 때문이다. 과연 리더십에서 말하는 필요 충분 조건을 갖춘 완벽한 리더가 존재할 수 있을까? 리더십 책이 브랜드 책 보다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만큼 ‘리더’라는 작위를 받을 만한 리더가 되기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도 브랜드 경영의 결정권을 가진 사람이 보스인가 혹은 리더인가에 따라서 브랜드의 영혼이라고 할 수 있는 Brand Identity는 결정체가 달라진다. 만약 그가 전형적인 보스라고 한다면 BI는 한마디로 Boss Identity로 구성될 것이다. 그러나 만약에 그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수준 이상의 리더라면 Brand Identity는 리더의 비전과 신뢰의 Belief Identity를 구축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브랜드를 경영하는 것이 단지 신념과 비전의 결과물이 아니라 앞서 말했듯이 ‘브랜딩의 모든 과정을 공유하는 것’이라면 브랜드는 존재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곧 Brand Identity는 조직원 그리고 소비자의 Being Identity 존재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Being Identity에 대해서는 소명 召命 혹은 공명 共鳴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췌장암에 걸렸을 때 모든 사람은 스티브 잡스를 대신할 수많은 사람을 거론했다. 당시 잡스를 대신할 사람으로서 주식 보유나 혈연관계를 따지지 않았다. ‘누가 애플을 혁신적으로 이끌고 갈 것인가’를 기준으로 따졌고 서로 다른 예측들이 난무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대기업의 회장 중의 한 명이 췌장암에 걸려서 급히 후계자를 세워야 한다면 과연 누구를 고를까? 답은 뻔하지 않은가(그래도 브랜드를 잘 이해하고 관리할 사람으로 세워질 것이라고 굳게 믿고 싶다)! 만약 리더가 쓰러질 때 브랜드도 쓰러진다면 그것은 리더가 브랜드 스토리를 비극으로 쓰고 동반 자살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다면 ‘영원불멸’의 브랜드를 ‘임시직 관리’의 리더가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방법은 리더가 브랜드처럼 되어야 한다. 이 말은 리더가 브랜드가 되라는 말이 아니다. 브랜드가 브랜드 되는 방법을 리더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상품과 서비스는 실제지만 실제의 합이 브랜드가 아닌 것처럼, 리더는 의사 결정권자이지만 의사결정을 꼭 리더가 내리지 않아도 된다. 한마디로 리더 없이 브랜드가 브랜드답게 의사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가 브랜드를 운영할 때 수많은 의사결정을 혼자서 할 수 없다. 리더는 가변적일 수밖에 없는 ‘인간’이다. 리더의 선택이 항상 옳지는 않다. 리더는 근본적으로 인간이라는 한계가 있다. 이런 한계를 알고 있는 리더는 무한 생명의 브랜드를 운영하기 위해서 일시적인 자신의 (초월적, 초법적, 카리스마적) 리더십과 브랜드를 화학 변화시키는 브랜드십 BrandShip이라는 독특한 형태의 리더십을 브랜드와 자신이 공유해야 한다.


그렇다면 왜 브랜드십이 이토록 필요한지 살펴보자. 어떻게 하면 리더의 비전과 철학에 일관성을 가지면서 영원히 유지할 수 있을까? 이런 시도가 지금껏 전혀 없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방법은 유전학적이며 고전적인 방법인 혈통(?)을 내세워서 계승할 리더를 세웠고, 그래서 성공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다. 사실 이 문제는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다. 더 치명적인 문제는 브랜드를 탄생시킨 리더의 변질로 인해서 리더가 자신의 비전과 철학을 오염시키고 소멸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브랜드의 존재 가치와 비전을 리더라는 ‘사람’이 아니라 ‘브랜드’에 이전시켜야 한다. 그 전이 과정에서 브랜드십이 구축된다. 어쩌면 브랜드 십은 리더십 2.0이 아니라 브랜드를 탄생시키고 성장시킨 리더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해도 무리한 해석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브랜드십은 경영의 진보적 관점에서의 리더십 2.0이 아니라 경영의 진화적 관점에서의 돌연변이 리더십이라고 설명하고 싶다.


