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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운 Feb 05. 2020

직접 보셔야만 합니다.

아는 데까지만 보인다.

"가운이 그림에서 땅은 황토색이구나.
참 신기하다."


주황색에 아주 가까운 황토색, 나에게는 전혀 신기한 일이 아니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내가 지금껏 놀던 땅의 색깔은 황토색이었기 때문이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자면 그 당시 내가 기억하는 땅의 색이 황토색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쯤이다. 수업시간에 내가 아는 것을 총동원하여 그림을 그리던 중이었다. 나는 선생님의 칭찬인 듯 칭찬 아닌 피드백을 듣고 나서 다른 아이들의 그림을 쳐다봤다. 나와 같은 색으로 땅을 색칠한 아이는 없었다. 내가 대답했다.

출처 unsplash, Yuliya Kosolapava


"선생님 그럼 땅 색은 무슨 색이에요?"


이후 나는 땅의 색이 한 가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집에 가는 길에 처음으로 학교 주변 땅을 유심히 살펴봤다. 우리 집 주변에 있는 흙과 색이 달랐다. 난 당연히 어릴 적부터 모든 땅은 당연히 황토인 줄 알았다. 그래서 황토색으로 색칠하곤 했던 것이다. 내가 봐온 우리 집 주변 흙이 황토였기 때문에. 내가 본 대로만 알고 있었다.





아 그렇구나!

깨달음의 전율이랄까. 어린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때 받은 신선한 충격은 꽤 컸다. 그 이전까지 나에게 이렇게 큰 깨달음을 준 사건은 없었다.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초등학생이었지만 이 사건 이후로 난 다른 지역에 가면 땅을 쳐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어쩌면 내가 아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어른스러운 생각에도 근접하게 되었다.



'엄마! 오늘 학교에서 알았는데,

 색이 황토색만 있는  아닌  있지?'

보이는 것을 믿는 게 당연하다. 초등학생 나처럼. 세상엔 각자 자신이 알게 된 진리가 몇 있다. 개인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직접 느끼고 보고 굳혀진 것이다.



사실 어린 가운이가 평생 그림에 그려진 땅을 황토색으로 칠하고 그렇게 알고 자라도 큰 문제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은 선택할  있다.

모든 땅이 황토색이라고 믿은 가운이처럼  것인가? 아니면 다양한 땅의 색을 떠올릴  있는 가운이처럼  것인가?



아는 것을 넓힐래?

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본인의 의지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라고 믿고, 만족하는 사람은 또 그 사람 나름의 체계가 있을 것이니. 다만 그런 사람과 세상을 넓게 알고 있는 사람이 만난다면 갈등이 생길 확률은 높겠다.

출처 unsplash, Mantas Hesthaven

난 넓히고 싶어.

주변에서 말하는 것을 단순히 듣거나, 시험공부하듯이 달달 외워서도 우리는 세상을 알 순 있다. 한계가 있을 뿐이다. 세상에 내가 흥미를 느낄 수 있고, 재미있는 일은 더 많다. 내가 아는 만큼 보이는 세상, 보이는 걸 넓히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방법을 이용하련다. -뻔할수록 뻔하지 않는 법-



1. 여행하기

나와 다른 문화, 자연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을 모습을 보다 보면 정답이라고 여겼던 게 꼭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반대로 자신이 믿고 있는 것에 확신을 더할 수 도 있다. 또 새로운 맛, 이국적인 냄새, 기분 등을 느낄 수 있어 잠자고 있던 감각을 깨우기에도 좋다. 어딜 가든 상관없이 '여행' 자체만으로 나의 마음가짐을 바꿔줄 수 있어 뜻하지 않던 일을 겪더라도 해결하며 성장할 수 있다는 건 보너스.



2. 뉴스를 보거나 신문 읽기

뉴스와 신문도 누군가의 손을 거친 가공물이다. 우리는 최대한 중립적으로 사실만을 걸러내도록 해야 한다. 뉴스와 신문을 보면서 나의 주변이 아닌 더 넓은 세상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주된 쟁점이 무엇이고, 중요한 게 무엇인지, 나와 다른 사람들의 생각까지도. 우리나라 역사, 사회, 정치, 경제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이슈와 화제, 세상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unsplash, Roman Kraft



3. 책 읽기

책 읽기는 단기간에 아는 것을 넓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특정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으며,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겪은 실패와 경험을 읽고 나만의 방법을 체득할 수도 있다. 직접 가기 힘든 곳을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가볼 수 있고, 호기심과 궁금증을 빠르게 충족시켜 줄 수 있다. 역사와 문학, 현대 흐름까지 책 속엔 없는 게 없다.



4. 다양한 사람 만나기

자신의 분야와 다른 분야에 속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추천한다. 단순히 양적인 관계보다 질적으로 세련된 관계가 되어야 한다. 내가 모르거나 생소한 분야에 대해 깊게 공부하지 않더라도 이런 것들이 있구나, 그럴 수 있구나 하며 세상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 것이다. 혹 나와 같은 분야에 속한 사람이라도 각자 꿈꾸는 방향이 다를 수 있다. 또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라도 그것을 풀어가는 방법이 모두 다를 수 있다. 듣는 귀를 열어보자.


이외에도 다양한 경험을 하는 걸 추천한다. 새로운 스포츠, 취미, 공부 등.


내가 누가 될지는

다른 사람이 아닌 스스로만이 정할 수 있다.


내가 알고 있는 게 사실이 아닐 수도 있고,
내가 믿고 있는 게 일부분일 수도 있으며,
내가 듣고 있는 게 누군가의 편견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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