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직도 잘 모르는 면접팁 - 끈기부족 마케터 영업비밀

거짓없이, 하지만 매력적으로

by 도정하

한 회사에 평생 다닌 부모님 세대.

대단하다.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한 회사를 그리 오래 다닐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면 아마도 회사를 곧 하나의 가정이요, 학교처럼, 일종의 사회적 운명공동체라는 마음으로 버티고 견디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회사를 그만두면 당장 생활에 타격이 생기니 집에서 올망졸망 기다리는 처자식 생각에도 그랬을 것이다.

아 못다니겠다.. 그지같다.. 짜증난다..

이런 말 안하고 지나가는 날은 해피한 날이다. 어지간하면 다 짜증나고 더러운게 직장 생활.

그럴 때 스물스물 피어나는 이직이라는 이름의 꽃 한송이.

독립으로 인해 생겨난 대출금의 압박이 있기 전까지 나는 꽤나 쿨하게, 수틀리면 퇴사하는 깡, 스웩있는 사람이었다.

말이 좋아 스웩. 남이 보기엔 참을성 부족, 끈기 부족, 근성 부족, 사회부적응자로 보일수도 있건만 그래도 어찌어찌 현재까지 직장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타의로 회사를 그만둔 경험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총 7번, 회사를 자발적으로 퇴사 또는 얼른 발뺀 경험 (발을 넣자마자 잘못된 것을 알고 탈출)이 있는데, 그 중에는 정말 21세기에 존재하는가싶은 회사들 (연차가 없는 경우, 근로계약서 없는 경우, 근로 계약서는 있는데 명시된 근무시간이 매일 12시간인 경우, 4년제 대졸 초임이 70만원인 경우; 물론 4대보험 없음)도 있었고, 급한 맘에 허겁지겁 고민없이 들어갔다가 아이쿠야하고 도망친 회사 (남녀공용 화장실 청소가 업무 중 하나, 브랜드마케팅 직무라 설명들었건만 막상 들어가니 죽도록 광고글 도배하기 및 주제만 정치가 아닌 십알단 유사 업무)도 있었으며 정서가 불안정한 사장 지인이 임원으로 앉아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직원에게는 자아비판 반성문을 쓰게 하여 정신질환으로 몰고가 자발적 퇴사로 이끌어내는 경우도 있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분신한 전태일 열사의 외침은 지금도 너무나 절실하고 유효함을 겪어본 사람은 다 알 것이다.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퇴사결정은 어렵고 힘들고 괴로우며, 짧게나마 그 회사에 쏟은 시간이 너무나도 허무하고 아깝다. 그리고 그런 회사를 갔던 내 자신의 결정, 그 정도 회사밖에 못간 내 자신의 능력을 탓하며 자존감을 잃어버리는 슬픈 멘탈 붕괴의 정점까지 가기도 한다.

나 역시 그런 경험으로 두달간 이불을 뒤집어쓰고 천장의 벽지무늬를 세며 주르륵 눈물흘리기도 했고 ‘나는 쓸모없는 인간'이라 자책하는 헛생각도 많이 했던 경험이 있다.

이런 커리어 흑역사 속에서 정상적인 조직 (근로계약서 있고, 월급 따박따박 나오며 4대 보험 및 연차를 포함한 근로기준법을 '대체적'으로 준수함)에 들어와 자리잡기까지 정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면접이란 이름의 파스를 내 마음의 근막에 도배하며 다져진 면접형 근육들로 이제는 면접을 앞둔 주변의 사람들에게 ‘쫄지마 ㅅㅂ’같은 일방향 독려형이 아닌 ‘이렇게 해봐. 이게 나을거야.’ 등의 방향 제시형으로 업글되었으니 일명 ‘몸빵면접기’가 이직의 네비게이션이 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가족의 탄생’에서 보면 면접에 매우 늦은 여주인공 (공효진)이 짜증나 있는 면접관들에게 ‘늦어서 죄송해요. 저도 면접에 늦는 사람 싫어요~ 이것 좀 드세요~’하며 박카스를 전달하며 자리를 뜨려는 면접관들을 붙잡고 면접 보는 장면이 나온다.

결과는?

합격.

물론 영화라 그럴 수 있지만, 자기가 늦은 주제에 ‘저도 면접에 늦는 사람 싫어요~’라니.. 귀엽지않나? 피식 웃을 수도 있는 상황이지 않은가?

