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소리 - 내 안의 수다쟁이를 만나다
"알고 있겠지만 당신의 머릿속에서는 한시도 끊임없이 마음의 독백이 이어지고 있다."
책의 첫 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처음엔 무슨 말인가 했다. 그런데 책을 덮고 잠시 가만히 있어보니 정말이었다. '이 책 괜찮네' '저녁은 뭐 먹지' '아까 그 일 잘 처리한 건가' -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말들.
마이클 싱어는 이것을 '소리 기계'라고 부른다. 마치 내 안에 누군가 있어서 쉴 새 없이 중계방송을 하는 것처럼. 잠들려고 누워도 계속된다. "내가 뭘 하고 있지? 아직 자면 안 돼. 프레드에게 전화한다는 걸 잊었어. 내일 중요한 일이 있어. 일찍 자야 해." 자야 한다고 떠들면서 정작 잠은 못 들게 하는 아이러니.
"현명한 사람이라면 잠시 한걸음 물러서서 이 목소리를 살펴보고 이해해 보려고 할 것이다."
책은 중요한 구분을 제시한다. "말하는 그것은 결코 당신이 아니다. 당신은 목소리를 듣고 있는 자다. 당신은 그것이 지껄이는 것을 알아차리는 자아이다."
그런데 여기서 함정이 있다. 우리는 목소리가 좋은 말을 할 때는 그게 나라고 생각하고, 나쁜 말을 할 때만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책은 단호하다. "그것이 하는 말이 아무리 속 마음에 든다고 해도 그것은 당신이 아니다." 좋든 싫든,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것은 모두 똑같은 말이다."
사실 이 목소리로부터 떨어져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말의 내용에 신경쓰지 않는 것이다. 어떤 것은 나이고 어떤 것은 내가 아니라고 구분하지 않는 것. 그저 모두 지나가는 소리로 보는 것.
"객관적으로 관찰해보면 당신은 목소리가 하는 대부분의 말들이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처음엔 인정하기 싫었다. 내 생각이 무의미하다니. 하지만 관찰할수록 명확해졌다. 삶의 대부분은 내가 마음속으로 떠들어대는 것과 상관없이 흘러간다. 내 통제력을 훨씬 넘어선 힘의 흐름에 따라 전개된다.
"언젠가는 당신도 마음 속의 끊임없는 지껄임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임을, 그리고 끊임없이 모든 것에 간섭하고 알려고 하는 그것이 다 부질없는 짓임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핵심 통찰이 온다. "문제의 진정한 원인은 삶 자체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문제의 진정한 원인은 삶을 놓고 벌이는 마음의 온갖 소동이다."
"내면의 목소리가 하는 말이 그토록 부질없고 의미없는 것이라면 그것이 애당초 왜 거기 있는 것일까?"
답은 에너지에 있다. "마음 속에 불안하고 두려워하는 에너지나 욕망의 에너지가 쌓여 있을 때는 이 목소리가 극도로 활발해진다." 풀어내야 할 에너지가 말이 되어 나오는 것이다.
지껄임은 "당신에게 세상을 중계방송해주고 있다." 이 해설 덕분에 우리는 주변 세상에 대해 더 편한 느낌을 갖는다. 마치 상황을 제대로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처럼.
"목소리는 왜 그것을 당신에게 말하고 있는가? 그것은 마음속에다 세상을 재창조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가 경험하는 것은 여과되지 않은 진짜 세계가 아니다. 우리의 해석에 따른 우리만의 세계다. "당신이 세상을 통제하지는 못해도 마음은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 세계를 내부에 재창조하고, 그 마음속에서 산다.
"마음은 현재의 경험을 처리하여 그것이 당신의 과거에 대한 견해와 미래에 대한 전망에 맞아떨어지도록 조작해 준다." 이 모든 것이 최소한 겉보기에는 만사가 통제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마음이 이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당장 불안에 빠진다. 그래서 우리가 그 일을 맡긴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보호 장치, 일종의 방어 수단"으로 사용한다.
"진정한 성장을 위해서는 당신이 마음의 소리가 아님을, 당신은 그것을 듣는 자임을 깨닫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이것이 핵심이다. "개인의 진정한 성장이란 불안해하면서 보호를 요청하는 자기 안의 어떤 부분을 극복해내는 것에 관한 문제이다."
"지껄이는 목소리를 지켜보고 있는 자신을 인식하는 것은 환상적인 내면의 여행을 향한 문턱을 넘는 첫걸음이다."
이제 알았다. 내가 아닌 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진짜 나는 누구일까? 그 답을 찾는 여정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