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싯적 맥주 알바의 추억
아마 2011년쯤이었을 것이다. 나는 대학시절에는 장학금으로 생활비를 했기 때문에 알바 경험이 별로 없었다. 2011년이면 내가 대학원을 중퇴하고 백수로 지낼 때인데, 아버지의 성화를 이기지 못하고 알바를 한 적이 있다. 맥줏집 알바였다. 술도 안 먹는 사람이 맥주 집 알바라.... 난 그래도 내가 잘할 수 있을 줄 알고 도전했는데 결과는 하루 만에 잘렸다. ㅋㅋㅋ 얼마나 답답했으면 사장이 하루 만에 잘랐을 까. 그 당시 맥주 집 사장은 나의 이력서를 보고 명문대를 나왔으니 똑똑할 거라며 좋아했다. 하지만 명문대하고 술집 알바는 전혀 다른 분야. 그 당시 계산대에 있는 포스 사용법도 잘 몰랐으니 엄청 바쁘게 움직였지만 효율은 꽝이었다.
이때 알바를 했던 기억으로 기억나는 게, 내가 손님들에게 제가 처음이라서요. 제가 아직 잘 몰라서요라는 말을 참 많이 했던 걸로 기억난다. 그런 말을 하면 웃으면서 받아주는 손님보다는 싫어하거나 무시하는 손님이 더 많았다. 너무 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사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내가 그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더 잘하려는 노력보다는 나를 방어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책임 회피인 것이다. 뭐 오래 전일이니 그럴 수도 있다.
갑자기 내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오늘 다녀온 토요일 저녁 모임에서 비슷한 말을 하는 사람을 보았기 때문이다. 맥주 집 알바는 아니었고, 같은 모임의 아주머니였다. 내가 잘 모르지만 내가 잘 이해가 안 되지만 내가 부족해 보여서를 계속해서 완충어로 사용하면서 이야기를 하셨다. 실제로 정확히 모르는 거 같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걸 보는 내 생각은 잘 모를 수도 있고, 부족할 수도 있지만 나 못해요 나 부족해요라고 우리한테 말할 시간에 더 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도전하고, 부족하면 부족한 데로 깨지고 하는 게 어땠을까 싶다. 우리 모두 처음에는 부족하고 도전하면서 성장하는 거 아닐까. 물론 가끔 어떤 분야는 쉽게 남들보다 잘하긴 하지만 어떤 사람도 모든 분야에 그렇게 할 수는 없다.
물론 오늘 모임에서 이렇게 말할 사람을 비난하거나 지적하는 건 전혀 아니고, 나도 이런 모습을 보인적이 많이 있지 않았나 반성하는 차원에서 글을 남긴다. 나도 때로는 작아지는 경우가 있다. 때로는이 아니라 자주자주 그런가. 항상 부족해 보이고, 자신 없고, 심지어 부족하고 자신 없는데 열심히도 하기 싫은 순간이 있다. 이 순간이 한없이 인간이 작아지는 순간이지 않을까.
내가 이렇게 되는 이 글을 쓴 걸 떠올리면서 더 나은 삶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하고 싶다. 못해서 부족해도 도전하고 깨지고 성장하고 더 나아지고 노력하고. 진짜 노력도 할 자신이 없다고 하면 그냥 빨리 빠져나오자. 인생에 시간은 한정적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