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가지고 있는 만큼의 욕심이 있는 것 같다. 아름다운 외면을 가지고 그 안을 꽉 채우는 현명함을 갖고 싶다는 욕심.
그 어느 쪽도 과하지 않아서 그 어느 쪽도 뛰어나진 않지만. 나에게도 '지적 허영심'이 있다.
어릴 때의 독서는 그 자체의 '재미'를 추구하는 일이었다. 나는 정말 취미가 독서인 사람이었는데 그렇다고 다독가는 아니고 꾸준히 책을 읽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언제부터였을까?
1년에 3권 읽기가 버거워지기 시작했다.
읽는 행위를 멈춘 것은 아니지만 더 이상 '책'을 읽지는 않게 되었다. 수많은 가십과 맛집의 리뷰글과 제품 설명서를 읽지만 '이야기'를 읽는 것에는 흥미를 잃기 시작했다.
유튜브의 출현으로 그랬을 수도 있고(정말 긴 글 읽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나의 모든 시간들이 생활을 해나가는 것에 밀착해 가면서 자연스럽게 '재미' 추구의 글 읽기와는 멀어진 것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는 나는 여전히 동경한다.
책을 읽음으로써 지식을 얻는 사람들. 책으로서 감동을 얻고 삶을 성찰해 가는 인생을.
그래서 미니멀리스트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꾸준히 구매하고 있다.
키워드만 훑은 채 먼지 받침대로 사용되고 있지만 그래도 책상 한켠에 담을 올리는 책들을 보며 마음을 놓고 있다.
그것이 옷을 쌓아두고 입지 않는 수많은 쇼핑 중독과 무슨 차이가 있냐고 물어도
나는 할 말이 없다. 그저 책을 구매하는 것으로 마음의 위안을 주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