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보며 집에 오는 밤
초점 잃은 눈빛으로 운전대를 돌리다
흘러나오는 가사를 가만히 듣다가
왈칵 눈물이 터진다
나는 아팠구나, 슬펐구나, 힘들었구나
분노와 무기력 말고도
하늘의 별처럼 많은 감정들이
내게 있었구나
마음이 말을 걸어온다
차오른 보름달처럼
나의 감정들도 가득 차 있었음을.
달을 보다, 음악을 듣다,
마음에게 말을 건넨다
괜찮은 척, 침착한 척, 담담한 척
감정을 애써 누르는 것이 익숙해진 줄 알았는데
나는 여전히 아프고 슬프고 그리웠구나 외로웠구나
애써 외면하며 깊이 더 깊이 밀어둔 감정들은
언제나 한 발 늦게 찾아온다.
달이 차오르듯 눈물이 차오른다
눈물이 툭 툭 툭
그러다 소리 내어 흐느껴본다
저릿한 통증이 가슴에서 턱까지 차오른다
음악소리에 묻힌 나의 울음소리는
노래 가사처럼 아름답다
고되었구나 지쳤구나.
흐르는 눈물이 마음을 위로한다
흐느끼는 울음소리는 다정하다
애써 외면하고 살았던 나의 마음들에게 용서를 구한다
미안하다 속삭여본다
사랑하다 고백해 본다
흐르는 눈물을 닦고
토해내던 울음을 멈추고
흐느낌에 따라 흔들리던 나의 심장을,
마음을 토닥여본다
가득 찬 Full moon
눈물을 비우고 이젠 Crescent.
어느새 난 또다시 현실로
눈물을 닦고 맑은 얼굴로
하늘을 본다
여전히 하늘엔 보름달
비우고 나서야 채워진다
Crescent 그리고 또다시 Full moon.
사랑했구나 기뻤구나 행복했구나
회색빛 마음을 별들로 채우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