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엄마는 자식 인적 있었잖아요
육아 관련 글이나 서적을 보면 요즘 심심찮게 등장하는 말이 있다.
'엄마도 엄마는 처음이라서..' (처음이란다, 처음이야, 처음이다 등등)
둘째가 낮잠에 들면 육아 관련된 글들을 훑어보며 '맞아 맞아'를 시전 하며 자기 위로에 빠지고 있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 머리를 망치로 때리는듯한 강렬한 댓글을 봤다. "그래도 엄마는 자식 인적 있었잖아요."
첫째를 품었을 때 아이 위주로 하겠다던 육아는 어느 순간 온데간데없다. 어린 시절 내가 느꼈던 감정과 생각을 잊은 채 내 자식들을 대한다.
숟가락을 이렇게 잡아야 하고 낮잠은 이 시간에 꼭 자야 하고... 수많은 강요를 하고 있다.
나 역시 어린아이였고, 누군가의 자식이지만 내 어린 자식의 마음을 들여다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의 나 역시 어린이집에서 억지로 강요하는 낮잠시간이 싫었다. 엄마품이 좋아서 아침마다 어린이집 가기 싫다고 때를 쓰곤 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다.
최근 첫째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는 표현을 하기 시작한다. 매일 아침 좋아하는 남자아이 이름을 팔아가며 마트에 가자고 놀이터에 가자고 하는 딸아이의 손을 어린이집으로 잡아끈다.
내일은 "어린이집 띵가 뽕하고 같이 놀러 가자!"라고 말하는 엄마가 되길..
물론 본인이 신나게 어린이집을 가면 정말 좋겠지만 말이다.
엄마도 엄마는 처음이라서 라는 변명 뒤에 숨지 않기로 다짐한다. 엄마도 어린 시절 딸아이들 같은 작은아이였으니까.