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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르는 마음 Sep 22. 2023

5:33, #3

어쩌면 여행의 특별하지 않은 순간들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했다.

하루하루를 꽉 채워 보내다 보니 얼마간의 피로를

느꼈다. 하루 정도는 여행을 위한 뭔가를 하지 않고

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침대에 누워 넷플릭스로 <이토 준지: 매니악>을

보다가 재미없어서 꺼버렸다.


눈에 힘을 풀고 가만히 방을 바라봤다. 무엇을 봤는지

무엇이 보였는지 모르겠다.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다.

불을 켜지 않았기 때문에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을,

서서히 붉었다 어두워지는 빛의 변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시간. 그래서 이 시간에

사진을 찍기로 했지. 태양은 세상을 붉게 물들였고,

형상들은 경계만이 아슬하게 남아있었다. 아름답고도

불안하게. 거기에서 나는 삶의 모습을 어렴풋이

보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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