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이 지나고
2019. 11. 12. 30대 호주 멜버른 워킹홀리데이 기록
9개월이 지났다.
이번 달에는 겨울옷과 이불을 보내면서 이곳에서 유명하다는 것들을 조금씩 구매해서 함께 보냈다. 처음에는 오자마자 곧바로 택배를 보내야지 했는데 막상 적응하기 바빠서 이제서야 보냈다. 아 조금 더 일찍 보낼 걸 하며 아쉬운 마음도 살짝 들었지만 내가 해외에서 선물들을 보낼 수 있다는 것에 살짝 뿌듯하기도 했다.
이번 달은 3개월이 남은 달이라서 하려면 이맘때 즈음에 이사해야 했고 일을 하나 더 구해야 했었다. 한꺼번에 하려고 하니 생각만큼 진행이 잘 안되자 마음이 점점 불편해지고 신경이 계속 쓰였다. 화창하고 푸릇푸릇 한 여름 날씨를 두고 계속 핸드폰만 보던 나를 보면서 그냥 이번 주까지 안 되면 포기하자는 마음으로 포기 리스트를 정리해 보았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모든 것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을 받았다. 항상 잘 안되는 것에 미련을 두고 신경을 쓰던 나였는데 이렇게 뒤끝 없는 후련한 느낌은 처음이었다. 더욱이 가장 필요했던 돈이 가장 먼저 포기해야 할 것임을 깨닫게 되었고 하나씩 다른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게 다른 집이 아닌 조금 더 저렴함 옆방으로 옮겨 지금 꽤 만족스럽게 지내고 있다. 원하는 것을 포기한다는 것이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구나, 이번 일을 통해서 포기하면 문이 닫히긴 하지만 또 다른 문이 열린다는 것을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