리더십은 리더가 가지고 있다. 그러나 브랜드십은 리더의 리더십을 팔로워 follower 들에게 소량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십을 같이 공유하는 것이다. 그리고는 리더도 브랜드를 따르는 팔로워 중 한 명이 된다. 이렇게 되면 브랜드의 팔로워들은 자신의 위치에서 의사결정을 할 때 ‘리더(그분)의 생각’을 헤아리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가치’를 따르게 된다. 왜냐하면 브랜드가 리더십을 가졌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브랜드십이 있는 브랜드(브랜드가 리더인 브랜드)는 더 이상 한 명의 리더에게 브랜드의 운명을 맡기지 않고 리더십을 공유한 모든 팔로워가 운명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혁신 구조를 이루며, 결국 모든 팔로워가 리더가 된다. 그동안 시장 무대의 주연이던 리더는 브랜드를 위한 조연이 되어 팔로워가 주연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이러한 모든 팔로워가 주연이 되기 위한 리더의 조연 역할은 브랜드가 진정한 리더가 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브랜드는 ‘바람의 인도’라고 불리는 보이지 않는 ‘문화’의 힘으로, 브랜드와 그 속에 있는 사람들이 리더의 명령이 아니라 브랜드의 문화에 의해서 스스로 성장하도록 한다. 일단 브랜드의 보호막이라고 할 수 있는 ‘문화’가 생성되면 비로소 브랜드의 무한 생명은 리더의 자연 생명에 의해 흔들리지 않게 된다. 그래야만 리더가 초기의 모습에서 변질되거나 그 후에 이상한 리더가 들어와도 브랜드는 자정작용 self-purification을 통해서 독성이 강한 리더십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브랜드십을 가진 브랜드는 자신의 품에 수많은 미니 리더들을 배양하기 때문에 외부 환경의 변화와 위험 속에서도 상황에 따라 자신을 보호할 만한 적합한 리더를 세울 수 있다.


그렇다면 이토록 놀라운 브랜드십을 리더는 어떻게 이해하고 어떠한 리더십을 구사해야 할까? 리더는 관점과 태도만 바꾸면 바로 ‘진화’할 수 있다. 리더는 브랜드의 철학과 비전을 세울 때 자신도 브랜드처럼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영원불멸의 계획을 세워야 하지만, 항상 내일 죽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브랜드를 관리해야 한다. 브랜드는 영원할 수 있으며 리더는 순간이라는 것을 인정할 때 자신이 브랜드의 리더가 아니라 브랜드가 자신의 리더임을 알게 될 것이다. 브랜드십은 브랜드의 보이지 않는 시스템에 관한 것이며, 리더십에서 브랜드십의 변환은 지속 가능 경영에서 영속 가능 문화라는, 차원을 바꾸는 신화 같은 이야기다.




BrandShip과 the Brand Ship의 항해술


수소 hydrogen 와 산소 oxygen 는 모두 인화성, 산화성 그리고 폭발성 원소다. 한마디로 ‘불’을 만드는 물질이다. 그러나 너무나 모순적인 것은 이 두 개의 원소가 결합하면 ‘불’을 끄는 ‘물(H2O)’이 된다. 이것을 모순 지식이라고 한다.


리더와 브랜드도 서로 강력한 모순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대다수 브랜드는 시장에서 기업의 매출과 이익을 만들기 위한 기업의 ‘수단과 방법’으로 태어났다. 그래서 브랜드는 태어나자마자(시장에 런칭) 경쟁자를 공격하고 시장을 무너뜨리며 자신만의 독보적인 위치를 장악한다. 기업의 이윤은 기업의 본능이다. 따라서 기업이 낳은 브랜드는 기업의 본능대로 움직인다. 이처럼 브랜드 자체도 수소처럼 시장에 관한 인화성, 돈에 관한 산화성, 그리고 소비자 욕구에 관한 폭발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러한 욕구와 본능의 출생 비밀을 가지고 태어난 브랜드는 자신의 탄생 명분으로 어디까지나 ‘고객을 사랑하고 섬기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어찌 되었든 브랜드는 소비자를 사랑하기 위해서 동시에 경쟁한다. 그뿐만 아니라 브랜드는 사람만이 구사하는 보이지 않는 ‘가치와 비전’이라 는 폭발성 개념을 결합할 수 있다. 이렇게 화학변화를 일으킨 브랜드는 ‘불’이 되지 않고 생명의 근원이 되는 ‘물’이 되어서, 기업에 속한 사람들에게 자부심, 긍지, 철학, 신념, 문화, 책임감, 더 나아가 조직원의 존재 이유와 소명에 ‘생명수’ 역할을 한다.


