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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 Mar 08. 2022

휴먼브랜드/회고록 쓰기

회고록 쓰기 

휴먼브랜드 글쓰기 과정

좋은 요리사는 요리 시간보다 음식 재료를 찾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쏟는다고 합니다.

재료의 맛을 그대로 살리기 위함이라고 하네요

내가 만든 요리는 기껏  라면과 밀키트라서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습니다.



휴먼브랜드, 첫 번째 과정은 회고록 쓰기와 소설 쓰기입니다

회고록 쓰기는 재료를 찾는 것이고, 소설 쓰기는 요리를 만드는 것이죠.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과거로 파고 들어갑니다. 브랜드의 재료를 찾는 것이죠.

회고하면서 연어가 죽을힘을 다해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고통을 느끼죠.

특히 일기 같은 기록이 없는 사람에게 회고록은 마치 중앙정보부 지하실에 끌려가서 허위 자백서를 쓰는 

것처럼 자신의 기억과 영화 그리고 남의 이야기가 엉켜서 지어냅니다.

회고하기 위해서 기억을 더듬는 …. 진짜 시각장애인처럼 자신의 과거에서 자신을 더듬어 찾습니다.

그렇게 찾은 자신은 1분도 안 되는 짧은 캡슐 기억으로 있거나 곤충 채집 판에 붙어있는 나비처럼 

건조되어 있죠.

회고록의 핵심은 사건을 기억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때의 나를 찾는 것이죠.

마치 컵에 있는 더러운 물이 시간이 지나면 먼지가 가라앉는 것처럼, 

과거라는 침전물을 내려보내는 것입니다.

내가 누구인지 … 진짜 내가 누구인지를 마주하게 되는 순간이죠.


어떤 이에게 회고록은 머구리 잠수복을 입고 심해에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독방에 들어가서 반성문을 쓰는 기분이라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헤어진 첫사랑과 만나는 기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살인자가 사건 현장을 다시 찾아가는 기분 같다고 합니다.

사람마다 표현이 다 달라서 …. 뭐라고 딱히 말할 수 없죠.

분명한 것은 그때 자신을 보는 것입니다. 그때 자신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확인하는 거죠.


 휴먼브랜드 수업과정을 듣는 사람 중에 대부분 회고록과 소설 쓰기 과정을 포기합니다.

휴먼브랜드 과정을 그만두는 사람도 있고, 

회고록이 아니라 방학 숙제에 밀린 일기처럼 쓰는 사람도 있습니다.

휴먼브랜드 글쓰기는 글을 잘 쓰는 과정이 아닙니다. 글을 쓰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글을 쓴다는 행위로 나를 만나는 것입니다. 과거에 숨어있고, 갇혀있고, 버려둔 나를 만나는 것이죠.

회고록을 써보면 자신이 선택적 기억 상실증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휴먼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재료는 일반 브랜드가 출발하는 타인의 필요가 아닙니다.

시장조사와 소비자 조사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죠.

자신의 분노, 갈증, 후회, 잃어버린 가치 …. 이런 껍질에 숨겨져 있는 그 무엇입니다.

과거의 아픔 안에 숨겨져 있는 그것을 찾는 것이죠.

그것을 브랜드 재료로 사용합니다.




https://brunch.co.kr/@unitasbrand/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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