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별 브랜드 탐방기 시즌2 '도쿄'
2017년, 2018년 2번의 런던 여행을 다녀오면서 유럽의 다양한 브랜드를 보고, 듣고, 느끼고 왔다. 런던은 새로운 시작을 하는 사람에게 그 시작을 함께하기에 가장 좋은 도시였다면, 2번째로 브랜드를 탐방할 도시인 도쿄는 새롭게 시작한 무언가를 더 발전시키기에 좋은 도시라 생각한다.
만약, 지금 당신이 하고있는 일에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떠나고 싶다면 도쿄를 추천한다. 도쿄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브랜드의 콘셉트와 트렌드가 분명 그 답을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도 이번 브랜드 탐방 도시를 일본으로 정한 이유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번 글은 브랜드 탐방을 준비하기 앞서 하나의 계획과 같다. 도쿄를 가기 전 시장조사를 하듯 가고 싶은 곳을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이 외에도 정말 꼭 가봐야 할 곳이 있다면, 댓글을 통해 추천 부탁드립니다.
무인양품의 시작과 현재
FOUND MUJI - MUJI HOTEL
5 Chome-50-6 Jingumae, Shibuya City, Tokyo 150-0001 일본
파운드 무지 아오야마는 1983년 무인양품 1호점이 리뉴얼된 곳이다. 지금의 무인양품보다 규모도 작고, 어떻게 보면 지금의 무인양품과는 느낌이 꽤 다르기 때문에 생소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2016년 우리가 몰랐던 무인양품의 비밀로 브런치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그땐 무인양품의 디자인과 마케팅에 초점을 뒀다면, 이번 여행에서 보고 싶은 것은 '본질'과 '가치'이다.
무인양품은 파운드 무지 프로젝트를 2003년부터 글로벌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오래전부터 사용하던 일상생활의 물건을 찾아내고 그것을 현재에 맞게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이다. 무인양품이 추구하는 가치와 정말 잘 맞는 프로젝트라 생각되는데 리뉴얼된 1호점의 이름과 동일한 것도 상징적인 듯하다.
중국, 홍콩, 대만, 한국을 조명한 프로젝트 영상
파운드 무지 프로젝트 아시아 편
3-chōme-3-5 Ginza, Chuo City, Tōkyō-to 104-0061 일본
그리고 2019년 4월 4일 오픈한 무지 호텔, 당연히 예약은 실패했다. 5월 말 여행을 일정으로 잡고 있어서 혹시나 했는데, 이미 예약이 가득 차서 예약이 불가했다. 다행히 지하 1층과 지상 1층엔 '레스토랑 무지 디너'가 있고, 2층~5층은 무인양품 매장이 있다니 이곳을 들러볼 생각이다.
무인양품이 호텔을 만드는 것에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衣·食·住 (의식주)'를 모두 다루는 브랜드가 이제 호텔 사업까지 뛰어들었다는 것은 단순하게 사업 확장만으로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이미 우리의 삶에 깊게 관여하고 있는 브랜드의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호텔은 지금 숙박업을 곧 위협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무지 호텔 예약은 이곳에서 가능하다
https://hotel.muji.com/ginza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代官山 蔦屋書店
16-15 Sarugakucho, Shibuya City, Tokyo 150-0033 일본
츠타야 서점 역시 1호점을 방문하고 싶었으나, 지금은 히라카타 T-site에 통합된 것으로 알고 있다. 츠타야에서 보고 싶은 것은 단순한 서점과 T-site의 공간을 넘어 경영에 대한 것이다. 츠타야는 1호점의 성공을 발판으로 2호점을 냈으나 실패했고, 그 원인을 1호점에서 찾았다고 한다. 지금의 츠타야가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이용함으로써 성공했다고 한다. (현재는 약 1,4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방문할 곳은 다이칸야마의 T-stie이다.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라 생각될 수 있지만, 고령화되는 일본의 실버산업에 맞춰 기획했다고 한다. 노인들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아침 7시에 문을 열고 노인들에 맞는 주제를 선정한 책을 판매하는가 하면, 손주들에게 사줄 친환경 장난감 매장까지 있다고 한다. 어느 특정 세대를 위한 공간이 아닌 것이다.