리더십도 브랜드 못지않게 강한 (권력의) 인화성, (무한 책 임의)산화성, 그리고 (야심의)폭발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리더의 유형도 시쳇말로 ‘꼴통’부터 시작해서 ‘섬기는 리더’ 그리고 ‘내가 곧 브랜드’라는 ‘절대 리더’와 ‘우리가 곧 브랜드’라 는 ‘관계 리더’까지 너무나 다양한 이름들이 난무한다.


그래서 브랜드에 또 하나의 폭발성 물질이라고 하는 리더십이 결합하면 그야말로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존재가 되는데 급기야 리더와 브랜드가 하나 되는 ‘부적절한 유기적 관계’까 지 이르게 된다.


자신과 브랜드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리더와 브랜드는 일반적으로 세 가지 결합 형태를 동시에, 혹은 단계별로 가지고 있다. 브랜드와 리더가 결합하여 나타난 경영의 방식과 존재의 형식을 무리하게(?) 분리해 본다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브랜드와 리더의 ‘샴쌍둥이 스타일’, 두 번째는 브랜드와 리더의 ‘자웅동체 스타일’, 세 번째는 브랜드와 리더의 ‘동전의 앞 뒷면 스타일’이다.


샴쌍둥이는 같은 몸에 인격적으로 다른 두 명이 있는 것이다. 그들은 한 몸으로 붙어 같은 내장 기관을 공유하고 있거나 나눌 수 없는 부분이 하나로 되어 있으므로 잘못 분리하면 모두 사망할 수 있다. 또 자연사로 인해서 한쪽이 사망하면 다른 한쪽도 곧 사망한다. 샴쌍둥이 스타일로 브랜드와 결합한 리더십의 치명적 결함은 한쪽이 무너지면 다른 한쪽도 같이 무너진다. 흔히 자기 이름으로 브랜드를 하는 경우 자신과 브랜드의 분리 시기를 놓쳐서 이런 최후를 맞이한다.


두 번째는 자웅동체 스타일이다. 어류인 다금바리는 일정 기간에는 암컷으로 있다가 수컷으로 성을 바꾼다. 브랜드와 리더가 상황에 따라서 적절하게 영향력을 단계별로 공유하면서 성장하는 경우다. 아직 진행 중이지만 대표적인 사례를 든다면 빌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혁신적이며 창조적인(쇼맨십도 포함된다) 리더십의 캐릭터는 브랜드의 차별화로 전이되며, 반대로 브랜드의 차별화로 인해서 리더십의 캐릭터 또한 강화된다. 자웅동체의 장점은 환경에 따라서 성별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과 스티브 잡스, 그리고 버진과 리처드 브랜슨도 환경에 따라서 브랜드와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조절하면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동전의 앞뒷면이 되는 경우는 브랜드명과 리더의 이름이 같지 않지만, 브랜드와 자신을 ‘하나’라고 생각한다. 리더가 자신이 브랜드 그 자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브랜드의 의사결정은 자신의 감정과 이성에 의해서 전적으로 결정된다. 브랜드와 자신을 같은 운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비록 극단적 가설이기에 이해하기 난해하겠지만, 이 가설은 이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비유일 뿐이다. 하지만 이 분야 종사자라면 이런 현상이 브랜드에 얼마나 심각한 증후군으로 나타나는지를 알 것이다. Boss Identity가 Brand Identity가 되는 것은 영원할 수 있는 브랜드가 리더의 의사결정에 생명을 담보 잡힌 꼴이다.