그 영화를 보던 당시에는 면접에 늦고도 합격하는 상황이 이해가 안됐지만,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은 이해가 된다. 면접장에서 늦고도 사람을 붙잡을 줄 아는 센스, 붙임성 같은 눈치와 감각이 있다면 면접관에게는 그 사람이 왠만큼 그지같은 상황도 잘 넘길 수 있는 성격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면접에서 일 잘한다, 나 능력있다를 어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것보다도 ‘같이 일하고 싶은 매력적인 사람’임을 어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수없이 '저 일 잘해요. 시켜만 주세요.'를 말하고 또 눈빛으로 뿜뿜 표현했지만, 내가 점차 연차가 쌓이고 면접관으로도 참석해보니 '일값, 밥값'의 기본을 보기 위해 면접을 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면접은 '같이 일하고 싶은, 같이 일하면 좋을 것 같은' 사람을 찾아내는데 더 무게 중심이 있었다.

준법정신있고 성실하며 상식적인 사람은 어지간하면 기본 밥값은 한다. 요새는 왠만하면 다 능력있다. 매일이 월요일 아침같은 한국사회에서 밥벌어 먹고 살려면 일정 수준 이상 능력있고 일 잘하지 않아서는 안된다.

물론 저런 인간이 어찌 월급받나 싶은 경우도 있다.

우린 그런 사람을 [적폐]라 부른다.

적폐는 청산의 대상이며, 세대가 바뀌어 역사의 시간으로 교체되기 전까지는 어지간해서 뿌리 뽑을 수 없기에 그들보며 괴로워 말자. 정신건강에 해롭다.

다시 돌아가서, 면접 볼 때의 말하기와 태도를 ‘같이 일하고 싶은 매력적인 사람’에 맞추자.

사람은 이질적인 두가지를 동시에 가진 사람에게 크게 매력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흔히 말하는 반전매력!

세상 청순한 그녀의 취미가 알고보니 모터사이클이라던지, 무뚝뚝하기 그지 없는 그 남자는 알고보니 플로리스트 자격증 소유자라는 것을 알게 됐을 때 일반적 인간이라면 ‘얼레?’하는 호기심과 흥미를 느끼게 된다.

연애의 시작은 상대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하듯이, 면접정에서 나에게 공이 넘어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질문하고 싶고, 알고 싶은 사람’으로 느끼게 할 필요가 있다.

면접에서 단지 내 노동력의 가치를 어필하는 것 뿐만 아니라 나의 인간적 매력도를 함께 뿜뿜한다면, 게다가 그게 직무와 연관까지 된다면 굿굿굿!!


예를 들어, 인사 담당 직무에 지원했다면 해당 직무에 대한 경험과 지식과 더불어서 사람을 대하고 사람의 가치를 파악하는 업무 역량에 걸맞게 심리상담에 관심을 갖고 심리 상담 재능 기부를 한다거나, 취미로 관상학, 얼굴경영학 등을 공부하여 상대에 대한 빠른 이해, 사람을 대할 때의 감각을 쌓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어필해보는 것이다. 어쩌면 관상 공부를 하고 있다는 말에 ‘그럼 내 관상은 어떰?’이라고 물으며 커뮤니케이션의 물꼬를 트게 되는 경우도 만날 수 있다!

면접관도 사람이고, 회사도 사람으로 구성된다. 이미 상향평준화된 스펙의 시대에서 AI도 대체할 수 없는 것은 결국 인간적 매력도, 끌림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 끌림을 하루 아침에 만들 수는 없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나를 제대로 알고 이해함으로써 나의 취향과 매력에 대해 잘 표현할 수 있는데서 온다고 생각된다.

나를 잘 알아야지만이 내가 왜 괜찮은 사람인지, 내가 왜 같이 일하면 좋은 사람인지, 내가 왜 이 곳에 와야하는지를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면접을 준비할 때 너무 상대만을 공부하고 있지는 아니한지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는데, ‘지피’는 열심히 하지만 과연 ‘지기’는 얼마나 자신할 수 있을까?

나를 내밀하게 들여다보고 '나는 꽤 괜찮은 사람임'을 깨달아야만이 누군가에게 나의 향기를 내어보일 수 있을 것이다.

자꾸 볼수록 예쁘고 귀해지는 존재, '나'를 안아주는 것이야말로 험난한 세상 속 나의 가치를 제대로 팔 수 있는 시작점인 것이다.

그지같은 오늘 하루였어도 스스로에게 한마디만 해주자.

나 꽤 괜찮은 사람이야. 예쁘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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