이러한 공간 기획이 정말 가능한가? 서점에서 시작해 하나의 문화 공간을 기획하는 것은 엄청난 관찰력과 소비자 중심의 기획이 필요한데 바로 이곳 다이칸야마의 T-site가 그런 곳이다.
이런 츠타야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여행 전 꼭 읽고 갈 책은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이다. 저자인 마스다 무네야키는 말한다 "같은 일을 반복해서는 성장할 수 없다" 이 책은 고객 맞춤 기획에 대한 책으로 기획은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장 상황의 변화를 미리 예견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을 통해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일단 실행하고,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받으면서 실행하면 '좋은 기획'이 만들어진다는 말이다.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브랜드 탐방이자, 경영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아 가장 기대가 된다.
"'이렇게 하면 이렇게 된다'는 성공 체험을 쌓은 터라 '이렇게 하면'이 가능한 물건을 찾는다. 고객의 기분으로 매장을 만드는 과정을 밟는 것이 아니라 성공 패턴을 하나 더 만들려고 한다. (중략) 고객을 보지 않는 매장은 사람이 모일 리 없고 일하는 사원도 즐겁지 않다. 성공 체험은 그런 기본적인 것에서 사람의 눈을 멀게 한다. 그래서 2호점은 실패하는 일이 많다." - 58p
쌀에 대한 모든 것을 파는 아코메야
アコメヤ トウキョウ
2 Chome-2-6 Ginza, Chuo City, Tokyo 104-6601 일본
'쌀'은 우리나라의 주식이면서, 일본에서도 주식으로 하고 있다. 아코메야는 '쌀'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로 성공한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대표 판매 품목이 25종에 달하며 쌀과 어울리는 반찬, 소스, 요리책 등 쌀과 관련된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브랜드를 가장 잘 경험하게 할 수 있는 곳으로 소비자에게 '쌀'이라는 콘텐츠로 어떻게 브랜드 경험을 주는지를 직접 경험해보고자 한다. 일본 각지에서 생산하는 품종 가운데 엄선한 쌀을 5단계 도정 중 선택해 구매가 가능하며, 긴자점은 레스토랑도 같이 운영하고 있어서 일본 가정식도 먹어볼 수 있다.
언뜻 보기엔 쌀을 제외하고 판매하는 제품은 무인양품과 비슷해 보이나, 또 어떤 다른 감성을 가지고 소비자 경험을 줄 것인지 매우 기대가 된다. 대학 전공이 농업경제학과라 농업 마케팅에 관심이 많아 일본을 가게 되면 모쿠모쿠 농장이라는 곳을 꼭 가보고 싶었는데, 이와 비슷한 농업 마케팅의 새로운 사례로 충분할 것 같다.
우리나라도 '쌀'이라는 아이템을 가지고 이렇게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을까? 농업이라는 산업을 이처럼 트렌디하고 멋지게 소비자에게 경험을 전달할 수 있을까?
'일상 용품, 책, 쌀' 이번에 보고, 듣고, 경험하고자 하는 브랜드는 모두 라이프 스타일과 관련된 곳이다. 런던에서 경험은 지나가면서 눈에 띄는 화려한 브랜드였다면, 일본에서 보고자 하는 브랜드는 일상에서 친숙하게 볼 수 있으면서 가끔은 그냥 지나칠 수 있을 법한 것들이다. 아직 더 찾아보고 공부해야할 곳들이 많지만, 우선 오늘은 여기까지. (도쿄는 찾으면 찾을 수록 가고싶어지는 곳이 더 많아진다)
Tokyo Brand Tour
2019. 5.2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