Leadership에서 접미사 ‘ship’의 뜻을 살펴보면 ‘함선’이라는 뜻이 있다. 또한, 형용사에 붙어서 추상명사를 만들거나 명사 뒤에 붙어서 상태, 신분, 집단과 같은 명사를 만든다. the mother ship이라는 단어는 모선 母線 을 뜻하며, 일반적으로 항공모함과 같은 사령부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the leader ship이라는 단어가 있다면 어떤 의미일까? 말 그대로 ‘리더가 움직이는 함선’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리더에게 브랜드를 완전히 맡기고는 리더만 믿고 가는 배는 안전할까? 100년 브랜드 연대기를 살펴보면 브랜드의 최대 적은 경쟁 브랜드가 아니라 자신과 브랜드를 하나라고 믿는 리더들이었다. 브랜드는 리더가 움직이는 함선의 스크루 프로펠러 screw propeller가 아니라 리더가 갈아타야 할 the Brand Ship이 되어야 한다. 리더는 함선 Ship이 아니라 함장 captain으로서, 자신이 브랜드의 ‘전부’가 아니라 ‘기능’으로, 전체 중에 하나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자신도 the Brand Ship에서 내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브랜드십을 가진 브랜드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리더가 자신의 리더십을 팔로워와 공유해서 모든 팔로워가 브랜드의 리더가 된다. 이렇게 될 때 브랜드에는 보이지 않는 의사결정자인 ‘브랜드 문화’가 만들어지고, 이것을 통하여 브랜드는 1인 리더에 의지하지 않고 브랜드의 가치와 소명에 따라 ‘영속 가능 경영’이 가능해진다. 이때 리더의 역할은 조연으로서 자신의 팔로워, 그리고 소비자들을 브랜드의 주인공으로 만든다. 그래서 브랜드가 브랜드십을 가졌다고 할 때, 그 상태는 브랜드가 자신의 Identity에 맞게 자신의 철학을 구축했다는 것과 같은 뜻이며, 브랜드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은 브랜드다운 의사결정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러쉬에게 있는 영속가능성을 위한 브랜드 공명 Brand Resonance


공명이란 진동계가 그 고유진동수와 같은 진동수를 가진 외력(外力)을주기적으로 받아 진폭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브랜드 공명이란 어느 한 물체가 진동할 때 다른 물체가 공명을 일으켜 함께 진동하는 것처럼 고객이 브랜드와 하나가 되었다고 느끼는 정도를 말한다. 


장 노엘 캐퍼러 교수는 《뉴 패러다임 브랜드 매니지먼트》에서 브랜드 공명을 네 개의 범주로 나눈다. 이는 행동적인 충성도Behavior Loyalty, 태도적인 애착 Attitude Attachment, 공동체 의식Sense of Community, 활동적인 약속Active Egagement이다. 행동적인 충성도는 ‘고객이 어떤 브랜드를 얼마나 자주, 많이 구입하는가?’라는 뜻으로 고객이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양이 제품군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을 말한다. 태도적인 애착은 고객이 그 브랜드를 사랑하며, 자신의 가장 소중한 소유물 중 하나로 묘사하거나 자신이 고대하는 사소한 즐거움의 하나로 바라보는 것이다.  공동체 의식은 고객이 브랜드와 관련된 사람들과 유사하거나 동일한 감정을 느끼는 현상이다. 마지막으로 활동적인 약속은 고객이 브랜드 전도사가 되어 브랜드에 대해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을 돕고 다른 이들이 그 브랜드를 이용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요약하면, 브랜드 공명은 브랜드와 고객과의 관계에서 강도Intensity(태도적인 애착과 공동체 의식의 힘)와 활동성Activity(행동적인 충성도, 활동적인 약속)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러쉬는 브랜드 공명을 만들어 내는 브랜드다.


브랜드가 리더의 비전만큼 자란다고 한다면, 러쉬는 얼마나 크게 자랄까?

참고로 러쉬의 리더는 콘스탄틴와 로웨나가 아니라 직원과 고객이다.  

그렇다면 러쉬는 얼마만큼 자랄까? 얼마나 오래 자랄까?







만약 어떤 사람이 리더가 되었다면
그는 더 이상 사람이 아니라 조직이다.
피터 드러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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