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수업시간은 아니지만 작고 소중해
아침활동시간?
아침활동시간은 학생들이 등교하고 난 후부터 정규수업시간인 1교시가 시작되기 전 사이의 시간을 말한다. 짧게는 20분에서 30분 정도의 시간인데 난 가장 중요한 시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도교육청이나 지역 교육청 혹은 관리자에 따라 수업 시작하기 전 아침활동 시간이 없는 학교도 있다.
우리 학교를 예로 들어보면, 오전 8:30분까지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8:30-9:00까지를 아침활동시간으로 활용한다. 모든 학생들이 8:30분에 맞춰서 올까? 아니다. 육상부나 방송부 활동을 하는 학생들을 제외하더라도 빠르게는 7시 40분부터 등교한다. 부모님 출근길에 어쩔 수 없이 따라 나오는 아이도 있고, 학교에 빨리 와서 놀고 싶은 마음에 빨리 오는 아이도 있다. 교실에 일찍 와서 자유롭게 노는 것은 아주 좋다. 하지만 3분, 아무리 길어도 5분이 넘어가지 않는 선에서 학생들이 해낼 수 있는 일을 만들어주면 자신감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정돈된 하루의 시작 : 아침활동에 앞서 작은 습관, 큰 성취감 만들어주기
1년 동안 적은 글을 학년 말에 돌려주면 아이들에겐 큰 웃음거리이자 추억거리가 된다. 일기처럼 긴 글을 쓰는 연습은 필요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줄을 채우는데 급급해서 제대로 된 이야기의 흐름을 갖추지 못하기도 한다. 일기 대신 국어시간에 보충 지도를 하더라도, 매일매일 조금씩 글을 쓰는 게 더 좋은 방법이라고 느낀다. 마음을 다스리는 효과는 덤이다.
1) 감사노트 적기
교실 앞 두 개의 바구니를 둔다. 하나는 등교 전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고 학생들의 노트가 들어있다. 다른 하나는 등교 후라는 팻말이 붙어 있는다. 등교한 학생은 등교 전 바구니에서 자신의 노트를 찾아 감사한 일 3가지를 적는다. 그리고 등교 후 바구니에 넣으면 끝.
2) 감정일기 적기
감사노트 적기와 같은 방법으로 운영한다. 학생들의 기분과 감정을 드러내어 짧은 글(4~5 문장)을 쓰게 한다. 우리도 다 겪어본 것처럼 아침에 기분이 좋지 않으면 하루가 엉망이다. 교사는 아침활동시간에 학생들이 쓴 글을 읽고 오늘 학생의 상태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글짓기를 어려워하거나 연습이 필요한 학생은 여러 문장을 이어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저학년에서 많이 하는 활동이다. 학교에 오자마자 공부할 준비를 모두 끝내고 자유롭게 놀기. 꽤 많은 교실에서 아침에 정리활동을 한다. 3월 한 달만 잘 지도해주면 1년 동안 알아서 척척하는 마법 같은 일을 지켜볼 수 있다.
책상 및 사물함 정리하기
시간표에 맞춰서 교과서 챙겨두기
아침활동시간을 활용하는 방법
아침활동을 활용하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학급 교육과정과 연계시켜야 한다. 그건 수업이 될 수도 있고 학급특색활동일 수도 있다. 내가 추천하는 활동들을 각 카테고리로 묶지 않은 것은 학년마다 반마다 가지고 있는 교육과정이 달라 내가 어떤 것에 맞는 활동이라 정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냥 '독서하기'로 보여도 사회시간에 나오는 인물에 대한 책을 읽게 하면 사회교과와 연계된 동기유발이 될 수 있고, 독서 후 주인공의 삶을 노래로 개사하면 음악 표현영역과 연계될 수 있다. 난 활동 틀만 던질 뿐이다.
