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별이 되신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우리 가족은 할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마지막 작별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다 같이 둘러앉으니 큰 원형이 되었다. 한 사람씩 곧 보내드릴 할아버지께 한 마디씩 했다. 다들 목소리를 내어 당신과 좋았던 추억을 회상하며 그동안 감사했음을 표했다.
내 차례가 되었다.
“...........”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만 껌뻑거렸던 나를 모두가 놀란 모습으로 쳐다봤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글쎄.
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까.
할아버지에 대한 감정은 복잡 미묘하다. 나에겐 따듯하신 분이었지만 나에게만 따듯하셨다. 강하신 분인줄 알았지만 강해 보이고 싶으셨던 것 같다. 당신께서 사랑을 표현하셨지만 올바른 사랑법은 모르셨던 것 같다. 건강해 보이셨지만 스트레스 세포를 이기시진 못했다. 시간이 약인 줄 알았지만 변한 건 없었다. 결국 나에게 남은 것은 내 결혼식 사진 속 야위시고 주름 가득했던 할아버지의 모습 한 장.
오늘 문뜩 할아버지가 생각났고 어딘가에 계실 할아버지께 마음속으로 질문을 했다.
“할아버지는 언제 행복하셨나요”
한번 왔다 가는 인생이다. 불우하게 살면 결국 그것이 내가 되고 그저 그렇게 끝나버리게 된다. 함께하는 사람들, 그리고 내가 사라진 뒤에도 나를 기억해 줄 누군가를 위해 나는 나를 행복한 존재로 만들고 싶다.
의연하게 대처하자.
더 큰일이 아니었음에 감사하자.
오늘도 함께 했음을 소중히 간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