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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JI Aug 15. 2023

11개월이 지나고

2020. 1. 21. 30대 호주 워킹홀리데이 기록

11개월이 지났다.


며칠 전에 가족들과 일주일 동안 시드니 여행을 갔다가 돌아왔다. 연말에 일도 많고 너무 바빠서 힘들었던 시간이 단비가 되어주듯 여행하기 충분한 경비를 모을 수 있었다. 시드니 산불이 얼마나 심했는지 가족은 도착하자마자 탄 냄새가 난다고 했다. 날씨가 좋지 않아 예약한 열기구 체험도 취소되었지만(산불 때문에 오히려 비가 내려 다행이었다.) 예약했던 숙소도 좋았고 아주 오랜만에 시드니에 살고 있는 친척을 만나서 좋은 시간도 보냈고 가족과 함께 해외여행을 하면서 가족에 대해 더 알게 되고(엄마가 조식을 그렇게나 좋아하시는 줄 몰랐다.)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어서 아주 감사한 시간이었다. 물론 여행 중에 투닥거리긴 했다.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을 마지막으로 만나고, 그동안 지내왔던 짐들을 정리하려면 금방 시간이 지나가지 않을까 싶다. 빨리 집에 가고 싶은 마음도 들고 늦은 나이에 와서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따로 나와 살아본 적이 없던 내가, 여느 직장인이었던 내가 해외에서 살아볼 수 있는 기회를 잡고 이루기까지 보냈던 시간과 쌓아둔 경험들 덕분에 1년의 시간을 내 나름의 방법으로 잘 지낼 수 있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좋았던 시간들, 힘들었던 순간들이 파스텔로 그린 그림처럼 부드럽게 마무리되어간다.


이제 단 하나의 일기만이 남았다. 마지막 일기인 만큼 보다 길게 적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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