교과 및 수업과 연계
학급 특색활동으로 운영(교과나 수업과 연계하지 않고 독자적인 활동)
체육, 교실 체육 등
-시화
마음이 안정되는 클래식 음악을 틀고, 재미있는 시를 뽑아준다. 혹은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시를 이용하여 시를 읽고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하게 한다. 처음에는 대부분 시를 읽고 자주 나오는 단어나 누구나 떠올릴 만한 그림을 그린다. 그럴 땐 떠오르는 생각과 경험을 자세하게 설명하도록 하면 또 자신만의 이야기를 발표하기도 한다.
-악기
리코더뿐 아니라 오카리나, 단소 등 다양한 악기를 골라서 학생들이 1년 동안 꾸준히 연습할 수 있도록 한다. 악보는 처음엔 교사가 제시해주다가 교과서에 있는 음악을 골라서 하기도 한다. 악기 연주도 학생별로 실력 차이가 큰데, 짝을 정해주거나 모둠을 정해줘서 서로 도움받게 할 수도 있다. (평소 친구들마다 잘하는 것이 다르니까 그런 걸로 놀리거나 속상해하면 안 된다고 늘 말해줘야 한다.)
-그림책 연극
내가 작년 겨울에 교육과정 연수를 듣고 나서 우리 반에 시도해 본 것이다. 다행히 우리 반 아이들은 연극하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 모둠별로 도서관에 가서 연극 대본으로 각색할 수 있는 그림책을 골라 교실로 올라온다. 내용을 추가하거나 빼도 좋고, 있는 그대로 해도 좋다. 자신들이 직접 연극 대본을 만들고 연습하여 친구들 앞에서 보여준다. 아이들의 의도가 100퍼센트 모두 전달되진 않지만 활동하는 것을 너무 좋아하고, 즐거워해서 돌아오는 새 학년엔 수정하여 운영해 볼 계획이다.
-독서
가장 고전적이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학생들은 학년이 높아질수록 책을 읽지 않는다. 그마저도 과격하거나 만화로 된 것만 읽으려고 한다. 난 교실에서는 만화책을 못 읽게 한다. 만화책에도 분명 좋은 내용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집에 가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교실에서 줄 글로 된 책을 읽지 않으면 많은 아이들은 읽으려고 하지 않는다. 학교 도서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독서할 수 있도록 학급 자치활동과 연계하면 좋다.
-학급 동아리
학급 자치활동과 연관 지어도 좋다. 반에서 재능을 기부하여 동아리를 운영하고 싶은 학생들을 추천, 혹은 자원받아 동아리를 만든다. (실제로 우리 반에서 운영된 동아리 : 경보, 종이접기, 심화수학, 독서, 피구 등) 적정인원이 모여야 동아리의 승인이 나며 우리 반 모든 학생들은 한 가지 동아리에 반드시 들어간다. 평소 친하지 않던 친구들도 사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수학 기초 연산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습 성취도의 차이를 쉽게 좁히기 어렵다. 더군다나 초등학교엔 중간고사나 기말고사가 사라지고 교사의 수시평가, 관찰평가를 하다 보니 학생이나 학부모가 학생의 수준을 파악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성적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니 이럴 때일수록 기초를 튼튼하게 다질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것도 추천한다.
-스포츠클럽
현재 학교에서는 학년별 혹은 종목별 스포츠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정해진 요일에 나가서 발야구, 티볼, 줄넘기, 경보 등 다양한 스포츠를 한다. 지정되어 있는 날짜가 있으니 참고해서 잘 운영하면 된다.
-끝내지 못한 모둠활동, 미술작품 완성하는 보충시간
작품과 활동을 보조하는 수단으로는 아침활동시간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어렵다. 하지만 활동 속도 차이가 매우 큰 아이들에게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이 가정으로 연계되어 부담 가는 일이 없도록 종종 필요한 시간이다.
할 수 있는 건 정말 많다:)
평소 학급에서 선호도가 높은 활동을
시켜주는 시간으로 만들어도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