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너스 코리아 픽처스』열두 번째 장면
<Le Journal Illustré L`ASSASSINAT DE LA REINE 을미사변, 퍼블릭 도메인>
1895년 10월 8일 조선의 국왕 고종의 아내인, 훗날 우리가 명성황후라고 불리는 민비가 시해당했다. 청일전쟁 이후로 조선을 장악하는데 주도권을 잡은 일본은 천천히 조선을 자신의 식민지로 만들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조선 정부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청나라를 끌어들여 일본과의 세력 균형을 맞추려다가 실패한 조선 정부는 일본을 상대로 새롭게 대항하는 새로운 강대국을 조선 정치 중심으로 데려오려고 하였다. 그 국가가 바로 러시아(당시 '아라사'라고 불렀다. 혹은 로서아(露西亜)라고 불렀다.)이다. 수세에 몰린 일본은 러시아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러시아를 끌어드린 자를 찾았고, 그 자를 민비로 생각한 일본은 그녀를 시해하게 된다.
<러시아 공사관, 퍼블릭 도메인>
을미사변 이후 조선 정부는 친일 세력이 장악했다. 하지만 민심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하기사 조선의 국모가 시해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좋아할 백성이 어디 있겠는가? 반일 감정이 고조되는 환경이 마련되자 친미파와 친러파들이 고종을 모시고 외국 공사관으로 이동시킨 후 친일 세력을 몰아내고 새로운 정권을 창출하려고 하였다. 때는 1895년 11월 27일, 하지만 내부 밀고자로 인하여 춘생문이라는 문 앞에서 정변이 실패했다고 해서 '춘생문 사건'이라고 부른다.
고종은 두려웠다. 자신의 아내 민비가 일본인들에게 살해당한 이후로 자신도 살해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과 공포감이 극에 달했을 것이다. 결국 1896년 2월 11일 고종 탈출을 강행하였고, 실제로 탈출에 성하여 고종과 그의 일행은 아라사 공사관(아관)으로 피신을 가게 된다. 우리는 이를 '아관파천'이라고 부른다. 러시아의 힘을 빌어 일본으로부터 탈출하고자 한 것이다. 국가의 힘이 없다면 외세를 향해 손을 뻗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 역사의 장면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